세모시

KIER에서 들려주는 쉬운 에너지 이야기

넷플릭스 영화를 보면 지구가 뜨거워진다?

  • 작성일 2021.12.08
  • 조회수 2888

여러분은 OTT(Over the top)란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OTT라는 단어는 몰라도 넷플릭스(Netflix)를 모르는 분은 없으실 겁니다. OTT는 쉽게 말하면, 넷플릭스와 같이 인터넷을 통해 영화나 방송 컨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하는데요. 2021년 12월, 우리나라에서 서비스 중인 OTT는 총 9개나 된다고 하네요. 이제 정말 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영상에 파묻혀서 지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죠. 그런데 OTT 서비스를 통해 보는 영화 한 편이 지구를 조금씩 뜨겁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OTT 서비스가 영화 한편을 내 스마트폰에 보내기 위해서 데이터 센터(Data Center)를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이 데이터 센터가 온실가스의 숨은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앞으로 지구 온난화를 멈추기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도 맘대로 보지 못하는 시대가 오는 것인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의 모든 정보를 담아두는 데이터 센터

데이터 센터는 인터넷과 연결된 거대한 데이터 저장시설입니다. 기존의 방송국이 전파로 방송을 송출했던 것처럼 데이터 센터에 저장된 정보들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 기업들은 데이터 센터를 직접 운영하거나 타사의 데이터 센터를 임대해서 사용하게 되는데요. 인터넷 쇼핑몰로 유명한 아마존(Amazon)의 경우 자신의 쇼핑몰에서 들어오는 수입보다 데이터 센터를 다른 기업에 빌려줘서 얻는 수입이 훨씬 크다고 합니다. 윈도우와 오피스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매년 50~100개의 신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고요. 또한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IT 기업들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 센터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OTT 서비스뿐만 아니라 온라인에 파일을 저장해서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죠. 또한 내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SNS에 올긴 글, 사진, 영상들은 모두 온라인상에 저장되게 되었는데요. 이런 모든 정보는 세계 어딘가에 위치한 한 데이터 센터에 저장되고 있습니다. 이제 데이터 센터는 인류가 디지털 사회를 살면서 구축한 모든 것들이 실제 존재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가상 공간에서 아바타로 활동하는 메타버스 시대가 온다고 하는데요. 메타버스도 어느 회사의 데이터 센터를 통해 서비스될 것이 분명하므로, 결국 인간에게 데이터 센터가 새로운 생활공간이 되는 날도 머지않은 셈입니다.


데이터센터가 온실가스를 많이 만드는 이유?

평범한 공장처럼 보이는 아마존의 데이터 센터 (출처: wikimedia commons)


이런 데이터 센터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는데요. 하나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내는 장치를 운영하기 위해서, 다른 하나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서입니다. 데이터 센터는 겉에서 보면 평범한 건물처럼 보입니다. 연기가 나는 굴뚝도 없고, 가까이 접근해도 소음이나 열이 느껴지지도 않기 때문에 환경파괴의 주범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죠. 하지만 건물 안에는 데이터를 담고 있는 수많은 서버, 외부와 통신하는 라우터와 그리고 안정적 전원 공급을 위한 UPS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장치들을 24시간 운영하기 위해서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양의 전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데이터 센터의 서버룸 (출처: wikimedia commons)


또한 데이터 센터의 전자장치들은 열에 매우 민감합니다.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성능이 떨어지고 더 올라가면 부품에 물리적으로 손상이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 센터는 온도 약 20도, 습도 25도를 유지하고 있고, 이를 위해 냉각설비를 필수적으로 가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데이터 센터의 서버나 네트워크 장치가 사용하는 전력량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드는 전력량이 훨씬 더 크다고 하네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약 200TWh 정도로 전체의 1%를 차지했었는데 2030년이 되면 약 8%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결국 데이터 센터가 늘어날수록 전기량이 증가하고 이에 비례하여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세계 전력 생산의 과반수는 화석연료인 석탄과 천연가스에 의지하는 만큼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지구 온난화에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데이터센터들의 노력

각 데이터 센터들은 전력 사용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냉각시설을 개선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서 전력을 덜 소비할 수 있도록 설계를 개선하고 있죠. 외국에서는 서버를 냉각하는 데 사용하는 전력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북극이나 해저에 건설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 기온이 1~2도 낮은 춘천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거나, 외부의 바람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냉각할 수 있도록 건물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근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로 전력량의 대부분을 충당하거나 데이터센터에 태양광 패널과 연료 전지 등을 이용해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센터가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메타버스의 이용 증가로 인해 앞으로 데이터 센터 수요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 만들어지는 디지털 서비스들은 결국 현재를 보다 즐겁게 살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이용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것인데요. 지금도 전 세계 데이터 사용량의 80%는 유튜브나 OTT 서비스를 통한 영상 시청에 할애되고 있으며 한 시간 동안 동영상을 보면 자동차로 1km를 주행하는 것과 같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합니다. 인류는 계속 디지털 문화 속에서 살 수밖에 없어 보이는 지금, 각 데이터 센터들이 탄소 중립을 위해 벌이는 노력과 함께 우리 개인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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