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인 제프 베조스가 민간인을 위한 우주여행 회사를 만든 것을 알고 계시나요? 그의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은 올해 12월에 벌써 세 번째 민간인 우주여행에 성공했는데요. 이제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혹독한 훈련을 받지 않아도, 돈만 있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죠. 만화나 영화를 통해 상상만 하던 우주여행의 시대가 열리는 것을 직접 보는 기분이라 흥분되는데요. 한편으로는 비행기를 타고 가는 해외여행이 최근 탄소 배출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처럼, 많은 사람이 우주여행을 하게 되면 혹시 지구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은 없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 지구를 파괴하지 않고 마음껏 떠나는 친환경 우주여행의 시대가 가능할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우주탐사의 필수 요소, 로켓 블루 오리진의 민간인 우주여행용 로켓 (출처: blueorigin) 만약 로켓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인류는 지구 밖으로 나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땅에 발을 붙이고 살 수 있게 해주는 중력은 꼭 필요한 존재인데요. 하지만 그 덕분에 지구 밖으로 탈출하기 위해서는 로켓은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게 됩니다. 로켓이란 로켓엔진을 이용한 발사체를 말하는데요. 로켓엔진이란 추진제(propellant)를 고속으로 분출하여 반작용의 원리로 앞으로 나아가는 엔진의 일종입니다. 로켓엔진은 연료와 함께 실은 산화제를 혼합하여 연소를 시키기 때문에, 산소가 없는 우주에서도 안심하고 작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테슬라 자동차의 앨런 머스크가 만든 스페이스 X사의 로켓 (출처: pxhere) 로켓엔진은 거대한 물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기 위해 사용하는 만큼 발사 시 생각보다 많은 양의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물질 발생시킵니다. 항공기의 탑승객 1명이 1~3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4명 승객을 태운 로켓은 200~300t을 배출한다고 합니다. 현재는 위성이나 과학탐사용 우주선을 우주로 보낼 목적으로 로켓을 사용하고 있지만, 만약 일반인들의 우주여행이 대중화되면서 더 많은 로켓이 사용된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우주탐사 기업들은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로켓과 연료 개발에 힘을 쓰고 있는데요. 우주여행용 로켓에 어떤 연료들을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중에서 환경을 덜 파괴하는 연료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화석 연료 계열인 케로신과 메탄 케로신을 정제하여 만든 로켓 연료 RP-1(Rocket Propellant-1) (출처: wikimedia commons) 우리가 잘 아는 등유(케로신, Kerosene)는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로켓 연료입니다. 상온에서 액체 상태라 다루기가 쉽고, 휘발성이 낮으며 가격도 저렴한 것이 장점이죠. 하지만 케로신은 근본적으로 화석 연료이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화석 기반 로켓 연료로는 메탄이 있는데요. 메탄이 주성분인 액화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로켓은 저렴한 비용으로 발사에 들어가는 부담이 적고, 케로신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반 정도로 적다고 합니다. 다만 케로신 로켓보다 탱크 무게가 늘어나서 전체 발사 비용이 증가하고 경제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데요. 연료 소화 시 찌꺼기가 발생하지 않아서 로켓 재사용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액체수소 로켓을 사용하고 있는 블루 오리진도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2. 친환경 로켓 연료의 대표주자, 수소 블루 오리진의 액체수소 로켓 엔진 BE-4 (출처: wikimedia commons) 수소는 최근 탄소 중립 시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연료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우주 로켓용으로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케로신과 비교를 해보면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 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죠. 하지만 액체수소를 로켓에 저장하려면 영하 253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탱크와 배관에 단열을 해야 합니다. 또한 수소의 낮은 밀도로 인해 케로신과 같은 무게를 싣기 위해서는 약 7배 정도의 부피가 더 필요하죠. 이에 따라 발사체의 무게와 부피가 증가하여 관리와 경제성 측면에서 단점도 큰 편입니다. 로켓 연료로 사용된 역사가 길지만, 현재 민간인 우주여행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회사들이 수소엔진을 최우선으로 개발하지 않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3. 청정에너지로 로켓을 쏜다. 바이오 연료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오벡스사의 로켓 (출처: wikimedia commons) 바이오 연료란 식물, 농작물, 동물 배설물, 생물성 폐기물 등을 생물학적 처리 공정을 통하여 제조한 연료를 말합니다. 제조단가가 비싸서 많이 사용하지 않다가 최근 환경오염에 대한 국제 규제 강화로 인해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부각되고 있는데요. 영국의 오벡스(Orbex)가 개발한 바이오 연료를 로켓에 사용하면 케로신과 같은 화석 연료보다 이산화탄소(CO₂)를 최대 96%까지 덜 배출하고 온실가스 계수가 90% 낮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 연료가 실제로는 화석 연료 못지않게 이산화탄소를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실제로 이 로켓이 친환경적 목표를 달성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4. 재활용의 끝판왕, 폐플라스틱 로켓 연료 스카이로라가 개발한 폐플라스틱 로켓 연료 테스트 장면 (출처: Skyrora 페이스북) 매립되거나 바다로 흘러나가 자연 속에서 몇백 년 이상 그대로 남아 지구를 오염시키는 폐플라스틱은 환경문제에 있어서 오래된 골칫거리입니다. 분리수거와 재활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약 15%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폐플라스틱 활용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는데요. 로켓 연료도 그중 하나입니다. 영국의 스타트 업인 스카이로라(Skyrora)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한 연료인 ‘에코신(Ecosene)’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는데요. 폐플라스틱 1,000kg에서 약 600kg의 에코신을 만들 수 있는데, 로켓 엔진에 사용하면 케로신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수소처럼 극저온으로 냉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하네요. 완전한 친환경 우주여행 시대를 기대하며 2021년 10월 21일, 우리나라도 한국형 우주 로켓 누리호의 1차 시험 발사에 성공했죠. 아쉽게도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7번째로 독자 개발한 로켓을 보유함으로써 이제 우리나라도 당당하게 우주탐사의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탄소 중립 실현을 목표로 2050년 탄소 중립 시나리오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확정한 우리로서는 뒤늦은 우주기술 개발에 힘쓰는 동시에 친환경 로켓 기술도 연구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습니다. 현재 과학자들은 우주여행 회사들이 로켓을 더 많이 발사할수록 지구 대기오염이 크게 늘 것이라 경고하고 있는데요. 지구를 해칠 거라는 걱정 없이, 안심하고 달이나 화성, 혹은 그 이상의 먼 우주로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는 시대가 올 때, 우리나라도 친환경 우주기술 강국이 되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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