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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어리 전기차 폐배터리“그 배터리 버릴 거면 나 줘!”

  • 작성일 2023.03.27
  • 조회수 725

요즘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중 파란색 번호판이 부착된 차가 많이 보입니다. 바로 전기차, 수소차와 같은 친환경 차량이죠. 예전과 다르게 전기차 택시도 자주 눈에 띕니다. 이젠 ‘전기차의 붐’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한편으로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전기차의 수명이 끝난 뒤, 쌓여갈 폐배터리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친환경’하려다 환경오염을 일으키기 때문이죠. 방법이 없을까요?

요즘 대세는 전기차!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BEV)가 핫하다고 합니다. 저렴한 연료, 부드럽고 조용한 승차감, 적은 부품 개수로 간편한 차량 관리 등 장점들이 가득하기 때문이죠. 아쉬운 주행거리, 충전 인프라 부족과 같이 문제점으로 꼽혔던 부분들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차 나아지는 추세라 전기차 오너를 꿈꾸는 운전자도 많아졌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서 발표한 산업동향에 의하면 2022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802만 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68%가량 성장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친환경 차량 판매량이 상승하는 추세이며, 전기차의 국내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약 62% 상승했죠. 이렇게 전기차가 계속해서 주목 받는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연료인 전기를 생산하는 단계부터 운행까지 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 차량의 절반 수준인 ‘친환경’ 차량이라는 점입니다. 탄소중립이 본격화됨에 따라 보조금 지원, 각종 세금 감면 및 공제 등 전기차 이용자들을 위한 정부 혜택은 덤이죠.

출처 :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동향 Vol. 112)
2022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실적 분석

친환경의 대표주자,
사실은 환경오염의 주범?

탄소저감에 앞장설 것이라 생각했던 전기차에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핵심부품인 배터리가 폐기될 때 내연기관 일으키는 것보다 더 많은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것인데요. 배터리의 원재료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금속류와 폴리머 전해질로 구성되어 폐기 시 토양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 유해가스를 방출하고 폭발할 위험성도 있죠.

전기차 배터리는 수명은 7~10년 정도로 생각한 것보다 짧습니다. 이 정도 지나면 배터리 효율이 감소해 주행거리가 짧아지고 충전 속도가 저하돼 교체가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국내에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지 10년이 지난 2030년쯤 되면 폐배터리가 10만 개 이상 배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친환경 산업’으로 여겨졌던 전기차의 의미가 퇴색될지도 모릅니다.

다행도 폐배터리가 새로운 생명으로 친환경적인 삶을 이어나갈 방법이 있습니다. 통상 전기차 배터리는 기존 용량 대비 80% 이하로 감소하면 수명을 다하게 되는데요. 다만 이건 전기차 기준일 뿐, 일반 배터리로 생각해보면 충분히 쓸만합니다. 그래서 이걸 ‘재사용’ 또는 ‘재활용’해서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거죠.

재활용으로 불어넣은
폐배터리의 새 삶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와 독일 재생에너지협회에서는 잔존 용량이 70~80%로 떨어져 수명을 다한 배터리도 재사용을 통해 최대 10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전지의 최소 단위를 뜻하는 ‘셀’, 여러 개의 셀을 하나로 묶은 ‘모듈’, 모듈을 여러 개 묶은 단위인 ‘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폐배터리 경우에는 배터리를 구성하는 묘듈 또는 팩 단위를 재조립해 재사용하는 편이죠. 셀까지 재조립하면 재사용 용도에 맞게 구성하는데 유리하겠지만 해체까지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고 위험부담이 높기 때문이에요.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폐배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배터리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농업용 초소형 전기차 배터리, 전기 자전거 배터리, 캠핑용 충전기 등이 있죠. 최근에는 재생에너지에서 얻는 잉여전력을 모아두고 수요가 급증할 때 사용하는 식으로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에서도 유용하게 활용 가능합니다. 전기차 폐배터리는 차량 장비라 안전성이 보장되고 적재도 용이한 편인데요. 이를 건설현장에서 사용한다면 이동 가능한 배터리로 값지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력을 활용한다면 탄소저감 효과는 더욱 높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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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 부품들이 수명이 다 되거나 배터리가 손상되어 재사용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재활용하면 됩니다. 앞서 소개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의 원재료는 희귀금속으로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되는데요. 전 세계 매장량은 한정되어 있는데 전기차 수요 증가로 가격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죠. 폐배터리 재활용은 ‘폐배터리 수거 → 핵심 원재료 회수 → 새 배터리 제조’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렇게 재활용한다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에 주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일조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폐배터리 활용을 위한 노력

물론 무더기처럼 쏟아져 10만여 개의 폐배터리를 모두 재사용‧재활용하기에는 기술, 설비 등 갖춰가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규제를 완화하고 배터리 생애주기 이력체계를 만들어 관련부서 및 기관들과 공유하는 등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각국의 글로벌 기업들도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시장에 나섰습니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10만km 이상 주행한 전기택시의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용 충전 ESS 시스템’을 오창 공장에 설치했는데요. 이는 100kW 충전기로, 순수 전기차 GM 볼트를 1시간 정도 충전 시 300km를 달릴 수 있도록 있다고 합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등 원재료를 추출하는 기술을 확보해 관련 특허 수십 건을 출원하는 등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죠.

전기차는 ‘친환경’을 위해 처음 시장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과연 전기차가 친환경차인가?’라는 의문은 멈추지 않는데요. 중심에서는 폐배터리의 문제점이 지적되었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기업과 각 국가의 정부에서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앞으로 폐배터리가 어떻게 변신해갈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생산부터 주행 그리고 폐기까지. 전기차가 지구를 위한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자리매김할 미래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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