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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을 잇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E'는?

  • 작성일 2021.06.04
  • 조회수 1410


공식 트레일러. ⓒNetflix


세계 최고의 모터스포츠, 포뮬러 원(F1)이 개최되는 시즌마다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은 고대했던 대회의 개막에 환호성을 내지릅니다. F1 월드 챔피언십은 국제자동차연맹(FIA)에서 주관하는 국제 자동차 프로 레이싱 대회인데요. F1 첫 시즌은 19세기에 열렸던 ‘그랑프리 레이스’를 계승하여 영국의 실버스톤에서 그 막을 열었습니다. F1의 선수들은 전 세계 다양한 국가를 순회하며 21개의 그랑프리를 치른 끝에 우승자를 가르는데요. 그랑프리 한 번에 평균 6~15만 명 정도의 관중이 모일 만큼 매번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이기도 합니다. 최근 넷플릭스에는 이러한 F1의 선수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촬영한 다큐멘터리 ‘F1 본능의 질주’를 공개해 전 세계적으로 F1을 더욱 주목시켰습니다.


 최고 속도 시속 350km 이상, F1의 레이싱카


그렇다면 F1에 출전하는 레이싱 카는 일반 차에 비해 얼마나 어마어마한 성능을 갖고 있을까요? 먼저 F1의 레이싱 카는 평균 최고 시속 350km 달하는 속도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출발하여 시속 160km까지 가속하다가 다시 멈추는 데 단 5초밖에 걸리지 않죠. 차체는 탄소섬유로 이루어져 가볍지만, 일반 쇠보다 1,000배 더 높은 내구성을 가졌습니다. 또 섭씨 1,000도의 고열에서도 형태의 변화 없이 버틸 수 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F1 레이싱 카에서 승패를 가를 만큼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바로 ‘다운포스’입니다.



ⓒFIA(국제자동차연맹)



다운포스란 공기저항을 이용해 차체를 바닥으로 눌러 *접지력을 확보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만약 접지력이 낮다면 코너를 돌 때 미끄러져 버리기 때문에 최대한 감속하여 그 구간을 지나갈 수밖에 없지만, 접지력이 높다면 속력을 내어 코너를 더 빠르게 회전하여 돌아나갈 수 있기 때문에 *랩타임 단축과 다른 차를 추월하는 데 훨씬 유리해집니다. 이렇게 경기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접지력은 타이어와 차량의 무게 배분, 무게 중심의 높이로 결정되는데요. 보통 공기저항을 이용하여 차체를 바닥으로 누름으로써 접지력을 늘리게 됩니다. 일반 스포츠카의 경우 몇백 kg에 달하는 다운포스를 받지만, F1 레이싱 카의 경우 최소 4,000kg 이상의 다운포스를 받아 일반 차에 비해 엄청난 속력으로 회전할 수 있죠. 각 F1 팀 소속 엔지니어들은 최적의 다운포스를 찾아내기 위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거듭하고, 여러 모형을 만들어 수도 없이 시험 주행을 실시합니다.


그리고 F1 레이싱 카의 엔진만 해도 4억 이상, 차체는 1억 이상, 개발비로 수억 등 소모되어 사실상 F1 챔피언십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필요로 하는 거대한 스포츠입니다. 그리고 이 값비싸고 어마어마하게 빠른 차를 운전하는 레이서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팀의 사령탑, 기술개발 총괄 감독, 공기역학 감독, 엔지니어링 감독, 연구개발 감독, 1:1 개인 전담 엔지니어 등 수많은 팀원들이 함께 성과를 이루는 것이 다른 스포츠와 분별 될 수 있는 모터스포츠의 매력이 있기도 하죠. 과거 F1 레이싱 카에 탑재되는 엔진은 내구성을 희생하며 한계에 가깝게 무게를 줄이도록 설계되어 한 경기당 엔진이 하나가 다 소모되는, 일회용품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친환경을 위해서 내구성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1,000마력에 육박하는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데다, 동시에 50%에 달하는 열효율을 내는 특수 엔진을 장착함으로써 한 엔진으로 5~6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제작합니다. 그리고 F1 규정상 2018년 이후부터는 한 시즌 당 엔진 3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고요.


*접지력 : 타이어와 노면의 밀착성을 이르는 것으로, 타이어가 노면을 잡고 있는 상황이나 그 성능.

*랩타임 : 트랙을 일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


 F1을 잇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E’의 등장


이렇게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모터스포츠는 엔진의 사용을 제한할 만큼 소음공해와 온실가스로 인해 환경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챔피언십을 개최하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은 전기차를 이용하여 F1을 추진해보자는 의견을 내부적으로 제시했지만, 차체가 움직일 때 소음이 너무 작아 엔지니어들이 차가 가까이 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다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추진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FIA는 ‘포뮬러-E’라는 오픈휠 전기차 경주 대회를 대책으로 내놓았는데요. 하지만 포뮬러E 시즌이 시작되기 전 이에 관한 비관적인 여론이 대다수였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엔진 소리가 작지만, 실제 모터스포츠의 핵심은 관객들을 흥분시키는 큰 엔진소리가 핵심이라 여겼기 때문이죠. 또 ‘전기차’라는, 기존 모터스포츠와는 특수한 차를 운전하는 드라이버 육성 또한 어려워 대회가 열리더라도 금방 없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하지만 2014년 9월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한 첫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포뮬러 E는 생각보다 큰 스포츠 경기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의외로 많은 브랜드팀이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했는데요. 그 이유는 F1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참가비용 때문입니다. F1 챔피언십의 경우 참가하는 데 어마어마한 비용을 소모하기에 팀을 유지하고 큰 부담이 따르지만, 전기자동차는 적은 금액으로도 평균의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르노, 닛산, 재규어, 아우디, BMW 등 유명한 차 브랜드는 물론이거와 니오와 같은 신생 전기차 메이커도 포뮬러 E 참가에 임하고 있습니다. 또 과거 F1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포뮬러 E의 선수로 전향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림으로써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차량은 내연기관 없이 순수한 전기로만 구동되고 있죠.



ⓒFIA(국제자동차연맹)


그리고 포뮬러-E 챔피언십은 F1과는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어 흥미롭습니다. F1은 전략 담당 엔지니어들의 레이스 ‘타이어’ 전략이 중요한 승리의 쟁점이 되는 반면, 포뮬러-E는 ‘배터리’ 전략이 우선시됩니다. F1 챔피언십은 어마어마한 속도 탓에 타이어가 빠르게 닳아 레이싱 도중 *피트스톱을 거쳐 타이어 교체를 반드시 해야 하고, 파손이 있을 경우 부품을 교체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피트스톱에서의 작업 시간은 순위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경기 중 어느 순간에 피트스톱을 거칠지 전략을 잘 세워야 합니다. 포뮬러-E의 전기차 또한 빠른 속력을 내기에 배터리가 빠르게 소진되어 피트스톱에서 배터리를 교환하는 게 원칙이었는데요. 2018년 시즌부터는 차량 교체를 통한 배터리 교체가 제한되어 배터리 관리가 승리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각 팀의 레이서 및 엔지니어가 배터리 조절을 잘 해내지 못한다면, 45분간의 레이스에서 결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죠.

*피트 스톱 : 레이싱 카의 세팅을 조정하거나 연료 보급, 타이어를 교환하기 위한 장소로 레이스 중 자유롭게 정차할 수 있는 장소.


 현대 전기차의 핵심, ‘리튬-이온’ 배터리


이처럼 전기차는 모터스포츠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여겨질 만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상용화된 전기차는 2차 전지 중 가장 효율적인 소재인 리튬이온을 이용하고 있는데요. 이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전해액과 분리막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먼저 양극은 배터리의 용량과 사용 시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재입니다. 음극은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며 전류를 흐르게 하는데요. 이 소재는 배터리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리고 전해액은 양극에 있는 리튬 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죠.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직접적인 접촉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여 전극끼리 서로 닿지 않도록 막아줍니다. 만일 분리막이 불안정하다면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렇게 전기차는 양극의 리튬이온과 전자가 음극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충전이 이뤄지며, 음극에 있던 리튬이온이 전자를 양극으로 이동 시켜 에너지를 방출함으로써 방전이 되는 것입니다.


 


ⓒ삼성SDI


이처럼 전기차는 고전압의 배터리로 전기에너지를 공급하여 구동력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전기차의 생산 가격이 일반 차량보다 비싸고, 충전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한 만큼,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친환경 전기차를 양산하기 위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작년 발표한 뉴딜 산업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글로벌 전기자동차의 수요는 264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특히 2025년부터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 자동차 가격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유독 전기 차 관련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서 전기차의 상용화를 위한 국내 인프라 구축도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 예상되고 있습니다. 과연 근 미래에는 어떤 모습의 전기차가 등장해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희망의 불씨를 태울지, 새로운 인기를 끌고 있는 포뮬러 E의 행보는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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