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 삶에 가져온 변화는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디지털 전환, 근무형태, 소비 트렌드 등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환경 문제인데요. 비대면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택배와 배달의 수요가 늘어 각종 포장재와 배달용기에서 배출되는 일회용 폐기물이 크게 증가한 탓에 지구는 연일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전 세계에서 추가로 발생한 플라스틱 양이 840만 톤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 현상이 지속되면 2040년쯤에는 13억 톤이 넘는 쓰레기가 전 세계를 뒤덮을 것입니다. 그럼 이렇게 사용하고 버려진 어마어마한 양의 플라스틱은 어디로 갈까요? 쓰레기통이나 매립지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플라스틱은 강이나 하수관으로 유입된 뒤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 생물의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비닐봉지가 해파리인 줄 알고 삼킨 바다거북이, 미세 플라스틱을 먹은 물고기의 이야기는 다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렇게 플라스틱은 섭취한 해양 생물들은 위장에 플라스틱이 가득 차 죽음에 이르거나,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와 건강을 위협하기도 하죠. 게다가 플라스틱은 땅에 있어도 문제입니다. 99% 이상 화석 연료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토양과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배출된 온실 가스는 약 8억 5천만 톤으로 500메가 와트 용량 화력발전소 198개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습니다. 이처럼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높아지면서, 탈(脫) 플라스틱은 전 인류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되었습니다. ‘다음 세대가 살아갈 깨끗한 지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국내·외 많은 기업들도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요.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1. 재활용의 기본은 씻어서 버리기! 1974년에 빙그레가 출시한 바나나맛 우유는 하루 평균 약 80만 개씩 팔리고 있지만 제대로 분리배출되어 재활용되는 비율은 35% 미만에 불과했는데요.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빙그레 우유는 ‘단지 세탁기’라는 특별한 마케팅 요소를 활용해 올바른 분리배출을 홍보하기로 하는데요. 폐플라스틱이 뚜껑이나 라벨 등 다른 소재와 분리되지 않거나 내용물에 의해 오염이 되어버리면 재활용이 어려워지게 된다는 사실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소개한 캠페인이었습니다. 안에 있는 내용물을 깨끗하게 씻어내 라벨을 완전히 뜯어서 버리는 ‘올바른 분리배출’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요.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여 자원을 아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원 순환을 위해 재활용품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출처: 빙그레 / 단지 세탁기 2. 절취선만으로는 부족! 無 라벨 페트병이 온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생산되는 모든 생수의 라벨이 제거될 경우 분리수거 과정에서 오는 불편함이 줄어들어 연간 2460톤에 달하는 플라스틱의 감축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롯데 칠성음료에서는 국내 생수 브랜드 최초로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앤 ‘아이시스 에코’를 출시하여 주목을 받았죠. 이 제품으로 약 6.8톤의 포장지 폐기물 발생량도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무 라벨 제품 출시 이전에도 라벨에 절취선을 도입해 분리를 쉽게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는데요. 롯데 칠성 음료는 캔 몸체에 디자인을 직접 인쇄하여 친환경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하였죠. 출처: 롯데 칠성음료 /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ECO」 리뉴얼 제품 3. 말랑말랑한 친환경 블록이 있다? 세계 최대 장난감 제조업체 ‘레고’ 또한 친환경 소재로 재활용을 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유성 플라스틱 대신 재활용 플라스틱 음료수 병을 재료로 활용하여 레고 블록을 만든 것이죠. 1리터의 플라스틱 음료수 병으로 만들 수 있는 레고 블록은 약 10개 정도인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친환경 레고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지구와 환경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착한 장난감’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출처: LEGO / 레고 블록으로 만든 꽃다발 사실, 레고는 이전에도 ABS라는 신소재 플라스틱 대신 사탕수수로 만든 친환경 레고 브릭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ABS 플라스틱은 튼튼하지만 딱딱해서 아이들이 밟으면 다칠 수 있고, 화석연료인 석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환경에 좋지 않은데요. 이러한 문제로 인해 사탕수수에서 뽑아낸 에탄올로 부드럽고 유연한 특성을 가진 폴리에틸렌을 만든 뒤 이를 활용함으로써 지속 가능하고 생물학적인 원료로 바꾼 것입니다. 레고는 2030년까지 레고에서 만드는 제품과 포장을 친환경 물질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환경을 위해 또 얼마나 멋진 발명품들이 태어날지 기대가 됩니다. 4. 골칫덩이 화장품 용기, 완벽하게 재활용 화장품 한 번 살 때마다 함께 딸려오는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를 보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생각을 해보신 적 있나요? 때로는 화장품 하나를 포장하기 위해 굳이 이렇게 많은 쓰레기들이 필요한지 의문이 드는데요. 특히 화장품 용기의 경우, 화려한 외관을 위해 금속과 유리, 플라스틱 등 여러 재질을 섞어 만든 탓에 분리배출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병 속에 잔여물이 깨끗하게 제거되지 못하면, 분리배출을 잘 하더라도 90%는 재활용이 어려워지죠. 그런데 이렇게 골칫덩이인 용기가 연간 6만 톤 이상씩 꾸준히 배출이 된다니 더더욱 암울해지는데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은 다름 아닌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의 한 스타트업 ‘이너보틀’이었습니다. 이들은 플라스틱 용기 안에 풍선처럼 생긴 실리콘 파우치 ‘이너셀’을 넣어 외부 플라스틱 용기를 별도의 세척 과정 없이 바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요. 남은 화장품을 끝까지 짜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장점이 많습니다. 이너보틀은 LG화학과 함께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완벽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PlasticEco-Platform)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친환경 용기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닌, 사용-수거-세척-재사용 등 전 과정에서 친환경 순환자원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출처: 이너보틀 / 이너보틀 친환경 패키징 용기 솔루션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질수록, 친환경을 내세우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이 아닌데 무늬만 친환경인 ‘그린워싱’의 사례도 늘어나고 있으므로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친환경 위장 제품을 감시하기 위해 두 가지 기관에서 관리하고 있는데요. 한 곳은 환경부, 다른 한 곳은 공정거래위원회입니다. 환경부에서는 제품의 환경성 관련 표시와 광고를 체크하고, 친환경적 제품에 부여하는 환경표지 제도인 ‘친환경 마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조금 더 넓게 광고에 대한 위반사항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외에도 개별 기업의 비즈니스가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공개하는 ‘환경정보공개시스템’도 운영되고 있는데요. 친환경 기업과 제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확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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