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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CEO가 제시하다! 친환경·초고속 운송수단 ‘하이퍼루프’란?

  • 작성일 2021.10.21
  • 조회수 13009

은하철도 999가 은하수를 가르던 장면이 브라운관 TV에 펼쳐지던 시절, 수많은 어린이는 하늘을 나는 기차의 현실화를 꿈꿨습니다. 당시 애니메이션 속 시대는 서기 2221년으로, 지구는 항공교통의 눈부신 발달로 우주로 향하는 열차가 은하계 끝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설정에서 소년 테츠로와 메텔의 이야기가 비롯되었는데요. 그로부터 220년 전인 지금, 비록 우주를 통행하는 기차는 꿈꾸지 못할지라도 어마어마한 속도를 자랑하는 운송수단의 탄생이 예견되고 있습니다. 바로 ‘하이퍼루프’죠.

테슬라 모터스의 CEO, 새로운 개념의 이동수단을 제시하다

지난 2013년,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 모터스와 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자사의 블로그에 한 게시물을 업로드 했습니다. 이는 바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를 30분 만에 갈 수 있는 새로운 교통 시스템인, ‘하이퍼루프’ 프로젝트였죠. 현재 기차는 경유로 동력원을 얻어 움직이는 방식인 디젤식을 채택하거나, 전기로 움직이는 전기 기관차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하이퍼루프는 이와는 사뭇 다릅니다. 완전히 밀폐된 터널을 건설하고, 그 안을 낮은 기압 상태로 만들어 1량짜리 열차를 로켓처럼 쏘아 날린다는 개념이기 때문이죠. 이 열차는 튜브 외부에 설치한 리니어 모터로 가속하는데요. 이 리니어 모터*는 태양광 패널로 충전할 수 있으며, 빠른 속도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리니어 모터 : 기존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보통의 모터와는 달리 직선으로 나아가는 형식의 모터.




 



일론 머스크는 이 50페이지짜리 아이디어를 공개하며 하이퍼루프의 장점을 나열했습니다. 기존의 열차보다 더 안전하고, 더 빠르고, 더 저렴하고, 더 편리하다는 것. 그리고 날씨의 변화와 관계없이 운행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동력으로 운행할 수 있고,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에 대한 내구성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잇는 하이퍼루프를 건설한다고 가정했을 때, 기존의 운송수단인 고속철도를 건설한다면 1천억 달러가 소모되지만 하이퍼루프는 고작 10분의 1 수준의 예산으로 획기적인 운송수단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차로 최소한 6시간 걸리는 샌프란시스코와 LA 구간을 10분의 1 이하의 시간으로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은 이용객에게도 매력적인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우려 속 탄생한 하이퍼루프 원(Htperloop One), 그 결과는?

일론 머스크는 하이퍼루프 프로젝트에 관한 아이디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프로젝트 구상 배경, 열차 개발· 선로 설치 계획, 안전성·타당성 평가, 예상 비용까지 상세히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공개되었을 때, 많은 전문가는 하이퍼루프의 미래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여타 운송 수단보다 더 초고속으로 달리는 만큼 사고가 발생할 시 그 피해가 더 극심할 수 있고, 밀폐된 튜브 안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내부 승객에게 위급한 상황이 생길 시 그에 대한 대처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죠. 



네바다 사막에서 진행한 ‘하이퍼루프 원’ 2단계 주행 시험. ©Hyperloop One

하지만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7년, 하이퍼루프는 ‘하이퍼루프 원(Hyperloop one)’이라는 시험 장치를 만들어 주행 실험을 해냈습니다. 이는 약 1.1초 만에 시속 187km에 도달하는 쾌거를 거두었으며, 구동 방식에 있어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시험 운전이었죠. 이로부터 하이퍼루프 원은 머지않아 네바다 사막의 시험 트랙에서 실시된 2단계 주행 시험에서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실제 크기의 테스트 열차를 0.45km 동안 역대 최고 속도인 시속 309km로 주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11월, 하이퍼루프는 그간 400여 차례의 무인 주행 시험을 거듭한 끝에 최초로 유인 시험에 성공시키고 맙니다. 사람을 태운 하이퍼루프의 속도는 시속 172km를 기록했고, 궁극적 목표인 시속 966km 이상의 속도를 가능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죠. 앞으로 하이퍼루프는 2025년까지 안전 인증을 받은 후 2030년부터 상업 운전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렇게 일론 머스크가 하이퍼루프에 관한 개념도를 오픈소스로 공개한 후, 전 세계적으로 하이퍼루프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2016년 독자적으로 한국형 하이퍼루프인 ‘고속 캡슐트레인’을 개발, 시속 700km 시험에 성공한 바 있는데요. 또 현재 개발 중인 하이퍼루프의 시속 1,200km 음속 주행 목표까지 실현된다면 기존 KTX보다는 4배, 시속 800km 비행기보다도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운송 수단을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불과 16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이 목표를 위해 국내 공공기관은 2026년 본격 시험 운행을 목표로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하이퍼루프가 상용화된다면 인류는 물적·인적 에너지는 물론, 보다 친환경적인 행보를 펼칠 수 있게 되겠죠. 지속 가능한 지구의 힘, 누군가 한 땀 한 땀 이뤄낸 ‘연구’로부터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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