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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랜드

KIER에서 들려주는 쉬운 에너지 이야기

미래 에너지를 싣고 달리다! 수소 저장·운송의 모든 것

  • 작성일 2025.06.11
  • 조회수 32




“언젠가 물이 연료로 쓰일 날이 올 거라 믿네. 그 안에 수소가 있거든.” 지금으로부터 무려 150여 년 전 공상과학소설 속 예견된 새로운 에너지인 수소. 아득한 미래처럼 느껴졌던 ‘언젠가’의 시점은 어느덧 현실이 되었습니다. 높은 에너지 효율로 열과 전기를 생산하면서 유해물질 배출이 없는 수소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로 자리 잡았거든요. 그런데 저장과 운송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늘 에너지 클래스에서는 수소 경제 활성화 열쇠가 될 ‘수소 저장(운송) 방식’을 하나씩 뜯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수소,

왜 이렇게 비싸요?




한 가게에 들어선 뒤 새로운 제품을 발견했다고 해봅시다. 이 제품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된 걸까요? 일반적으로 가격은 제품이 매대에 올라오기까지의 생산, 저장, 운송 과정 등 일련의 시간(비용)을 포함합니다. 그래서 물건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이 길고 복잡해질수록 가격은 높아지기 마련이죠.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면 구매 의욕이 떨어지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수소 에너지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생산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는 건 한계가 있다고 해요. 이유는 수소 생산에 사용되는 연료의 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 그렇다면 저장 및 운송비용을 줄이는 게 핵심일 겁니다. 수소를 손실 없이, 그것도 적은 비용으로 저장·운송하는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죠. 오늘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소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수소 저장·운송 방식’에 대해 차근차근 짚어보면서요!



만들긴 했는데

어떻게 옮기죠?



상온에서 기체 상태인 수소. 기체 수소는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원래 상태 그대로 운송할 경우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수소의 형태를 바꿔 부피를 줄이는 과정이 필수인데요. 기체 수소를 고압으로 압축해 가스 형태로 저장하거나, 초저온 상태에서 액화해 부피를 확 줄여버리는 물리적 변환 방법이 있습니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수소, 어떻게 운송할까요?


#고압수소

#트레일러로 헤쳐모여!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한 번쯤 주황색 긴 통을 여러 개 싣고 달리는 차량을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기다란 통의 정체는 전용 카트리지로, 그 속에는 고압으로 압축한 기체 수소가 꾹꾹 눌러 담겨있죠. 튜브 트레일러 운송 방식은 압축 외에는 별다른 변환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공정이 간단하다는 특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차량으로 옮길 수 있는 수소의 양이 제한적이며, 장거리 운송 시 비용이 커져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멀리 봤을 때 수소 사회에서 요구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남아있고요.


이에 관련 시장은 경제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튜브 트레일러를 이용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튜브 트레일러의 압력·용적 제한 기준을 기존 200bar에서 450bar/450L로 완화하는 기준을 발표하며, 튜브 트레일러 혁신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후 한 업체는 새로운 튜브 트레일러 개발에 착수, 2023년 12월 국내 최초로 타입4 450bar 튜브 트레일러 상용화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룹니다. 이 트레일러는 수소저장용기 38개를 컨테이너 형태로 묶어 제작, 용기 1개당 12.5kg의 수소가 들어간다고 해요.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수소의 양이 대폭 늘어나면서 운송 횟수를 함께 줄일 수 있는 셈. 전반적인 운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하네요.




#액화수소

#대용량 탱크로 집합!


수소를 나르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액화수소 탱크가 있습니다. 수소를 대기압 기준 영하 253℃까지 냉각하면 액체 상태로 변해 부피가 크게 줄어드는데요. 기체 수소와 비교했을 때 부피가 무려 1/800로 줄어들어 운송 효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죠. 이렇게 몸집을 확 줄인 액화수소를 탱크에 대용량 저장·운송하는 방식입니다. 액화수소 탱크 속 수소는 온도가 높아지면 기체로 돌아갈 수 있어 변환이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곧 수소를 액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 극저온의 단열 상태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 여기서 투입 에너지와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는 문제가 있어요. 아울러 운송 중에 액화수소가 자연적으로 증발하거나 기화하는 보일오프(boil-off) 현상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죠.




튜브 트레일러와

액화수소 탱크 비교


1. 튜브 트레일러

- 변환 방식: 물리적 변환

- 내용: 기체 수소를 고압으로 압축해 튜브 트레일러로 저장(및 운송)

- 장점: 비교적 간단한 공정

- 단점: 운송 가능한 수소의 양 제한, 장거리 운송 시 비용 증가


2. 액화수소 탱크

- 변환 방식: 물리적 변환

- 내용: 온도를 낮춰 액화 수소로 만든 뒤 탱크 저장(및 운송)

- 장점: 기체로 재변환이 가능

- 단점: 저온 유지를 위한 투입 에너지와 비용 증가, 운송 중 증발하는 문제 발생



찾았다 수소 캐리어!

'그린 암모니아'



앞서 언급한 수소 저장·운송 방식은 각각 명확한 장단점이 존재하나 여전히 완벽한 수소 저장(운송) 방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연구자들은 수소를 더욱 효율적으로 저장·운송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며, 활발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들이 수소 캐리어로서 주목하고 있는 키워드는 제2의 석유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입니다.




질소 원자(N) 1개와 수소 원자(H) 3개가 결합한 화합물인 암모니아(NH3). 여기서 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하면 손쉽게 수소를 저장·운송할 수 있다는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요.​ 암모니아는 액화수소에 비해 끓는 점(영하 33℃)이 훨씬 높아, 냉각 과정에서 손실되는 에너지가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상대적으로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냉각 조건도 까다롭지 않고요. 여기에 부피당 수소 저장밀도도 뛰어나고, 연소 시 탄소배출이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도 수소 캐리어로서 주목받고 있는 그린 암모니아 기술 개발에 뛰어든 지 오래입니다. 이미 2021년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 암모니아 협의체’를 구성해 그린수소를 활용한 기술 개발을 위해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는 중입니다. 나아가 작년 11월에는 삼성중공업과 탄소중립 선박 시대를 여는 중요한 업무 협약을 체결해 이목을 끌었는데요. 선박 연료로 사용되는 그린 암모니아의 생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모든 원소 중 가장 작고 가볍지만, 활용도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묵직한 수소. 지금까지 활용한 수소 저장·운송 기술을 보강, 수소 비용을 줄이기 위한 혁신 기술 개발이 뒤따른다면 수소가 일상 속에 함께 할 미래는 머지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수소에너지를 이용해 밥을 짓고, 집안의 냉난방을 책임지는 날이 올 테니까요. 그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수소 에너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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