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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R에서 들려주는 쉬운 에너지 이야기

현실에서도 지구를 지키는 아이언맨의 풋프린트 콜리션

  • 작성일 2022.05.30
  • 조회수 2312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조금씩 코로나19의 끝으로 다가서는 느낌입니다. 오랜만에 해방감을 만끽하며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니고 싶지만, 아직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어색하기만 한데요. 게다가 뉴스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종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마음마저 움츠러듭니다. 지난 2년과 비슷한 시간을 다시 보내야 한다고 생각만 해도 절로 우울해지는 기분이 드는데요. 하지만 바이러스가 점점 진화하는 만큼 인간도 함께 발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백신과 치료제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를 잡는 다양한 기술이 세상에 나오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2의 코로나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차세대 기술에 대해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잡는 필터 기술

코로나19로 인해 인류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전염병과는 차원이 다른 대혼란을 겪었습니다. 인간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가 전염성과 치명률이 높으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되었죠. 동시에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거를 수 있는 필터나 마스크가 감염 예방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에어컨이나 난방기, 공기청정기에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잡는 필터가 달려 있다면 보다 안심하고 실내 생활을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동안 한 몸처럼 의지해온 마스크에도 접촉한 바이러스를 죽이는 항균·살균 능력이 있다면 더 좋을 것입니다. 또한 이런 능력을 지닌 마스크를 여러 번 재활용할 수 있거나, 자연 상태에서 완전히 분해된다면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 없이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광열 혜파필터의 바이러스 사멸효과를 실험중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

광열효과로 바이러스를 잡는 필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ICT융합연구단은 열이 나는 필터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를 99% 이상 죽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는데요. 공기정화용으로 사용하는 헤파(HEPA,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에 광열효과*를 일으키는 금속 나노 입자 나 탄소 나노 튜브를 코팅하고, 인체에 해가 없는 가시광선 대역의 LED 빛을 비추어 발생하는 열로 바이러스 와 박테리아 세포를 죽이는 방식입니다. 실험 결과 약 10~15분 정도 가시광을 비출 경우 신종플루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각 99.9%, 99% 이상 사멸하였고, 발열 온도를 70도 이상으로 높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99.9% 이상 사멸된다고 합니다. 또한 자외선을 추가로 사용하지 않고도 필터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달라붙어 생기는 2차 오염도 방지할 수 있다고 하네요. 기존 설치 장비에 모듈 형태로 추가하여 성능을 쉽게 개선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합니다.

* 광열효과(Photothermal effect)
물질에 빛에너지를 조사하면 물질의 특성에 따라 그 에너지를 흡수하여 열에너지로 변환되는 효과. 약물전달, 세포사멸, 센서, 태양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광열 헤파필터를 적용한 열회수 환기장치

바이러스를 죽이는 마스크 필터

마스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완전히 죽일 수 있다면 어떨까요? 기존 마스크는 구멍이 아주 작은 필터로 병원체를 걸러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바이러스가 담긴 침방울이 튀거나 손으로 자주 만지면 마스크 표면이 쉽게 오염이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2021년 10월, 성균관대 연구팀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호주 RMIT 대학 연구팀은 마스크에 사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살균 섬유 필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연구팀은 살균효과가 뛰어난 갈륨과 구리 합금 소재를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크기의 초소형 입자로 만들어 섬유에 코팅하여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난 살균 필터를 만들었습니다. 판지 소재에서 바이러스가 제거되는 데는 24시간이 걸리고,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강이나 구리 표면에서는 각각 2∼3일, 4시간 걸리는 반면, 갈륨-구리 합금이 코팅된 섬유에서는 5분 안에 99.99%가 사멸한다고 하는데요. 이 필터는 기계적 강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용 필터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5분 내 사멸시키는 섬유 필터 개발 / YTN 사이언스 https://youtu.be/MTo4h7Oe6cw

흙에서 100% 썩는 친환경 마스크 필터

우리가 쓰고 버린 마스크가 새로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해서 큰 충격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매월 버려지는 마스크가 약 1,290억 장이나 되고,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면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특히 마스크 줄이 칭칭 감긴 채로 고통스러워하는 바닷새와 거북이의 모습이 충격적이었죠. 언뜻 보기에는 천연재질처럼 부드럽게 느껴지는 마스크는 사실 겉감과 안감, 그리고 필터 모두 ‘폴리프로필렌(PP, Polypropylene)’으로 만들어집니다. 폴리프로필렌은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지만, 마스크의 경우 안전성의 문제 때문에 재활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죠. 이렇게 버려진 폴리프로필렌 마스크는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약 45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안심하고 마스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연 분해되는 재료로 만든 마스크가 꼭 필요한데요. 2021년 3월 한국화학연구원은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이용해 흙에서 100% 분해되는 친환경 N95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마스크 필터는 퇴비화 조건에서 한 달 안에, 일반 환경에서는 1~2년 내에 100% 자연 분해되며, 기존 정전기 필터와 달리 습기에 강하고 여러 차례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코로나 시대 필수품, 숨쉬기 편하고 자연분해되는 마스크를 개발하다 / 대전MBC https://youtu.be/I0RKaQ61-qQ

캡션 자연 분해되지 않은 마스크는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인류에게 도전해왔습니다. 스페인 독감처럼 인류는 위협했던 전염병은 많았지만, 인류를 완전히 무릎 꿇게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에 이어 보다 강력해진 코로나19까지 맞닥뜨리게 되었는데요.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인체 내부에서는 바이러스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동시에, 외부에서는 최신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여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스크 쓰기, 손 씻기, 거리두기와 같은 일상의 습관이 바이러스와 싸우는 가장 큰 무기라는 점을 배웠습니다. 다음 바이러스는 언제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 모릅니다. 하지만 인류 전체의 희생을 통해 얻은 경험과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기술을 통해 우리는 바이러스에 굴하지 않고 계속 전진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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