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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의 엔진,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 작성일 202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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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소련에서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이 우주로 솟아올랐습니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기초적인 우주선, 스푸트니크 1호는 92일 동안 지구를 돈 후 대기권에 돌입해 소멸되었죠. 스푸트니크가 우주에서 보내오는 신호음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부터, 인류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우주 경쟁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60년이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전 세계에서 오직 24개국만이 우주선을 만들고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데요. 그렇다면 우주선은 지금까지 어떻게 머나먼 우주로 날아오를 수 있는 걸까요?


켜켜이 쌓아 올린 우주선의 발전. 화학-이온 엔진까지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사되는 우주선의 대부분은 화학 엔진의 연소를 통해 에너지를 얻어 추진력을 얻습니다. 이는 액체연료 및 산화제의 급격한 화학반응을 이용한 것으로, 폭발적인 가속력과 진공에서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에너지 효율이 낮아 화석연료를 동력으로 삼는 우주선은 화성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대략 214일이 걸릴 것으로 추정됩니다. 망망대해 같은 우주에서 반년이 넘는 시간을 견뎌야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유인 우주선일 경우 치명적인 단점일 수밖에 없죠. 지난 2006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초속 16.26km/s의 속도를 가진 인류 최초의 무인 소행성이자 煎 명왕성의 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를 상공에 쏘아 올렸는데요. 이 뉴허라이즌스호는 총알보다 10배나 빠른 속도로 우주를 비행해 인류 역사상 가장 먼 천체에 도달하였다는 점에서 이름을 알렸지만, 명왕성까지 도달하기까지는 무려 9년 반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출처 : 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



이러한 화학 엔진의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이온 엔진입니다. 이온 엔진은 제논이나 아르곤을 플라즈마화하여 전기적 특성을 지닌 자기력을 빠르게 분사 시켜 추진력을 얻는 방식인데요. 화학 엔진에 비해 절반 이하의 연료로 같은 속도를 얻을 수 있고, 장기간 가속에도 최적화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013년, NASA에서 이온 엔진을 약 5년 반 동안 중단 없이 연속으로 가동하는 실험에 성공했는데요. 그 48,000시간 동안 사용된 연료는 단 870kg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기존 화학 엔진일 경우 10t 이상의 연료를 소모할 양이었죠. 만약 이온 엔진을 유인 우주선에 적용할 경우 최고속도고 초속 56km에 달해 단 39일 만에 화성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하지만 아직 우주 탐사에 이온 엔진을 적용하기에는 너무 동력이 약하므로, 저궤도 인공위성의 위치 제어용으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워프 드라이브 그려낸 SF영화 '스타 트렉', 현실이 될까


그리고 이제 화학엔진과 이온엔진 외에도, 인류는 더 큰 우주 탐사 시대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발명하고 있는데요. 먼저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했던 ‘워프 드라이브’에 이목이 모이고 있습니다. 워프 드라이브는 공간을 일그러뜨려 4차원의 두 점 사이를 단축함으로써 광속에 맞먹거나, 광속을 뛰어넘는 속도로 목적지에 도달하는 우주선의 운항법을 뜻하는데요. 만약 이 기술이 실현될 경우, 지구에서 가장 먼 행성인 해왕성까지 4시간 3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는 놀라운 결과가 도출됩니다. 지난 2015년 NASA가 워프드라이브 엔진을 개발 중이라는 풍문이 세간에 떠돌았지만, NASA는 공식 홈페이지에 이러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출처 : NASA 공식 홈페이지


그리고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우주선은 지구 중력을 이기고 성층권 위로 이륙시키는 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소진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이륙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길고 커다란 엘리베이터, ‘우주 엘리베이터’라는 개념이 등장했는데요. 우주 엘리베이터는 지표면 엘리베이터 기지에서 궤도 위성까지 케이블을 이용해 엘리베이터에 가까운 건축물을 만들어낸다는 이론입니다. 이 엘리베이터는 지구의 자전에서 오는 원심력으로 엘리베이터를 유지하는데요. 만약 우주 엘리베이터가 실증된다면 엘리베이터를 통해 우주로 우주선은 물론, 많은 물자와 인력의 이동이 가능해집니다. 심지어 지구에서 우주선을 조립한 후 띄워 보낼 필요 없이 우주에서 직접 우주선을 조립하는 것까지 가능해지죠. 이 우주 엘리베이터의 성패는 바로 궤도 위성까지 이어질 케이블의 인장강도에 달려 있는데요. 현재 가장 적합한 케이블의 소재로 여겨지는 것은 바로 강철보다 100배 튼튼한 탄소 나노튜브입니다. 하지만 아직 탄소나노튜브 소재는 강도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고, 실질적으로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에 쓰이기엔 비싸고 대량으로 양산하기 어렵기에 우주 엘리베이터의 실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첫 우주 엘리베이터의 개념은 아주 오래전, 1895년 러시아에서 최초로 제기되었습니다. 당시 러시아의 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는 파리에 있는 에펠탑에서 영감을 받아 ‘우주 엘리베이터’라는 아이디어를 최초로 제시했는데요. 그가 단순 지상에서 우주까지 쌓아 올리는 건축물의 형태로 우주 엘리베이터를 구상했었다면, 1979년 출간된 아서 C.클라크의 SF 소설 ‘낙원의 샘’에서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주요 소재로 삼아 이 개념을 세상에 널리 알렸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혁신은 이렇듯 아주 사소한 아이디어로부터 시작해 세상을 바꿔왔는데요. 과연 우리는 머지않은 우주 시대에 어떤 삶을 살 수 있을지, 과학자의 수많은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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