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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디디] 韓, 수소캐리어 핵심 '암모니아' 사투···출연연 현황은?

  • 작성일 2021.10.28
  • 조회수 9669

에너지연, 암모니아에서 순도 99.9% '그린수소' 생산

기계연, 플라즈마+재생에너지로 무탄소 암모니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그린수소.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하기엔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에서의 수입을 지향하는데, 여기엔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수소캐리어'가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과학자들은 '암모니아'를 말한다. 단위 부피당 수소 저장밀도가 높아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며, 상온 상압 조건에서 비교적 쉽게 액화되기 때문이다. 암모니아가 탄소중립의 열쇠라 불리는 이유다.

 

정부출연연구기관도 암모니아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이다. 이들은 각각 분해 반응기와 플라즈마를 사용해 암모니아로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기도, 암모니아 자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암모니아에서 '순도 99%' 수소 뽑는다

정운호 박사가 암모니아 분해 반응기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에너지연이 개발한 암모니아 분해 반응기. 에너지연이 암모니아에서 고순소 수소를 생산하는 공정엔

씨이에스, 현대자동차, 젠스엔지니어링,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가 공동 참여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암모니아로부터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공정은 3단계로 이루어진다. 암모니아를 고온에서 질소, 수소로 분해 상온에서 미반응 잔류암모니아 제거 상온 PSA(압력변동흡착) 공정에서 수소 분리, 99.97% 이상의 고순도 수소 생산이다. 여기에서 정운호 에너지연 박사 연구팀은 암모니아를 질소, 수소로 분해하는 반응기·촉매를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암모니아 분해 반응기는 도넛 모양의 촉매가 채워진 8개의 튜브에 열이 가해지면 암모니아가 해당 촉매를 거쳐 수소와 질소로 분해되는 원리다. 침전법을 기반으로 암모니아 분해 성능은 유지하면서 고가의 귀금속 사용량은 1/10 수준으로 줄인 자체개발 금속구조체 촉매가 사용된다.

 

☞ 침전법: 촉매 전구체 용액의 산도를 조절해 촉매입자를 금속구조체 표면에 직접 형성시켜 기존 코팅법(워시코팅)에 비해 얇고 균일하게 촉매층을 코팅하는 기술.

 

해당 반응기는 85% 정제율을 기록했다. 질소 분리 시 동반되는 수소가 15%라는 의미다. 정 박사는 "암모니아로 85%의 고순도 수소를 뽑아내는 건 국내 최초"라며 "나머지 질소에 딸려가는 15%의 수소 재생산 연구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산되는 그린수소 용량은 어느 정도일까. 시간당 약 20세제곱미터(m3). 가로·세로 1m 박스를 수소로 시간당 스무개 채울 수 있다는 의미다. 2만 리터(L)급 용량이다. 다만 온사이트 수소 충전소의 경우 기본 용량이 300m3. 즉 이번 기술은 상용화급의 15분의 1이라는 뜻이다.

 

정 박사는 "해당 연구가 상용급이 되면 하루에 승용차 5~60대를 충전할만한 수소가 생산된다""내년 기업과 협업해 개발 예정이다. 깨끗한 수소 에너지를 값싸고 안전하게 전국에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물에서 암모니아를? "플라즈마 관건"

이대훈 기계연 박사가 암모니아 생성에 사용되는 플라즈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암모니아 생산 공정 모식도. [사진=기계연 제공]

 

한국기계연구원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암모니아로 만드는 공정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기존 암모니아 합성법은 수소를 얻기 위해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 에너지 소모가 컸다. 2020년 영국왕립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전 세계 배출량의 1.8%에 달한다.

 

기계연은 여기에 플라즈마를 이용했다. 질소 플라즈마에 물을 공급·분해하면서 수소와 질소산화물을 생산, 이를 촉매로 공급해 암모니아를 만드는 공정이다. 이렇게 만든 질소산화물의 99% 이상은 암모니아로 쉽게 합성할 수 있는 일산화질소 상태가 된다. 합성된 일산화질소는 함께 생성된 수소와 반응해 95% 이상의 높은 선택도로 암모니아를 합성한다.

 

이 모든 과정엔 별도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연구를 담당한 이대훈 박사에 따르면 공정 비용이 비싸다. 이 박사는 "탄소중립을 가격 논리로만 운운할 순 없다""비용으로만 따지면 석탄이 가장 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경제성 있게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용량은 그램(g) 단위인데, 나중엔 궁극적으로 톤(t) 단위 생산이 목표"라며 "이 과정엔 플라즈마가 필수다. 탄소중립의 시대는 곧 플라즈마의 시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원문링크 :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94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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