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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예술을 만나다- 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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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대전 2012 : 에네르기-Ener氣을 통해 본 사이언스아트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대전」은 우리시대가 직면한 인류사적인 보편의 문제와 더불어 과학도시 대전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확장하는 격년제 국제미술행사이다. 이 프로젝트는 과학과 기술, 자연과 도시, 나아가 인간 존재의 이해와 인간의 삶의 문제를 다루고자 했다. 과학도시 대전의 정체성은 과학자들의 커뮤니티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의 예술적 소통을 통하여 문화적 정체성으로 확장한다. 「프로젝트대전」이 지향하는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은 과학도시 대전을 문화도시 대전으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의 문제이며, 동시에 과학적 진리와 예술적 가치가 상호보완하며 공존하는 생동감 넘치는 도시를 향한 가치의 문제이다.

에너지라는 키워드는 우리시대 최전선의 의제

「프로젝트대전 2012」의 의제는 에너지이다. 에너지라는 키워드는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전 영역을 관통하며 우리시대 최전선의 의제이다. 물리학과 화학, 천문학, 나아가 생명과학의 에너지 문제는 자연 이해의 지름길이다. 인간 개체와 군집을 넘나드는 사회과학의 에너지 문제는 인간과 사회에 관한 새로운 이해와 해석의 지평을 넓힌다. 기술과 연관한 에너지 의제는 하이브리드 기술이나 대안에너지 등의 문제를 떠올린다. 특히 후쿠시마의 대재앙 이후 자연의 재난 못지않게 인공적인 재난으로 떠오른 핵에너지의 문제는 일본을 넘어 동아시아와 인류 전체의 공동의 미래에 관해 성찰적인 의제를 제시했다.

프로제트대전은 5개의 프로젝트로 이뤄진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동시대 첨단의 의제를 견지한 사이언스아트 프로젝트로서 미술관 전관에서 열렸다. 22인(팀)의 작가들은 회화와 영상, 공공미술프로젝트, 설치 등의 작업으로 에네르기라는 주제를 다뤘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한밭수목원에서 열린 현장미술프로젝트이다. 그것은 대전과 대전 인근의 공주에서 수십년동안 이어져 온 자연미술의 저력을 네트워킹한 결과이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미술관과 연구원, 대학, 기업 등의 협업을 통하여 융복합예술의 성과를 보여주는 아티스트(ArtiST: Art in Science & Technology)프로젝트이다. 네 번째는 대전의 원도심인 대흥동 일대에서 펼쳐지는 원도심프로젝트이며, 마지막 프로젝트는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을 총원과 각론의 차원에서 심도 깊게 검토하는 학술심포지움이다.

영역과 영역이 만나 새로운 틀을 만들어내다

지금 우리는 융복합이라고 하는 하나의 거대한 시대정신과 대면하고 있다. 사회 전 영역의 체계적인 분화과정을 거친 근대 이후 영역과 영역이 만나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내는 탈근대적 통합이 새로운 시대의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객관적 진리탐구의 영역인 과학과 상대적 가치경쟁의 영역인 예술 또한 영역간의 교류와 협업을 통하여 상호성을 넓히고 있다. 자연과 사회, 그리고 인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통합의 시대에 있어 사이언스아트는 동시대의 가치를 대표하는 최전선의 예술이다. 그것은 자아와 타자를 성찰하며 차이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융복합의 시대의 새로운 좌표이다. 사이언스아트와 관련하여 현재의 수준에서 공유할만한 몇 가지 사항들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사이언스 아트 (Science Art)를 둘러싼 몇가지 쟁점들

  1. 과학과 예술의 영역 간 융합
  2. 과학자와 협업하는 예술
  3. 과학적 방법을 끌어들이는 예술
  4. 과학적 문제를 예술적 의제로 다루는 예술
  5. 과학의 진리성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예술
  6. 과학의 윤리성을 의제화하는 행동하는 예술

「프로젝트대전 2012」는 과학과 예술의 언어적 차이와 정서적 차이, 가치지향의 차이, 그리고 과학과 예술의 만남에 있어 표피적인 수준의 문제 등을 넘어서기 위한 첫걸음을 땠다. 우리의 문제의식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의 연속성과 지속가능성에 있다. 이론적인 실천과 더불어 실천적인 실험정신이 함께 해야 한다는 점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역사 속의 예술운동들과는 달리 완결의 이념이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언제나 처음처럼 과정으로서의 사이언스아트를 꿈꾸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다. 프로젝트대전이 의제화한 대전발 메시지의 핵심은 ‘무엇이 사이언스아트냐’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사이언스아트에 근접하는 다양한 사례’를 창출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