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헤럴드경제] 끝판왕 ‘24/7 CFE’

  • 작성일 2023.06.15
  • 조회수 165751

2021년 9월 유엔 에너지 고위급 대화를 통해 출범한 ‘24/7 CFE(상시 무탄소에너지 협약)’는 SDG7(지속 가능 개발목표) 달성 촉진을 위한 자발적 약속이다. 재생에너지 최대 사용기업인 구글이 모두에게 깨끗하고 저렴한 전기접근성을 보장하고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유엔 및 국제기구와 협업한 결과다.


‘24/7 CFE’는 국내에 만연한 오해와 달리 ‘RE100’ 한계 속에 태어난 ‘CF100’이 아니다. 2017년 RE100을 달성한 구글은 지금도 꾸준히 태양광· 풍력 중심의 전 세계 전기 시스템 탈탄소화에 매진한다. 지난 10년간 많은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로 기후위기 극복에 기여했다고 자부하지만 총 전력사용량이 재생에너지원과 연간 기준으로 일치하는 정도로 만족할 순 없다. 재생전력 공급이 어려운 경우 REC(재생에너지 크레디트) 구매로 화석연료 전력망 사용분을 상쇄하는 RE100은 재생에너지 생산지와 전력소비지역이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반면 ‘24/7 CFE’는 시간 단위로 에너지 생산과 소비를 일치시킨다.


1세대엔 탄소중립 운영으로, 2세대엔 RE100으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해 온 구글의 3세대 목표는 가장 어렵고 중요한 마지막 단계인 ‘24/7 CFE’이다. 해마다 RE100을 달성하지만 필요에 따라 탄소배출 자원에 의존하는 현실을 타개하고 매일 매 시간 어디서나 무탄소에너지로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최초의 기업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2030년이 목표다. 24/7 CFE는 전력소비량 매 킬로와트시를 어디서나 무탄소에너지로 충당해야 하므로 시간 일치 및 현지 조달 등의 원칙이 있다. 무탄소전력 수급을 시간별로 매칭해 청정에너지 구매를 기본 전력소비와 연결하도록 돕고, 소비지역에서 청정전력을 구매해 소비자가 본인 책임하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 수 있다. 전력소요시설과 더 가까운 곳에서 청정에너지를 조달하거나 현장이나 인근에 배터리저장소를 통합한 태양광·풍력발전소나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이 자체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RE100은 REC를 통한 상쇄 배출량에 다소 초점이 있다면 ‘24/7 CFE’는 시간·위치 기반 청정에너지 조달에 초점이 있다. 원자력, 지열, 수력, 장주기 저장, 그린수소,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등 관련 신흥 기술들은 낮은 경제성이 걸림돌이지만 이러한 기술들의 결합과 함께 새로운 정책, 잘 조직화한 지역 에너지시장, 유틸리티 개발 등으로 더 많은 사용자가 재생전력을 구입·활용해 탄소 기반 전력을 퇴출할 수 있다고 본다. 언급한 기술들은 태양광·풍력발전을 더 잘 적용하기 위한 보조수단일 뿐, ‘24/7 CFE’의 중심은 재생에너지다.


RE100 이니셔티브와 달리 ‘24/7 CFE’는 에너지 구매자, 공급업체, 정부, 비정부기구, 학술기관 등 에너지 생태계 전반의 이해관계자들에 열려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3월 가입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으로 똑똑한 정책 적용을 도모해볼 수 있을 것이다. ‘24/7 CFE’는 전기 시스템 탈탄소화 목표의 끝판왕으로, 혹자들이 혼용 중인 CF100과 다른 개념이며, RE100보다 훨씬 더 어렵지만 어차피 이 중에 쉬운 것은 하나도 없다. 현재 성숙한 무탄소 전력원 기술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뿐이고, 이를 중심에 둔 노력이 가장 시급하다. 탄소중립 기여도를 고려하지 않고 부차적이거나 미성숙한 다양한 기술을 앞세우면 본질은 흐려진다. 모든 캠페인은 이미 전 지구적이고,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본질 중심의 실행이다.


기사원문링크 :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30615000388

프린트 돌아가기

전체 262건의 게시물이 조회되었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일, 조회수
2024.03.25 45,768
2024.03.04 74,648
2024.02.27 82,547
2024.02.19 92,878
2024.01.25 127,487
2024.01.08 105,988
2023.12.05 123,992
2023.11.20 135,310
2023.10.16 170,743
2023.08.30 199,163
2023.07.24 226,313
2023.07.17 188,249
2023.07.13 173,164
2023.06.15 165,752
2023.05.30 12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