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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30

지난호보기

창의플러스. 그린 디자인에 담겨진 새로운 생각

친환경이란 단어가 요즘 들어 많이 들리고 있고, 앞으로 이 단어가 빠지면 제품을 판매하는데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특히 먹을 수 있는 식품이나 어린아이가 가지고 노는 제품에서 특히 그러하다.

이러한 시대에서의 그린 디자인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사물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물의 가치와 존재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쓰다 버린 장난감이나 빈 음료수병 이라 할지라도 그 쓰임새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진다.
이러한 사물은 그 시대적,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인식이 다르다.
한 예로 콜라병이 부시맨의 동네에 떨어졌을 때 그들은 콜라병에 대해 경험한 적이 없어 그들만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접근한다.
무기가 되거나 아니면 신성시 되거나. 현 시대의 우리나라에서 콜라병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들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 안에서도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또는 보는 관점에 따라 콜라병을 악기로 보거나 모아서 돈으로 바꾸는 등 여러 형태로 바뀔 수 있다.

그린 디자인은 자연과 사람을 위해 새로운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봄으로서 신선함과 따뜻함을 전달하고 있다.
지구를 위해 무조건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현 시대를 인정하고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새로운 생각이 담겨진 그린 디자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Hexagon(http://www.formuswithlove.se/hood) - 친환경적인 육각형 벽보드이다. 친환경 소재인 우드울 시멘트(wood wool cement)로 만들어 소음흡수와 습기조절에 탁월하며, 육각형의 형태로 제작되어 효율적으로 설치할 수 있다. 우드울 시멘트는 나무부스러기와 물과 시멘트를 섞어서 만든 혼합체이다.

unfasten your seatbelts (Paolo Ferrari  /  http://www.959.it) - 이보다 더 튼튼한 가방이 있을까? 자동차 주행 시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는 벨트를 이용해서 만든 가방이다. 959라는 브랜드 이름으로 실제 판매되고 있으며, 폐품처리장에서 수거한 안전벨트를 엮어 백팩, 숄더백, 핸드백까지 다양한 종류를 선보이고 있다.

Rethink Hanger (Xuan Yu  /  http://www.xuanyudesign.com) - 평소 음료수나 물을 마시고 버려지는 빈 페트병을 꽂아야만 옷걸이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재활용을 유도하는 좋은 디자인이다. 고리 모양에 빈 페트병 2개를 연결하면 손쉽게 사용가능하며 Rethink Hanger라는 이름처럼 빈 페트병을 버리기 전에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Soil clock & Soil lamp (Marieke staps  /  http://www.mariekestaps.nl) - 건전지없이 흙으로 작동하는 바이오 시계와 램프이다. 시계에 연결된 구리와 아연 전극을 흙 속에 꽂아두면, 식물의 생물학적 대사작용만으로도 시계가 작동하는데 충분한 전력이 생산된다. LED램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디자이너는 니콜라 테슬라의 무선에너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Yill (Werner Aisslinger  /  http://www.younicos.com) - 베를린의 재생에너지 회사 유니코스에서 만든 이동식 전력 저장 장치이다. 콘센트 위치와 관계없이 끌고다니며 전자제품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으며, 내장된 리튬 티타늄 배터리가 약 300와트의 전력을 제공한다.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은 4시간 정도이며, 태양광 충전도 가능하다.

B-light (Lise Capet / http://www.lisecapet.com) - 낮에는 햇빛을 가리는 평범한 블라인드이다. 하지만 밤에는 빛으로 변신한다. 블라인드의 일부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어, 낮에 흡수된 태양광이 밤에 조명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낮에는 최대한 많은 태양에너지를 모을 수 있도록 블라인드의 날개가 회전하기도 한다.

The DBA pen (DBA / http://www.dba-co.com/) -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플라스틱 펜처럼 생겼지만, 사실은 감자에서 추출한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98% 생분해될 수 있다. 잉크 역시 친환경 성분으로 구성되었고, 심플하고 효율적인 디자인으로 인해 운송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또, 풍력발전을 이용하는 공장에서 생산된다고 하니 더 의미있다.

epilogue

마지막으로 할머니가 디자인한 멋진 의자를 소개한다.
수레가 가진 형태, 각도 멋지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할머니는 디자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이미 너무나 많은 사물이 존재하고 있다.
사실 더 존재하지 않아도 사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때로는 새로 태어나는 것의 가치가, 내가 쓰다버린 사물의 가치보다 못할 때도 많다.
무분별한 산업 생산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환경의 심각성이 화두가 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린 디자인이란 기존의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는 많은 사물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 봤을 때 그 가치가 새로 생성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그 가치로 자연환경의 파괴 원인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글_김대성 경일대 디자인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