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시절에는 내 능력이 참 싫었어.
거리에 서 있으면 사람들이 내뿜는 숨이 떠다니는 것을 보아야 했지. 자동차 배기관에서 뿜어 나오는 것을, 건물 시멘트가, 아스팔트가 뿜어내는 것을, 그것들이 내 땀구멍과 콧구멍을 비집고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아야 했으니까.
나는 결벽증에 걸린 사람처럼 몸을 계속 씻기도 했고, 아무도 나를 더럽히지 않도록 집에 틀어박혀 나가지 않기도 했어.
내가 내 능력을 받아들이게 된 건 네 아빠를 만나고 나서야. 우스운 이야기지만 네 아빠가 비를 내리게 하는 능력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서 배우게 되었지.
나는 때로 방안에 앉아 원자나 분자 하나의 움직임을 따라가 보곤 해. 내가 내쉰 이산화탄소가 세상에 섞여드는 것을 지켜보지.
나는 네가 잠이 들면 네가 숨을 내쉬는 것을 지켜본단다. 네 몸에 들어간 산소가 폐로 들어가 혈관을 따라 네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을 봐. 네가 흘리는 땀 한 방울에서 나온 원소가 공기 중으로 증발하는 것을 봐. 공기 중으로 증발한 네 원소를 숨을 쉬며 내 안에 받아들이곤 해.
사람들은 자신들이 구분되어 있고 나뉘어 있고, 독립적이고 분리되고 동떨어진 무언가라고 생각하지. 하지만 내 눈에는 세상 사람들이 일종의 기체로 보여. 모두가 섞여 있는 것처럼 보여. 눈으로 보는 그 경계선이 아니라, 그보다 조금 더 바깥에 경계선이 있는 것처럼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