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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ESS 화재를 넘어, 장주기와 실증의 시대로-흐름전지가 여는 안전한 에너지저장 미래

  • 작성일 2025.10.30
  • 조회수 1612

연순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단 단장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변동성이 큰 재생 전원이 안정적으로 계통에 편입되려면, 전력을 저장하고 필요시 공급하는 장치가 필수적이다. 이에 각국은 2030년까지 저장용량을 6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보조금과 인센티브, 기술·안전 기준 강화 등 다층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기반 ESS가 핵심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반응속도와 제어성이 우수해 계통 안정화에 효과적이며, 설치 공간이 작고 모듈화가 가능해 다양한 환경에 적용된다. 그러나 최근 리튬이온 ESS 화재 사고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재생에너지의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ESS는 국가 전력 인프라의 핵심이며, 사고 시 경제·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장주기 ESS 보급이 확대될수록 단일 사고의 연쇄 리스크 또한 증가한다. 이제는 ‘더 많이’가 아니라 ‘더 안전하고 오래’ 저장할 수 있는 기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흐름 전지(Flow Battery)가 주목받고 있다. 흐름 전지는 외부 탱크에 전해액을 저장하고 순환시켜 충·방전을 수행하는 구조로, 에너지 용량과 출력을 독립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8~24시간 이상의 장주기 운전이 가능하고, 전해액이 물 기반이어서 화재 위험이 없으며, 충·방전 사이클이 2만 회 이상으로 안정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다.

 

다만 ESS는 전력 인프라와 직결되기 때문에, 실험실 성능만으로는 상용화를 논할 수 없다. 산업단지나 마이크로그리드 환경에서의 실증(demonstration)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 운전 중 온도·습도 변화, 부하 패턴, 효율 저하율 등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표준화와 인증의 근거가 마련된다. 한국은 과거 ESS 화재 이후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운영 기술을 축적해 왔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장주기 ESS 실증이 본격화 된다면, 한국은 단순한 기술 개발국을 넘어 글로벌 실증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ESS 산업은 양적 성장의 시대를 넘어 안전과 신뢰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리튬이온의 한계를 넘어선 장주기 기술, 실증으로 검증된 안전성만이 미래 에너지전환의 속도를 결정할 것이다. ESS의 경쟁력은 ‘용량’이 아니라 ‘신뢰’다. 안전이 곧 기술이며, 기술이 곧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미래다.



*기사링크 : [투데이기고] ESS 화재를 넘어, 장주기와 실증의 시대로-흐름전지가 여는 안전한 에너지저장 미래 < 투데이기고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충청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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