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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대전일보] 우리는 언제쯤 집에서 수소를 쓰게 될까요?

  • 작성일 2025.02.17
  • 조회수 86624

"오늘의 수소 가격은 얼마지?" 수소차 운전자들은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을 확인하듯, 수소 충전소에서 수소 가격을 따지는 일이 익숙해지고 있다.

 

수소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물만 남기는 친환경 에너지다. 이미 도로에는 수소차, 수소버스, 수소트럭이 달리고 있고, 일부 도시는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언제쯤 집에서도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게 될까?

 

현재 소비자가 구매하는 도시가스 가격은 킬로그램당 1000-1500원 수준이지만, 이는 생산 원가가 아니라 수입·운송·유통·세금 등이 포함된 최종 소비자 가격이다. 반면, 수소의 경우 현재 가장 저렴한 회색수소(천연가스 개질 방식)의 생산 단가가 킬로그램당 1000-2000원 수준이며,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그린수소(전기분해 방식)의 생산 비용은 킬로그램당 5000-9000원으로 훨씬 높다.

 

 

 

우리나라는 2040년까지 그린수소의 생산 단가를 킬로그램당 3000원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수소는 생산 이후 고압 기체 또는 액체로 저장·운송해야 하고, 충전 인프라 구축이 필요해 최종 소비자 가격은 여전히 도시가스보다 비쌀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화석연료 대비 수소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첫째,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하락하면서, 전기분해 방식의 수소 생산 비용 역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고효율 전해조 개발과 촉매 기술의 개선이 지속되면서 수소 생산 단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셋째, 대량 생산과 인프라 확충을 통해 경제 규모가 커지면 가격이 자연스럽게 내려가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여기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국제 협력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국은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 같은 정책을 도입해 화석연료의 경제성을 낮추고 있으며,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수소의 상대적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일본, 독일, 한국 등 수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과 대규모 수소 공급망 협력을 추진하면서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수소가 화석연료보다 경제성이 크게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기술 혁신과 정책적 지원이 지속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국가 차원의 수소 연료 보급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존재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을 통해 2040년을 전후해 화석연료와 유사한 수준까지 수소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탄소세 부과와 연계해 더 빠른 시일 내에 경제성이 확보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탄소중립 정책과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10-20년 이내에 우리는 일상에서 도시가스 대신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깨끗한 에너지를 누릴 수 있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으며, 각 분야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탄소중립을 향한 수소 사회로의 전환이 얼마나 가속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윤석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기사링크 : [생활속 과학이야기] 우리는 언제쯤 집에서 수소를 쓰게 될까요? < 생활속 과학이야기 < 사외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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