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진석 책임연구원] 필자는 바이오디젤 보급 초기 단계부터 연구개발을 진행해 오면서 관련 산업의 태동 시기의 혼란스러움과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정부가 최초 계획한 바이오디젤 중장기 보급계획을 따를 경우 이미 혼합비율은 5%에 도달했어야 하는데, 혼합의무자인 정유사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돼 왔다. 바이오디젤의 상용화 단계인 2006년 하반기 이후 정유사는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를 통해 바이오디젤을 공급받기로 하는‘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이러한 상생을 위한 양 업계의 노력에 따라 해마다 입찰을 통해 바이오디젤 납품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동안 바이오디젤 업계는 고품질의 제품 생산과 적기 납품을 위한 원료의 수급 안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동안 바이오디젤 혼합비율 상향에 따른 국민 편익에 대한 지지 이론을 제기해온 필자는 올해 초 정부의 중장기 혼합비율 증가를 위한 입법예고를 보고 매우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혼합비율 증가와 더불어 정유업계가 요구하는 내수 판매량의 적용 연도 변경과 유연성 제도 도입과 같은 방안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바이오디젤 업계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바이오디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으며 폐자원을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해외에서도 찾기 힘든 모범적인 사례이다. 바이오디젤 보급 초기에는 안정화 되지 않은 품질로 인해 약간의 트러블이 있기는 했으나 이미 오랜 기간 성숙되어 온 국내 바이오디젤의 품질은 보급 초기에 설정한 5%보다 높은 비율도 충분하게 수용할 수준에 이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바이오디젤 보급 초기부터 관련 전문가와 생산업체들이 모여 토론하고 연구해 일궈 놓은 바이오디젤 시장이 정유사의 진출로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정유사의 관련 산업 진출 소식은 기존 업체들에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와 빠르면 2년 안에 닥칠 폐업의 두려움을 안고 있었다. 업계는 국내 굴지의 정유사가 바이오디젤 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을 알고 수차례의 탄원서를 통해 사업 계획 철회를 요청하였으나 아직 아무런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오랜 기간 국내 바이오디젤 보급 정착을 위해 노력해온 바이오디젤 업체들의 불투명한 앞날이 예견되면서 바이오디젤이 결국 대기업의 사업 진출 명분이 된 것 같아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필자와 같이 바이오디젤 산업을 지켜본 많은 학자나 연구자들도 기존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려는 대기업의 사업계획 철회는 마땅하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0.5%로 시작된 바이오디젤 보급은 순탄하지 않았다. 치열한 입찰 경쟁을 통한 저가의 낙찰로 인한 경제성 악화, 일정한 납품 요구보다는 수시로 주문하는 방식으로 인한 원료 수급 문제 등을 고스란히 안고 견뎌온 기존 업체들의 고단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중장기 혼합비율 상향 계획을 접하 그동안 바이오디젤 시장 정착을 위해 애써온 업체들이 바이오디젤 보급 확대의 열매를 거두어야 하는 시점에 오히려 사업 생존의 갈림길에 서있게 된다는 것이 너무 황당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정부는 정유사가 직접 바이오디젤을 생산해 보급하는데 따라 발생할 여러 부작용 즉 기존 업체들과 상생하던 폐식용유 수거 종사자들과의 관계를 단절해 생길 환경오염 및 생계형 일자리의 퇴출 등을 최소화할 방안 도출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안해 본다. 첫째 현재 국내 바이오디젤 업체는 지역사회에서 수거된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 생산 주원료로 사용해 자원 재순환 사회의 기반을 마련한바 있다. 이러한 생태계 구축은 우리 사회 지속 성장의 중요한 토대이므로 계속 유지 발전될 수 있도록 국내 발생 폐식용유 원료로부터 생산한 바이오디젤에 대한 우선 구매 또는 부가 인센티브 지원(예: RIN) 등의 제도를 시행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정부에서 추진하는 2050년 탄소 중립 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현재 발표된 바이오디젤 보급 계획보다 매우 많은 양의 수송용 바이오디젤의 생산이 필요할 것이므로 정유사는 이러한 미래 수요 대응을 위해 차세대 바이오디젤(HBD) 생산기술 개발 및 보급에 집중할 필요가 높다. 이와 같은 역할 분담을 통해 정유사와 국내 바이오디젤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사원문링크 : http://www.gn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6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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