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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기고] 그린 뉴딜을 위한 태양광 혁신기술 개발

  • 작성일 2020.10.06
  • 조회수 20743

[윤재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 단장]


태양광발전, 기후위기 대응 측면에서 역할 분명해
초고효율 태양전지·고출력 모듈 등 혁신기술 '주목'


폭염, 태풍, 폭우 등의 이상기후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유럽 연합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여러 가지 정책을 실행중이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 또한 최근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우리 정부도 ‘그린 뉴딜’ 정책 발표를 통해 저탄소 친환경 경제로의 도약을 위한 전략을 제시했으며, 국회에서 통과된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에는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제로 목표가 포함됐다.

이러한 세계적 상황에 비추어보면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과 이를 통한 새로운 경제 시스템 도입은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확대는 에너지를 스마트하게 절약하는 방법과 함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에너지 전환 방안 중 하나이다.

2018년에 발표된 IPCC 보고서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50년 전력량의 70~85%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전기차, 제로에너지 빌딩, 그린수소 등 에너지 전환을 위한 새로운 대안들이 모두 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 확대의 필요성은 더욱 더 강조된다.

▶ 태양광발전, 빠른 보급속도와 낮아진 가격

태양광 발전은 2010년 이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115GW의 신규 시스템이 설치됐으며 누적 설치량도 627GW에 달했다. 2010년 누적 설치량이 40GW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태양광의 급속한 보급 확산에 영향을 끼친 가장 주요한 원인은 발전단가의 하락이다. IRENA(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평균 발전단가가 2010년 대비 1/6로 감소했다. 지역과 설치용량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일사량이 좋은 지역에서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입찰의 경우 kWh 당 0.02달러 이하로 낙찰되는 경우도 속속 나오고 있어 현재 가장 값싼 발전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국내의 경우에도 2019년 3.1GW의 태양광이 보급돼 세계 10위권 시장으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4GW 이상의 보급이 예측되고 있다. 여름철 전력 사용 피크 시간이 2~3시였다가 최근 5시경으로 옮겨진 것만 보더라도 태양광 발전 보급의 영향을 실감할 수 있다.

그동안 여름철 에어컨 사용 등으로 인한 급격한 피크부하를 줄임으로서 추가적인 대규모 발전소 건설을 억제할 수 있다는 효용이 증명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5시로 옮겨진 피크시간대의 태양광 기여도는 당연히 낮아지며, 이는 에너지 저장 등의 기술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태양광 발전은 특정 에너지 이상의 빛을 만나면 전자를 활성화하는 반도체 소재의 특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발전원과 큰 차이가 있다. 태양광발전은 빛을 받는 것만으로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기 생산을 위한 별도의 원료도 필요하지 않고 유해물질도 만들지 않는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구성 요소들 중에서 빛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태양전지는 반도체 소재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는 실리콘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카드뮴과 같은 독성물질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여러 개의 태양전지를 붙여서 제작되는 태양광 모듈도 유리가 주재료이기 때문에 별도의 독성 물질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수명이 다한 폐모듈의 경우에도 유리, 알루미늄, 실리콘, 구리 등과 같이 유용한 소재가 90% 정도 포함돼 있어 재활용이 가능하다.


▲ 신성이엔지 직원들이 생산된 태양광 모듈을 검수하고 있다.

▶ 큰 파급효과 기대되는 다양한 혁신기술

이러한 태양광 발전원이 가진 장점과 더불어 최근에는 태양광 발전의 성능 개선과 응용 확대 측면에서 다양한 혁신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어 그에 따른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먼저 현재 각광받고 있는 태양광 혁신 기술 중 하나는 기존의 효율 한계를 뛰어넘는 초고효율 태양전지 기술이다.

보통의 태양전지는 빛 흡수층으로 단일 물질을 사용함에 따라 흡수할 수 있는 빛 파장 영역의 한계가 있다. 초고효율 태양전지 기술 중 하나인 ‘이중접합 태양전지’의 경우 광흡수 층으로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을 사용하게 되는데 서로 다른 흡수층 물질이 받아들이는 태양광 파장이 다르므로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가 많고, 따라서 태양광의 이용률(효율)을 높일 수 있다.

개념적으로는 이미 소개되어 일부 태양전지에 적용되긴 했지만, 제조단가가 너무 높거나 효율이 낮아 상업적으로 크게 적용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고효율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개발과 함께, 낮은 온도에서도 저렴하게 제조 가능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출현으로 이중접합 태양전지 기술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즉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 재료를 활용해 태양전지를 만들게 되면 단파장 빛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흡수하고 장파장 빛은 실리콘이 흡수해 고효율 태양전지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만 최근 언론에서 ‘꿈의 소재’로 찬사 받으며 국내 다수 연구진들이 앞다퉈 25% 이상의 효율 달성으로 세계 최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면적은 0.1cm²에 불과해 79cm² 크기의 대면적에서 26.7% 고효율로 공정이론효율(약 29%)에 근접해 있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아직 그 기술격차가 크다.

이의 극복과 함께 접합계면 특성 최적화가 이뤄지면 최대 35% 정도의 광전 변환효율 달성으로 단일접합 효율의 한계돌파가 가능해지며,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재의 내구성 향상과 양산가능한 공정기술이 결합된다면 이중접합 구조를 이용한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로 시장 주도가 가능할 것이다.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과 함께 고출력 모듈 기술도 최근에 나타난 기술적 특징 중 하나이다. 동일한 면적에서 보다 많은 출력을 내기 위해 실리콘 태양전지들 사이의 간극을 좁힌다거나, 태양전지들을 서로 겹쳐서 간극을 완전히 없애는 모듈 형태까지 개발되고 있다. 또한 모듈의 후면으로도 빛의 흡수가 가능한 양면 수광형 태양광 모듈 역시 출력 향상을 위한 혁신 기술이며, 그 외에 태양전지를 이등분 이상 여러 개로 잘라 붙임으로서 출력을 높이고 음영에 대한 특성을 개선하는 기술도 개발 중에 있다.

한편 태양전지의 효율과 태양광 모듈의 출력 개선뿐만 아니라 실제 모듈의 적용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탄소중립 뿐 아니라 나아가 RE100 실현을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태양광 적용은 필수적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인 건물형 태양광은 건축물 표면에 태양광 모듈을 붙이거나 건자재 일체형 태양광 모듈을 활용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제로에너지 건물, 그린 산단, 그린 스마트 스쿨뿐만 아니라 스마트 에너지 시티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 해줌이 시공한 태양광 발전소 전경.

그러나 건물형 태양광의 경우 건물 옥상, 벽면 등에 적용함으로써 별도의 설치 부지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가가 높고 발전량이 줄어든다는 단점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컬러 모듈 등을 이용해 심미성을 고려한 다양한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건축 외장재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태양광 모듈의 고효율 저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물형 태양광 시스템의 경제성 또한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심공간에서의 건물형 태양광이 개발되고 있다면, 농지를 활용하는 영농형 태양광도 태양광 발전 시스템 설치 부지 확보와 농가의 소득 증대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은 식물 생육에 필요한 일조량을 투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을 의미하며, 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병행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나아가 향후 재생에너지가 주 발전원이 될 미래에는 건물형 태양광과 영농형 태양광이 결합한 도시농업용 태양광도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뿐만 아니라 향후 전기자동차나, 항공기, 모바일 기기 등 생활밀착형 기기들에 적용하는 태양광 모듈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좁은 설치 면적에 의해 응용에 제약이 많았지만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의 개발로 인해 보다 의미 있는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효율이 높고 가벼우면서도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가지는 태양광 모듈은 사람들의 생활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대량의 보급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결국 보급의 확대는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개발된 기술을 통해 보다 더 다양한 형태의 보급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혁신기술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우위 선점, 고부가가치 기술 확보가 관건

에너지 전환의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그린 뉴딜’의 중요한 축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기술의 개발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국의 태양광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태양광 모듈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태양광 모듈 보급량의 70% 내외를 점유하고 있고, 수출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기업과의 가격 경쟁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한다고 보기에도 한계가 있다. 또한 중국기업들이 기존 태양전지의 생산라인을 공격적으로 증설하고 있어 대량생산에 의한 가격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는 현재의 국면을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앞서 설명한 기술 개발의 트렌드에 따라 앞으로 새롭게 출현할 고부가가치 기술에 대한 선점이 필요하다. 태양광 기술 개발은 효율, 출력, 응용 측면에서의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면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할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의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중접합 태양전지’를 비롯한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개발기술의 조기 시장 진입을 위해 고효율 소자 기술뿐만 아니라 소재 및 장비 기술개발도 병행해 태양광 모듈의 효율, 단가,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공동 활용 인프라를 활용한 플래그쉽 형태의 기술개발이 효과적인 방법론이 될 것이다. 건물, 자동차, 전자기기 등 다양한 형태에 적용 가능한 태양광 모듈의 경우에는 제품의 개발과 함께 신시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새롭게 시도하는 응용분야인 만큼 다양한 형태의 실증연구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응용에 대한 트랙레코드를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태양광 발전 기술은 이러한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계점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측면에서 태양광 발전의 역할은 분명하며, 향후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혁신 기술 개발 경쟁에 여러 나라들이 앞 다투어 뛰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태양광 국내 보급을 더욱 촉진하고 국내 태양광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기사원문링크 : http://www.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042&fbclid=IwAR16yGfS1FXEg3ScifyJ-w3j9E4C-SpGxnGlnzRu2-xmS-y2lRMfXaYxwxQ#0B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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