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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한국경제] 끓는점 차이 이용해 원유를 LPG·휘발유·경유 등으로 분리

  • 작성일 2021.02.22
  • 조회수 28873

과학 이야기

 

과학과 놀자 (37) 정유산업의 이해

 

화학공학과에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석유는 언제쯤 고갈될까'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2018년 원유의 가채연수(확인 매장량을 현재의 연간 생산량으로 나눈 값으로 앞으로 채굴 가능한 기간을 의미)50년인데, 30년 전에 예상한 가채연수는 43년이었다. 매년 엄청난 양의 석유가 사용되지만, 매장량은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매장량의 간단한 정의는 '불확실성 없이 검증된 기술로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반면, 시추로 확인했지만 상업적으로 생산하기 힘든 경우 '발견 잠재 자원량'이라고 하며, 석유가 있을 가능성은있지만 시추로 확인하지 못한 경우를 '탐사 자원량'이라고 한다.

 

두 자원량은 매장량에 포함되지 않지만 유가 상승, 정부 규제 완화, 또는 생산기술 발전에 따라 매장량으로 편입될 수 있다. 게다가 석유자원 개발 회사가 원활한 회사 운영을 위해 40~50년간의 매장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그동안 가채연수는 40~50년으로 유지돼 왔다.


석유란 무엇일까


석유(petroleum)는 암석을 뜻하는 그리스어 petro와 기름을 뜻하는 라틴어 oleum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정제하지 않은 석유를 원유라고 하며, 이를 증류와 같은 정유공정을 통해 만든 제품을 석유제품이라고 한다. 석유는 탄소 87~83%, 수소 14~10%, 질소 2.0~0.1%, 산소 1.5~0.05%, 6~0.05%, 금속(바나듐, 니켈, 철 등) 1000ppm 이하 질량비율로 이루어져 있다. 석유는 액체이므로 수송 및 사용이 용이하고 열량이 높고 불순물이 적어 완전연소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정유산업: 끓는점 차이로 제품을 나누다



정유산업은 정육점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 정육점에서는 도축된 소를 뼈와 근육을 기준으로 안심, 등심, 채끝, 목심 등으로 분할한다. 그리고 과도한 지방 덩어리나 근막 등 불필요한 성분은 제거해야 한다. 소의 부위가 연속적인 것처럼 석유도 분자량이 작은 물질부터 큰 물질까지 연속적인 혼합물로 간주한다. 원유가 처음 분리되는 곳은 상압증류시설이다. 대략 350~360도 수준으로 가열해 성분들의 끓는점 차이에 의해 LPG, 나프타,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아스팔트로 분리한다. 그리고 석유제품에 포함된 미량의 불순물들은 다음 공정의 촉매를 비활성화하거나 장치 부식을 일으키기 때문에 제거 과정이 필요하다.


중질유 분해시설: 아스팔트에서 경유를 만들다


원유를 상압증류탑에서 단순 정제하면, 생산되는 제품 중 40~50%는 벙커C유 등 중질유(heavy oil) 제품이 생산된다. 중질유에 포함된 불순물은 환경오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수요가 점점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수요가 적은 중질유보다 경질유(light oil)를 더 생산할 수 있다면 기업의 수익성은 증가할 것이다.

 

상압증류탑 바닥에서 나오는 중질성분은 감압증류탑에 투입된다. 에베레스트산에 올라가면 기압이 감소해 물이 100도가 아닌 80도에서 끓듯이 진공상태에서 열을 가하면 중질유의 추가 분리가 가능하다. , 끓는점이 높은 성분들을 분리하기 위해 열을 더 가하는 것이 아니라 압력만 감소시켜 한 번 더 분리하는 것이다. 이는 열분해를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낮은 압력 조건에서 증기의 부피가 증가하므로 더 큰 증류탑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 감압증류탑 바닥에서 나오는 물질을 감압잔사유라고 하며, 원유 중 가장 비점(끓는 점, 565도 이상)이 높고 불순물이 많기 때문에 처리하기 매우 힘들다. 대표적인 처리 기술은 용매추출, 열분해, 수소첨가분해 방식 등이 있다. 용매추출 방식은 용매로 고비점과 저비점 성분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기술이다. 열분해 및 수소첨가분해 방식은 화학반응이 수반되어 고비점 성분을 저비점 성분으로 전환한다. 특히 수소첨가분해 방식은 열분해 방식보다 액체유분을 더 많이 얻을 수 있지만, 투자비 및 운영비가 높은 단점이 있다. 참고로 2010년에 국내 정유회사가 아시아 최초, 세계에서 7번째로 감압잔사유 수소첨가분해 시설에 22000억원을 투자해 완공한 사례가 있다.


중질유 처리 비율이 높은 회사는 고유가 시대에 저렴한 중질 원유를 가지고 고부가 제품을 많이 만들 수 있어 수익성이 좋다. 하지만 저유가 시대에는 투자 및 운영비가 높은 중질유 처리설비보다 상압증류시설을 확장해 원유를 대량 정제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정유회사들은 상황에 맞게 다양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내 5대 수출산업인 정유업

 

최근 코로나19 및 전기차, 수소차로 인해 정유산업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석유제품이 20195대 수출품목인 만큼 정유산업은 우리나라에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국내 정유회사들은 그동안 많은 위기를 잘 극복해왔고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들을 접목해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 기억해주세요


정제하지 않은 석유를 원유라고 하며, 이를 증류와 같은 정유공정을 통해 만든 제품을 석유제품이라고 한다. 원유를 상압증류탑에서 350~360도 수준으로 가열해 성분들의 끓는점 차이에 의해 LPG, 나프타,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아스팔트로 분리한다. 석유제품이 2019년 5대 수출품목인 만큼 정유산업은 우리나라에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기사원문링크 : https://www.hankyung.com/news/article/202102194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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