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2024년 10대 혁신기술 중 두 번째 기술, 초고효율 태양전지 관련 삽화. [MIT 테크놀로지 리뷰 제공]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가 2024년 10대 혁신기술로 초고효율 태양전지를 선정했네요.” 정책실 동료가 관련 링크를 보내준다. 탠덤 태양전지 관련이다. 실리콘 태양전지에 페로브스카이트 소자를 접목하여 단일접합 기술로는 불가능한 33% 이상의 변환효율을 빠르게 갱신했다. 영국의 옥스퍼드PV사는 지난해 대면적에서도 28.6%를 달성했다. 보급가능한 모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온·습도 안정성 등 난제 해결이 필요한 도전적 기술이기에 전 세계가 기술 확보에 전념한다. 리뷰는 옥스퍼드PV 뿐 아니라 한화큐셀, 퍼스트솔라 등의 기업을 언급하며 3~5년 내 상용화를 기대한다. 리뷰를 살펴보던 한 선배님이 “원본에선 두 번째로 언급한 기술을 왜 한국판엔 이렇게 뒤에 넣어둔거지? 탠덤 태양전지에 대한 국가 전략적 지원이 시급한데.” 라며 혀를 끌끌 찬다. 10대 혁신기술 중 ‘모든 것을 위한 인공지능’ 다음으로 ‘초고효율 태양전지’가 등장하는 원문을 보니 확실히 감흥이 다르다. 디지털화, 분산화, 탈탄소화, 민주화, 자율화 등의 특징을 갖는 에너지전환으로 국제 질서가 재편 중이고, 태양광은 기여도가 막대한 탈탄소 기술이니 지당하다. 세계가 태양전지 기술개발 전쟁에 한창인데, 국가전략·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국내 상황이 리뷰지의 뒤바뀐 순서와 유관하다면 억측일까. 세계 최하위 재생전력 보급비중에도 태양광 간헐성 문제로 쩔쩔매고 있으니 어쩌면 고효율· 고출력 기술에 무심한 것도 당연하다. 태양광 패널은 효율이 낮아 탄소중립에 별로 기여하지 못한다는 오해가 공존하는 것이 아이러니지만 말이다. 지난 설 연휴 한국전력의 계통한계가격(SMP)이 최초로 0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SMP는 발전회사가 생산한 전력을 한전에 판매하는 전력도매가격이다. 우리나라 전력시장에서는 한전이 전력거래소를 통해 전국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하여 산업체·가정 등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다음날 필요한 전력량을 예측하여 하루 전에 거래하는데 발전비용이 낮은 발전소부터 전력생산을 지시한다. 마지막으로 지시받은 발전소의 발전비용, 즉 해당 시간대에 가장 비싼 발전비용이 SMP가 된다. 연료비가 들지 않는 재생에너지가 최소 부하를 뛰어넘을 만큼 전기를 생산하면 SMP 0원이 가능하다. 잠시나마 재생에너지가 우리나라 전력생산 전부를 담당했다는 뜻이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월 기준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 규모는 31.7GW(기가와트)에 달한다. 지난 10일 최저전력수요가 39GW 수준으로 떨어져 계통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봄철 맑은 날 연휴 등에는 30GW 이하로 내려갈지 모른다. ‘SMP 0원’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 한전은 0원에 전기를 구매하는 반면, 발전회사들은 해당 시간대 발전을 최소화해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중앙급전발전원이 출력을 낮출 수 없는 상태가 되므로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통해 과잉전력을 해소한다. 일각에서 사업자들의 갈등을 우려하는 이유다. 재생에너지의 원료가 공짜라는 건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간헐성은 자연현상이므로 재생에너지를 보급한 많은 나라들이 이미 전력도매가격 0원을 경험해 왔다. 지난해 7월 독일, 헝가리, 네덜란드 등에서는 메가와트시당 -500유로까지 전력도매가가 내려갔지만 에너지전환의 걸림돌이 되진 않는다. 2045년까지 모든 전력 공급원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내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마이너스 가격 발생은 더 비일비재하다. 전력공급이 수요량보다 많을 때 계통에 충분한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전력시장이 마이너스 가격을 형성한다. 시장제도와 정책, 신기술 적용을 위해 이 현상을 분석하고 개선을 도모한다. 비용절감과 수익 최적화를 위한 실시간 전력망 관리시스템, 디지털 데이터 솔루션, 배터리 기반 보조서비스 사업, 도매전기사업 등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 정부의 에너지 정책방향 및 유관 계획들도 미래형 전력망 구축 및 효율적 재설계, 유연한 계통운영 기반 마련, 유연성 자원 확보 등을 포함한다. SMP 0원이 일각의 우려처럼 경고가 아닌 에너지 신산업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시장개선이 가능할 것이다. 지능형 전력망 기본계획 및 분산에너지특별법 등이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태양광 발전은 청정해서가 아니라 경제적이라 주류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내용으로 반향을 줬던 토니세바의 10년전 책 ‘에너지혁명 2030’에 이런 말이 나온다. ‘석기시대는 돌이 부족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더 나은 기술인 청동기가 등장해 돌로 도구를 만들지 않게 된 것이다. 화석연료나 우라늄이 고갈돼서 에너지전환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첨단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것을 붕괴시킬 것이다. 붕괴는 시작되면 삽시간에 온다.’산업용량 2배 증가마다 22%씩 하락하는 학습곡선을 가진 태양광 패널 가격은 그가 당시 예측한대로 1/3 이하가 됐다. 탠덤 태양전지는 첨단기술이고 신산업과 접목하면 ‘에너지혁명’이 된다.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기사원문링크 : https://news.heraldcorp.com/view.php?ud=20240219050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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