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시민권을 받은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 세계에서 1126만㎞ 이상을 달린 구글 자율주행차, 상주 인력 10여명이 연간 운동화 50만 켤레를 생산하는 아디다스 스피드팩토리 등 달콤한 4차 산업혁명 성과물은 이미 우리 삶 속에 들어와 있다. 에너지도 4차 산업혁명으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산업이 됐다. 이미 빅데이터와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이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 저감과 제로에너지 건물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초소형 분산발전 시스템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누구나 깨끗한 에너지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에너지 한계비용 제로' 사회도 더 이상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게 됐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주는 달콤한 성과 이면에는 일자리 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 아마존은 이미 노동자에게 직업을 변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커리어 초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로봇, AI가 사람을 대체하게 될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는 직업의 63%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에서는 일자리 700만개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으로는 과학기술 혁신을 일자리를 진화시키는 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1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대부분의 농업 인구는 제조업으로 이동했다. 2차 산업혁명은 서비스업으로의 이동을 가져왔다. 앞으로 AI가 대체할 일자리 문제는 '사람에 대한 투자'로 해결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투자 방법 역시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될 미래 산업 생태계라는 큰 그림 안에서 새롭게 변화돼야 한다. 핵심은 단편의 전문성을 갖춘 교육 시스템에서 각양각색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융합 능력을 길러 주는 교육 시스템으로의 전환이다. 미래 일자리는 더욱 다양화, 지능화, 개인화될 것이다. 획일화된 기술 중심 교육으로는 인재 양성에 한계가 있다. 기술 간 융합뿐만 아니라 창조와 협력, 재미와 의미 등 새로운 가치가 융합되는 교육 체계로의 전환이 융합형 직업 등장을 유도하고 가속화할 것이다. 더 나아가 고령화,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문제 등을 해결하는 새로운 직업의 등장도 유도할 것이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 문제 대응, 에너지원 효율 활용에 도움을 주는 '스마트 에너지 디자이너', 프로슈머 기반의 에너지 거래시스템 구축으로 에너지 한계비용 제로화에 도움을 주는 '에너지 공유플랫폼 사업자'같이 새로운 직종이 활성화되려면 에너지·환경·경제·법률 등 다양한 학제를 아우르는 인재 양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 융합형 인재를 기르는 여건이 있는지 의문이다. 아직 전공, 학과라는 칸막이가 존재한다. 영국의 경우 다양한 분야의 산업계 전문가와 교수가 학생 개개인에게 전문성 교육과 융합형 교육을 병행하는 학생맞춤형 박사과정 지원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러 명의 교수가 학생을 지도한다.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흡수하는 '맥락 접근 역량'이 뛰어난 혁신 주체를 양성한다. 우리도 '기술 개발' 관점이 아니라 '학생' 또는 '사람' 중심으로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유연하고 융합 사고를 할 수 있는 장인형 인재를 기르는 교육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과거 1970년대에는 해외로 흩어진 우수 과학 인재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으로 유치해 단기간 내 산업화를 이뤄 낸 성공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제는 출연연의 역할이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로 변화되고 있다. 승자 독식 구조가 더욱 강화될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생존하려면 퍼스트 무버로의 전환이 더욱 요구된다. 인재 양성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은 서로 다른 전문가가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분야별 벽을 허물고 재능을 융합해서 큰 시너지를 창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노력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단테와 같은 예술가를 배출하고 나아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밑거름이 됐다. 다양한 분야 간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메디치 효과'를 일으키는 새로운 인재 양성 시스템 마련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주도하게 하는 핵심 해결책이 될 것이다. 곽병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byongskwak@kier.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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