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언제부터인가 ‘좌초자산’이란 말이 에너지 기사에 등장하게 됐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이 용어를 사전적 의미에서는 ‘기존에는 경제성이 있어 투자가 이뤄졌으나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가치가 하락해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에너지 측면에서는 ‘기후변화로 탈탄소화가 진행되면서 이미 투자됐으나 수명이 끝나기 전에 더는 경제적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자산’으로 IEA는 정의하고 있다. 대표적인 좌초자산으로 석탄화력발전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에너지자원 보유국들이 보유한 탄광이 더 이상 부러움의 대상이 아닌 시기가 언젠가는 도래 할 것 같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석탄화력발전에서는 효율향상, CCUS, 연료전환과 같은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이뤄졌다. 이에 따른 단계별 전략은 고효율, 저공해 기술을 우선적으로 개발한 다음 장기적으로는 CCUS기술을 완성하는 것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지구온도 상승억제를 위한 강화된 시대적 요구에 빠르게 대처하기에는 감축량 측면에서 아직 충분하지 못한 상태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획기적인 감축을 위해서는 연료전환이라는 카드가 석탄화력발전에서는 해결책으로 남게 됐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4년까지 석탄화력 30기를 폐지하고 LNG 24기로 대체하는 계획은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안정적인 에너지를 확보하는 균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석탄화력발전소 폐기 위주로 언급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재생에너지시스템이 안착될 때까지 막대한 예산이 투여된 기존의 발전설비의 수명연장이 아닌 효율적 활용 및 퇴출전략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는 기존 발전소들이 이미 플랜트 운영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와 송전 설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적합한 활용방식 채택여부에 따라 가치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옷을 리폼해서 입거나 노후주택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하는 시대이다. 석탄을 저탄소 및 무탄소 연료로 전환, 효과적으로 리파워링한다면 발전사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국민들에게 환경적, 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좌초자산 활용 검토가 필요한 이유이다. 석탄화력에서 국가별로 확보할 수 있는 연료를 사용해 전환한 몇몇 사례들이 있다. 석탄을 바이오매스로 연료변경 및 플랜트 개조 사례는 영국의 Drax발전소가 대표적이다. 본 발전소는 매년 450만톤 우드펠렛을 사용해 80%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었다. 바이오매스 연료전환 사례는 유럽에서 동아시아로 중심축이 점차 이동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영동화력발전소에서 최근 바이오매스로 연료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연료수급과정을 포함한 LCA 과정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감축을 위해 바이오매스로 연료전환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천연가스 혼소이용도 검토될 수 있다. 9차 전력수급계획에서는 노후석탄화력 퇴출의 공백을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가 대체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신규 가스발전소를 제3의 지역에 후보지로 선정함에 따라 새롭게 직면한 주민수용성 문제로 주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다수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가스를 혼소이용하고 있으며 효율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에서는 가스복합발전과 석탄화력 보일러를 연계하는 리파워링 기술이 연구됐다. 국내에서 석탄 대체용 가스를 추가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면 석탄화력에서 가스혼소이용은 신규발전소 건설 시 투자비, 주민수용성, 가동률 저하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전력수요변동과 연료시장에서 가격변동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무탄소 연료를 고려하는 경우로는 일본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암모니아 이용기술이 있다. 일본에서는 2017년부터 화력발전소에서 적용가능성 실험이 수행됐다. 발전사 합작기업인 JERA사의 탄소배출 제로달성을 위한 로드맵에 따르면 4.1GW Hekinan 화력발전소에서 2030년까지 암모니아를 20% 혼소하고 2040년에는 100%로 전환할 계획에 있다. 우리에게는 어떤 선택권이 있을까. 화력발전소를 좌초자산으로 낙인만 찍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탈탄소 수단으로 재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크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기사원문링크 :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363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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