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속가능사회로 향한 수소에너지 역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실 김종원 책임연구원
작년 12월 제21차 세계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자발적 감축목표로 우리나라는 2030년 배출전망치 (BAU) 대비 37%의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목표 달성을 약속했다. 다음달(11월4일) 공식 발효를 앞두고 이제는 단계별 분야별로 구체적인 실천 계획과 이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구온난화 문제만이 아니라 수송 및 발전분야의 미세먼지 배출 저감도 이미 이슈화됐으며 지난 9월 12일 규모 5.8의 경주지역 지진과 10월초에 불어온 태풍 차바가 준 교훈은 한동안 잊고 있었던 자연재해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대책에도 관심을 가져야함을 일깨웠다.
지난 7월 대통령 주재로 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의 누적 보급 1만대, 수출 1.4만대, 수소충전소 100기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8월에는 민관이 참여하는 수소융합얼라이언스도 발족시켰다.
세계는 이미 전기구동화 차량으로 가는 추세다. 전기구동 차량인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는 시장을 놓고 경쟁하기도 하지만 두 기술 모두 장단점이 있어, 전기자동차용 연료전지 레인지 익스텐더 사례와 같이 두 기술의 융합도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친환경자동차 시승 현장에서 선보인 수소천연가스 혼합연료 (HCNG)를 이용한 버스도 수소인프라 구축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소전기차 가격과 연료비용 및 인프라 수준에 비한다면 현실은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토요타자동차 등이 제시한 자료를 인용하여 답해 보고자 한다.
미국 에너지부의 추산으로는 대량생산이 된다면 2020년의 수소전기자동차 가격이 ㎾당 30~5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현재 ㎾h당 250달러, 기술개발에 따라 2025년에는 167~1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적어도 2025년이면 125㎾ 수소전기차는 비슷한 크기의 60㎾h 배터리 팩을 쓴 중형급 전기자동차 가격과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료비를 가솔린과 비교해보면 가솔린 1gal으로 50마일 주행, gal당 2.5달러일 때, mi/h당 0.05달러 수준인데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에서 발표한 수소 1kg 가격이 3.5~6달러라는 값을 적용한다면 수소전기차량은 mi/h당 0.06~0.1달러로 가솔린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수준은 아니다.
수소충전소 건설비도 린데 노스 아메리카와 퍼스트 엘리먼트 퓨얼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기당 2백만달러 수준으로 가솔린 주유소 평균 건설비용과 같다.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관점에서 수소가 천연가스에서 만들어지므로 환경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실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이 실용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는 풍력-수소충전소를 콜로라도 볼더에 만들고 있고, 독일 린데는 풍력-수소 설비를 상용 규모로 건설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태양광-수소도 실증되고 있고 광촉매를 이용한 수소 생산도 연구 중이다. 아직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기술이 천연가스 개질보다 비용이 더 들고 다른 신기술은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하지만, 재생에너지의 이용 확대를 위한 기반기술로서의 실증이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어 향후 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소가 수소인프라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전기차와 앞서 언급한 연료전지 레인지 익스텐더를 장착한 전기자동차는 전기차의 연료전지 하이브리드차량이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수소제조 및 연료전지기술이 기여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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