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동네 사람들]걸어서 820km '국토 종주'했더니… 안상규 박사 "내 의지 시험할 수 있었던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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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60주년을 맞아 떠들썩했던 15일, 안상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IT전락팀장은 마지막 4번째 국토종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안 박사는 2006년부터 시작돼 총 4차례로 나뉘어 국토종주에 나섰다. 안 팀장은 "일하는 회사원이 어디 마음대로 휴가를 낼 수가 있냐"며 "휴가를 꼬박꼬박 모아서 한꺼번에 쓰곤 했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가 두 발로 밟은 땅의 총 길이는 820.6km. 그는 처음에 배낭 하나를 짊어지고 집을 나섰다. 2006년 8월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땅끝마을에서 남원까지 198km를 걸었다. 이어 진행된 그의 2번째 국토 종주는 같은 해 12월 12일부터 17일까지 남원과 상주의 181.5km, 3번째는 2007년 8월 9일부터 14일까지 상중에서 평창까지 214.3km, 그리고 올해 8월 8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간 국토종주의 마지막 코스인 평창에서 통일전망대까지 장장 226.8km를 완주했다. 총 4차례에 걸친 25일간의 고독하지만 평안했던 그만의 레이스는 그렇게 끝났다. 그가 국토를 자기 발로 걷는 것을 자처한 이유는 프랑스의 은퇴 기자인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쓴 '나는 걷는다'라는 책 때문이었다. 안 팀장은 "작가는 터키 이스탄불부터 중국 서안까지의 비단길 3000km를 도보 여행한 이야기를 책에 풀어냈다"며 "책을 덮고 보니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 들었다"고 국토 종주에 나선 동기에 대해 말했다. ◆ 자연과 함께한 동행, "눈 돌리니 모든 것이 신기해"
그는 자기 나름대로의 감수성으로 어느새 그와 벗이 된 자연을 해석하고 있었다. "계속 똑같은 길인데도 불구하고 나무와 풀들이 조금씩 다 달라요. 평창을 지나갈 때 보니까 자작나무 가로수가 쭉 펼쳐져 있더라구요. 남부지방 쪽은 자작나무가 별로 없어서 신기한 생각이 들었죠. 심심하지 않게 나무 보면서 걸어갔어요." 처음부터 자연경관이 그의 눈에 바로 들어왔던 건 아니었다. 뜨거운 태양으로 달궈진 땅에서 올라오는 숨막힐 듯한 지열은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고, 발바닥에 잡힌 물집은 그에게 국토종주를 포기할 만큼의 고통을 가져다 줬다. 그러나 안 팀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시골길을 걸어가다 보면 훈훈한 정을 많이 느낄 수 있어요. '잠시 들어와서 밥 먹고 가라'는 분들도 있구요. 자연과 정에 흠뻑 젖었던 여행이었어요. 그 분들이 다 절 응원해 주신다고 생각하니까 그만둘 수 없더라구요. 물론 포기를 용납할 수 없었던 성격 탓도 있지만요"라고 말했다. "물론 힘들었던 것도 있었죠. 밥을 먹을 곳이 없더라구요. 번화한 곳이 아니라서 대부분 단체 손님을 받는 식당이었어요. 한 사람이 가면 밥을 잘 안해주더라구요. 그래서 아침은 그냥 굶었던 적이 많았죠." 음식 뿐만 아니라 숙소 역시 종주 당시 직면했던 큰 문제 중 하나였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숙소로 전라남도 봉례를 지나갔을 때 묵었던 곳을 꼽았다. 안 팀장은 "밤 11시 넘어서 도착했는데 청소는 커녕 거미와 바퀴벌레, 거미줄, 먼지 등 때문에 잘 수가 없었다"면서 "제일 심했던 건 이불을 털었을 때 나온 벌레들이었다"며 "다른 곳으로 옮겼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젊었을 땐 등산가는 거나 걷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어요. 관심도 없었죠. 그런데 나이가 40으로 넘어가니까 거리에 핀 풀, 야생화 하나하나가 고귀해 보이고 신기해 보이더라구요. 국토종주 하면서도 걸어가면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을 많이 찍고, 어떤 꽃이 있나 살펴보곤 했어요." 확실히 그는 이번 국토종주로 자연과 함께 일상으로 복귀한 듯 했다. 안 팀장은 "기회가 되면 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며 "시간이 되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베르나르 올리비에처럼 비단길을 걸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 철저한 계획+망설임없는 도전=국토종주 성공 비결?
안 팀장은 자신의 국토종주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꿈을 다시 실천하고 계획을 해서 잃어버렸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때 교장선생님께 굉장히 감동한 적이 있었어요.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 피우다 변기에 버린 꽁초들을 선생님이 직접 주우셨어요. 그때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손이야 닦으면 되는 거고, 죽으면 없어지는 건데 뭐가 더럽나'라고 하시면서 우리에게 아끼지 않고 많은 것을 베푸시는 것이 감동적이었죠." 그때부터였다. 그는 자기 몸을 아끼지 말고 힘든 일에 부딪히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자기 몸으로 직접 부딪치지 않고, 힘들게 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이뤄낼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 안 팀장은 "국토종주를 하면서도 사람들이 나를 볼 때 대단하다라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신도 언젠가는 꿈을 이루고 싶다는 사람들을 일깨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만의 국토종주 예찬론을 펼쳤다. "국토종주 참 좋아요. 사람들이 다 한번씩 해봤으면 좋겠어요. 자기의지를 시험해 보는 하나의 시험과도 같거든요. 과학동네 사람들 모두가 계획을 세워서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 되길 바랍니다. 도전할 목표와 계획을 철저히 세우면 안 될 것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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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넷 임은희 기자> redant645@hellodd.com |
2008년 08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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