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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탄소중립의 2050년, 우리가 쓸 수소는 어디에서 올까?

  • 작성일 2025.09.17
  • 조회수 1251

"오늘 호주산 수소 가격은 ㎏당…"

2050
년 탄소중립 사회에서 우리는 해외 수소 가격 뉴스에 귀 기울이게 될지 모른다.

오늘날 수소차, 수소발전을 포함한 수소경제라는 말은 이제 점점 익숙해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가 쓸 수소가 어디서 오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국내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수소의 대부분은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다. 양이 적고 이산화탄소도 배출되어 결코 지속가능한 방법이 될 수 없다.

정부는 2050년까지 수소가 우리나라 최종에너지 소비의 33%를 차지하도록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연간 약 2790만 톤의 막대한 양의 수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만으로 이를 충당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토가 좁고 태양광·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에 비추어 그린수소를 대규모로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에서 풍력으로 생산한 수소는 1㎏당 1 5천 원 이상으로, 해외 수소 예상 단가의 몇 배에 달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2050년 국내 수소 공급량 중 80% 이상을 해외로부터 값싸게 들여와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해외 수소는 어디서 오고 얼마나 쌀까?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호주, 중동, 남미와 같은 지역에서 태양광과 풍력으로 대규모 수소를 생산할 경우 2050년에는 1㎏당 0.6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풍부한 일조량과 넓은 국토를 가진 나라에서 대규모로 만들면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이라는 뜻이다.

결국 우리나라 수소경제의 성패는 "수소를 얼마나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느냐" 못지않게, 이들 국가로부터 "수소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들여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의 문제다. 따라서 해외 수소 확보는 거대한 과제다. 호주·중동과 같은 주요 생산국과 장기 계약을 맺고, 수소펀드 투자나 국제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과거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은 높은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였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미래에는 든든한 수소 공급망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항만·저장·수송 등 인프라 확충도 시급하다. 기체 수소는 부피가 커서 대량의 수소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암모니아나 액화수소 같은 형태로 바꿔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있다. 울산·부산·광양 등 세계적인 항만과 조선·중공업의 세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운반선, 터미널, 저장시설을 선제적으로 구축한다면, 단순한 수입국을 넘어 아시아 수소 허브로 성장할 수도 있다. , 수소를 들여오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산업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동시에 국내에서도 수전해, 특히 고온수전해와 CCUS 기반 블루수소 같은 기술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오늘의 반도체, 배터리, 원전 수출의 경험처럼, 한국의 수소 기술이 세계 청정수소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경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석유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 다가올 친환경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그러나 수소차와 수소발전이 현실이 되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수소 공급망'부터 튼튼히 다져야 한다. 미래의 도로 위를 달리는 수소차가 에너지 안보 위에 세워질 때, 비로소 수소경제는 완성된다. 최윤석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기사링크 : [생활속 과학이야기] 탄소중립의 2050년, 우리가 수소는 어디에서 올까? < 생활속 과학이야기 < 사외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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