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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전자신문] '폐플라스틱 재활용' 함께 나아가야 할 길

  • 작성일 2021.12.27
  • 조회수 11064

[김두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폐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진 형태인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가 해양 생태계와 우리 식탁을 위협한다. 국제 연구진에 따르면 0.05~0.5미세 플라스틱이 사람 대변에서 발견된 사례도 있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됐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물질, 화학적, 열적 재활용으로 구분한다. 물질 재활용은 세정된 폐플라스틱을 파쇄해 플라스틱 원료로 다시 사용하거나, 재생섬유로 전환한다. 이물질이 적고 단일성분 플라스틱은 물질 재활용이 가장 바람직하다.

 

식품 포장용 비닐은 습기 차단, 접착, 산소 차단을 위해 다층 구조로 만든다. 이러한 복합재질 플라스틱은 화학적 또는 열적 재활용이 유리하다. 화학적 재활용은 열, 촉매, 용매 등을 이용하여 폐플라스틱을 단위체로 분해 및 정제해 화학원료나 액체연료를 생산한다. 열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직접 연소하거나 고형 연료를 만들어 열을 회수한다. 유럽에서는 열적 재활용을 재활용이 아닌 에너지 회수로 분류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일본의 재활용률이 유럽보다 높게 나타난다.

 

재활용 기술은 몇 가지 걸림돌에 직면해 있다. 플라스틱의 튼튼한 내구성과 저렴한 가격은 재활용 측면에서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한다.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분해가 힘들며, 새 제품이 재활용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매립과 소각에 대한 규제도 재활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8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와 유럽연합(EU) 통계에 따르면, 매립을 금지한 EU 국가는 총 27개 가운데 8개국(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룩셈부르크, 벨기에, 핀란드)뿐이다. 유럽에서도 폐기물의 23%는 매립된다. EU2030년까지 에너지 회수가 가능한 폐기물 매립을 금지할 계획이며, 주변 나라로 확산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폐기물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의 경우, '2019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서 폐기물 재활용률은 무려 86.6%로 나타났다. 폐기물 재활용은 수거-선별-재활용 3단계를 거치며, 재활용 통계는 선별업체에 반입된 총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선별업체가 재활용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폐기한 플라스틱이 재활용으로 집계되기도 한다.

 

재활용 사업은 여러 단계로 구성돼 있어 '지방자치단체' '폐기물 처리 업체' '대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가와사키시, 쇼와덴코, 도큐레이호텔이 호텔 일회용품을 가스화해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한 수소로 연료전지를 만들고 전기로 전환해 호텔 조명이나 난방에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제주시, 제주클린에너지, SK이노베이션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가지고 석유화학제품을 만들 계획을 발표했다. 아직 규모가 작은 사업이지만, 여러 기관이 협력한 재활용 사업 모델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재활용에 대한 여러 연구와 사업이 진행됐지만, 시장에서 자생한 사례는 소수에 불과하다. 단순히 생각해 봐도, 값싸고 튼튼하게 지어진 아파트를 세척, 분해, 분류해 다시 아파트를 짓는 것은 비용 및 품질 면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순환경제를 위해서는 재활용 기술뿐만 아니라 생산부터 재활용을 고려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법적인 규제와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소비자도 친환경 기업 및 제품이 자생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기사원문링크 : https://www.etnews.com/202112260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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