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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지금 이곳에선 <19> 제주글로벌연구센터
2016.09.02 11818

 

지금 이곳에선 <19> 제주글로벌연구센터

 


  

제주 김녕서포구에서 제주해녀박물관을 잇는 제주 올레길 20코스는 해안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지난달 30일 제주 북동쪽에 위치한 구좌읍 김녕리 성세기 해변을 끼고 이어진 올레길을 따라 가다 보니 풍차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의 날개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땅 위에서 돌아가는 것 말고도 해안도로 왼쪽 파란 바다 한가운데 국내 처음 설치된 해상풍력발전기 2대가 우뚝 서 있다.

제주에서도 올레길 20코스가 있는 구좌읍 지역은 바람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연구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Jeju Global Research Centerㆍ이하 JGRC)가 이곳에 둥지를 튼 이유이기도 하다.

제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에서는 우리나라 에너지 미래를 바꿀 신재생에너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글로벌연구센터 제공.

 

제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 전경. 제주글로벌연구센터 제공.

 

JGRC에서는 제주의 바람과 바닷물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새로운 미래를 이끌 신재생에너지를 찾아내는 연구가 한창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갈되는 화석연료에 기반한 에너지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개발연구가 앞다퉈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갈 길이 먼 상태다. 최근까지 개발된 신재생에너지는 풍력, 수력, 태양광ㆍ태양열, 지열 등 주로 육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육상 신재생에너지는 지형적 한계와 높은 자연환경 의존성으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JGRC는 해양자원의 풍부한 제주에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해양 기반 신재생에너지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해양에너지는 무제한, 무공해의 미래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높은 에너지 잠재량과 에너지밀도, 가장 낮은 자연환경 의존도를 갖고 있는 것은 물론 태양열 등과는 다르게 에너지원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JGRC가 현재 중점 연구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해양염분차발전도 해양에너지원을 활용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기술이다. 해양염분차발전은 바닷물과 강물 사이의 염분 농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얻는 기술이다. 바닷물과 민물 사이에 물 분자만 통과할 수 있는 분리막을 설치하면 염분이 낮은 민물이 바닷물에 희석돼 섞이게 되고, 이 때 수위가 높아진 바닷물이 떨어지는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압력 지연 삼투법’ 방식이 있다.

 

또 다른 ‘역전기투석’ 방식은 바닷물 속 이온의 이동 현상을 이용해 터빈 없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염분차발전 기술로, JGRC 해양융복합연구실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전기충전 인프라 구축용 염분차발전 원천기술을 개발 중이다.

제주글로벌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신재생에너지인 해양염분차발전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제주글로벌연구센터 제공.

 

세계 해양 염분차발전 기술을 2010년 이전까지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급 플랜트(생산 설비시스템)를 실증하는 단계에 와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2010년 1㎾급 염분차발전시스템을 확보했고, 2020년 이후 200㎿급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염분차발전은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다른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온난화 방지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염분차발전은 자체적으로 대용량 전력저장 시스템으로 활용이 가능해 신재생에너지 연구의 핵심기술인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ESS) 연구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JGRC는 염분차발전과 함께 해양 신재생에너지 중 잠재력이 가장 큰 해상풍력발전에도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육상풍력발전인 경우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부지를 얻기가 어렵고, 주변 지역 소음문제 등으로 한계가 있다. 반면 해상풍력발전단지인 경우 대규모 부지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소음 문제도 없으며, 우수한 바람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많은 장점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JGRC가 해상 풍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만든 이유다. JGRC는 지난 2006년부터 제주 구좌읍 월정 해역에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시작해 국내 최초로 2㎿ 풍력발전기 가동에 성공했다. 이 해상풍력발전기로 생산된 전력은 연간 700여가구가 사용할 수 있다.

제주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 설치된 해상풍력발전기. 김영헌 기자.

 

JGRC 풍력연구실이 개발한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기술은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 해상 기상탑, 최적 해상 기초 구조물, 해전 전력선 접속 및 설치ㆍ운영 등에 이르는 전반적인 설계, 시공과 운영 기술로 이뤄졌다. 이 중에서도 바다 위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게 설계된 해상기초구조물은 세계 최초로 해상풍력발전단지에 적용되는 독창적인 기술이다. 짧은 길이의 고정 핀을 사용해 작은 용량의 크레인으로도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높다는 평가다. 국내에 10GW 용량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경우 국내 총 전력 수요의 5% 정도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게 JGRC의 설명이다.

 

JGRC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연구와 함께 최종적으로 해양염분차ㆍ풍력 발전을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 융복합 기술을 확보한 후 실증을 거쳐 보급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JGRC는 지난달 2일 사업비 175억원을 들여 ‘육해상에너지 융복합 실증플랫폼’을 착공했다.

제주글로벌연구센터 육해상에너지 융복합 실증플랫폼 조감도.

 

쉽게 말해 실증플랫폼을 조그마한 마을이라고 비유할 때 이 마을에 필요한 전기를 염분차발전과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들을 융복합해 만들어내고, 생산된 전기는 가장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도록 통합 관리하는 과정을 실험하는 시설을 의미한다.

 

이같은 실험을 거쳐 실증플랫폼 건물 자체를 에너지자립이 이뤄지는 ‘마이크로그리드’로 만드는 게 이 연구의 최종 목표인 셈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것으로,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차세대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의 전 단계를 말한다. 스마트그리드가 도시구역을 통합 관리하는 개념이라면,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 마을 단위를 관리하는 수준이다.

 

JGRC는 관계자는 “매장량이 한정된 화석연료를 이용한 에너지 개발 시대는 조만간 막을 내릴 수밖에 없어 신재생에너지 연구는 이미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됐다”며 “JGRC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갖고 있는 제주에서 대한민국의 에너지 미래를 새롭게 열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연구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원본기사 : http://www.hankookilbo.com/v/e27aec8db83b48d8985c56bddf2ab4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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