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거리는 바람, 하늘하늘 흩날리는 벚꽃, 부드러운 카페라떼, 손 잡고 걷던 길...
누구에게나 연분홍 봄날의 시절이 있었습니다. 순간에 지나지 않음을 알아도 설레었던, 기대어 웃었던.
하지만 어느 순간 봄날 하면 떠오르는 한 가지,
바로 미세먼지입니다.
축류형 터빈 기반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SCROLL살랑거리는 바람, 하늘하늘 흩날리는 벚꽃, 부드러운 카페라떼, 손 잡고 걷던 길... 하지만 어느 순간 봄날 하면 떠오르는 한 가지,
미세먼지와 에너지의 관계
이제 우리는 봄날의 설레임 보다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함을 먼저 느끼곤 하는데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열에너지시스템연구실 백영진 연구원은 미세먼지와 에너지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이야기합니다. 신이 만든 자연은 놀라운 자정능력이 있어서,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가 망가뜨려도 회복이 됩니다. 인구 증가와 문명은 되돌릴 수는 없는 현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는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이에 백영진 연구원팀은 석탄화력발전 등의 에너지효율을 높여 화석연료의 사용을 저감하고,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2016년 기준, 출처: 한국전력)
연료를 적게 써도 똑같은 양의 전력 생산
우리가 전기를 소비하는 단계에서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제도’ 등을 통해 효율이 좋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단계에서도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효율 개선은 모든 국가에 존재하는 풍성한 에너지 자원 중 하나”라고 강조하기도 했죠. 백영진 연구원팀은 동일한 연료로부터 많은 양의 전력을 생산해내기 위해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초임계’라는 단어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사실 초임계 이산화탄소는 디카페인 커피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등 이미 일상 속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초임계 이산화탄소란?
* 물은 온도에 따라 얼음(고체), 물(액체), 수증기(기체)로 모습을 바꾸는 것과 같이,
미세먼지 저감할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기술
이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어떻게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일까요? 백영진 연구원팀은 기존처럼 열로 물을 끓이는 대신, 열로 이산화탄소를 가열하여 터빈 날개를 돌리는 기술인 ‘축류형 터빈 기반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의 심장, 축류형 터빈
이처럼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에 적용할 경우, 석탄의 사용이 줄어들어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 바탕에는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기술의 심장 ‘축류형 터빈 기술’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고유의 터빈 설계와 운전 전략 개발로 위의 문제를 해결해
필요한 양만큼, 필요한 곳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한다는 장점 때문에 새로운 미래 에너지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산발전.
또 다시, 봄날은 온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분산발전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에 나선 ‘축류형 초임계 이산화탄소 기술’ 현재 우리는 100년 동안 이어져 온 증기발전으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백영진 연구팀의 이번 기술은 잠재력이 큰 만큼 우리의 삶에 적용되기 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더디 오는 것 같아도 미세먼지 없는 연분홍 봄날은 또 다시 올 것입니다. 10년 전, 땅 속의 열을 지상으로 꺼내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연구하며, ‘열’을 원료로 ‘전력’을 만드는 다양한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석탄화력 또는 원자력발전에서와 같이 ‘물’을 끓여 돌리는 터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암모니아’를 끓여 돌리는 터빈도 있고, 에어컨에 쓰이는 ‘냉매’를 끓여 돌리는 터빈도 있음을 알게 되었죠. 이러한 관심 끝에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면 지열뿐 아니라 석탄화력, 원자력발전, 가스 발전 까지 분야를 넓힐 수 있음을 알게 된 결과,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Q연구성과, 이렇게 나왔다
조그마한 성과를 낸 것이지만, 혼자서 한 일은 아닙니다. 많은 도움들이 있었죠. 과거에는 소규모 연구를 혼자 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개별 연구자의 노력이 중요했습니다. 반면, 최근의 연구는 다양한 기술 분야의 융합이 필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전문가들의 힘을 모을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최근의 연구를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개인전이 아니라 컬링이나 봅슬레이와 같은 단체전이라고 할까요? 실제로 이번 저희 개발에는 냉각 및 열전달 해석을 위한 열공학, 날개 설계를 위한 유체공학, 강성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한 구조역학 및 제어공학, 전기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모두들 이 일을 자신의 일로 생각하고 아낌없는 노력을 해 주었습니다. 제게만 있는 특별함은 별로 없고요. 굳이 꼽으라면 제가 남들보다 좀 집요하긴 하죠.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스티브 잡스의 명언인 “Stay hungry, stay foolish” (초심을 잃지 말고 항상 갈망하라. 바보처럼 우직하게)와 같이 좋은 이야기는 못할 것 같네요. 굳이 덧붙이자면, 무엇을 하든지 그것을 왜 하고 있는지를 늘 생각하기 바랍니다. 목표를 세울 때는 현재의 자신의 한계에 얽매여 낮게 세워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능력만큼 일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만큼 일하고 성장하거든요. 에너지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상 중에 “Global Energy Prize”라는 상이 있는데요. 현재까지 11개국에서 35명이 수상했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리튬이온 전지를 발명한 일본인 화학자가 유일한 수상자인데요. 만일 에너지기술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이 있다면 저와 함께 이 상을 꿈꾸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