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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부산의 주부 17명이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일제 물건을 잔뜩 사들고 귀국했다가 언론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해외여행이 완전히 자유롭지 않았던 시절,
연초부터 해외쇼핑을 과하게 했다는 것이 이유였죠.
고성능의 친환경 촉매 제조 기술 개발SCROLL
촉매계의 전기밥솥을 꿈꾸다
전기밥솥, 커피머신, 음료 자판기 등 수많은 기술을 통해 우리의 일상은 보다 편리해졌는데요. 박지찬 박사가 14년 째 연구 중인 ‘촉매’는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다른 물질의 화학반응이 손쉽게 일어나도록 돕는 물질로 신비한 ‘마법의 돌’, 산업의 ‘쌀’로도 불립니다.
촉매가 부린 마법
촉매도 도넛처럼 보편화될 수 있을까?
촉매는 반응 효율이 좋을수록 더 많은 물질을 만들어 내는데요. 이 때문에 화학공정의 에너지사용이 줄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 수 있고, 이들의 전공은 화학, 물리, 화학공학, 신소재, 고분자, 기계, 공업화학 등으로 다양하며, 연구하는 촉매가 적용되는 분야도 화학공정, 자동차, 의약품 등 다양합니다.
참 쉬운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
박지찬 박사 연구팀은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쉽게 밥을 짓는 ‘전기밥솥’처럼, 쉽게 촉매를 만드는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는 만들고자 하는 촉매 합성 레시피를 선택 후, 촉매 제조 시 필요한 숙성(Aging), 가열(Heating), 소성(Calcination) 과정을 미리 설정된 값에 맞춰 자동적으로 진행하는 장치입니다. 즉, 전기밥솥에서 백미, 잡곡을 고르면 자동으로 밥이 지어지는 것처럼, 촉매 합성 레시피를 고르면 비전문가도 쉽게 촉매를 제조할 수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높은 성능을 만들어라
이처럼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를 통해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촉매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요. 성능이 좋은 촉매는 반응 속도가 빠른데요. 현재 우리가 폭넓게 이용하고 있는 ‘고체 촉매’ 중 ‘벌크 촉매’는 경제성이 좋아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고 있지만,
고성능 친환경의 촉매 제조 기술
박지찬 박사 연구팀은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를 통해 만들어지는 촉매들이 친환경적이고, 동시에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용융함침기술’ 또한 개발했습니다. 이때, 기존 보다 저가의 금속염을 사용하여도 고품질의 촉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촉매 제조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고요. 금속 나노입자가 5~10% 더 함유돼있어 기존 촉매보다 반응 속도가 빠릅니다. 이를 통해 촉매를 적게 쓰면서 반응물 생산성을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기존촉매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촉매의 마법
현재 촉매 시장은 해외 유수의 촉매 회사들이 선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빅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촉매를 필요한 분야에 적용해 연구를 진행한다면, 어느 순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촉매의 마법이 일어날 지도 모릅니다. 2005년 화학을 전공하던 석사 시절, 학교 실험실에서 나노 입자 합성 및 형상 조절에 관한 연구를 하며 촉매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고체 촉매의 경우 활성 금속 표면의 특성이 촉매 활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정교하게 잘 디자인되고 합성된 나노 입자를 촉매로 활용하면 좋은 성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나노 촉매 연구를 지금까지 14년 째 진행 중입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입사 전, 잠시 회사 생활도 했으나 적극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연구원이 자신의 적성이라고 확신했답니다.
Q연구성과, 이렇게 나왔다
현재 국내에서 연료전지촉매, 광촉매, 유기반응촉매, 수소 및 청정연료생산을 위한 기상반응 촉매, 전기화학 촉매 등 많은 촉매 및 반응들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제가 추구하는 연구의 방향은 위의 특정 반응들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특정된 반응을 고려하지 않고 보편적인 친환경·고성능 촉매 제조 방식을 제공한다는 방향으로 접근했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촉매 연구자들, 촉매를 공부하는 학생들, 촉매 비전문가들이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도, 품질이 좋은 촉매를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연구를 할 때 흥미, 관찰력, 끈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연구를 했을 경우, 보다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대학원 시절, 지도 교수님들과 연구 부분에서 논쟁이 있었던 몇몇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본인들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연구 방향을 초기에 교수님들이 부정적으로 보셨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 친구들 중의 일부는 그 부분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실험하며,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의 노력을 통해 결국 교수님들로부터 인정을 받았습니다. 또한 수동적으로 연구하는 학생들보다 오히려 좋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죠. 에너지 분야를 꿈꾸는 후배들이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에 부딪히고 고난을 겪겠지만, 그 순간에도 호기심과 열정을 잃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끈기를 가졌으면 합니다. 특히, 과학적 성취는 단순히 암기한 지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는 훈련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생각만 하기 보다는 실패하더라도 실행해보고, 그 속에서 많은 경험을 쌓다보면 다음에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