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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시크릿

미래를 바꿀 혁명, 신재생에너지

새로운 발전기술로 환경·효율을 동시에 잡는다

  • 작성일 2017.11.10
  • 조회수 10420

미세먼지 걱정 없는 연분홍 봄날 축류형 터빈 기반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

아이들 이미지

살랑거리는 바람, 하늘하늘 흩날리는 벚꽃, 부드러운 카페라떼, 손 잡고 걷던 길...
누구에게나 연분홍 봄날의 시절이 있었습니다. 순간에 지나지 않음을 알아도 설레었던, 기대어 웃었던.

하지만 어느 순간 봄날 하면 떠오르는 한 가지,
바로 미세먼지입니다.

  • 미세먼지는?

    각종 중금속과 오염물질을 포함 지름이 10μm 이하로 호흡기 깊은 곳까지 침투

  • 미세먼지가 일으키는 질환은?

    각종 호흡기 질환, 심장질환, 혈액과 폐의 염증반응, 피부 트러블 및 눈병과 알레르기 악화

미세먼지와 에너지의 관계

이제 우리는 봄날의 설레임 보다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함을 먼저 느끼곤 하는데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열에너지시스템연구실 백영진 연구원은 미세먼지와 에너지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이야기합니다.

신이 만든 자연은 놀라운 자정능력이 있어서,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가 망가뜨려도 회복이 됩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 이상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소비하는 상황에 이른 듯 합니다.
인구 증가와 문명의 발전에 의한 것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열에너지시스템연구실 백영진 책임연구원

인구 증가와 문명은 되돌릴 수는 없는 현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는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이에 백영진 연구원팀은 석탄화력발전 등의 에너지효율을 높여 화석연료의 사용을 저감하고,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국내 발전원별 전력 생산 비율
  • 석탄 39.3%
  • 원자력 30.7%
  • LNG 18.8%
  • 석유 6.5%
  • 신재생 4.7%

(*2016년 기준, 출처: 한국전력)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기 위한 청정에너지기술
  • 에너지 효율을 높임으로써
    화석연료의 사용량 저감

  •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원인물질 최소화

  • 발생된 원인물질이
    외부로 방출되기 전 포집

연료를 적게 써도 똑같은 양의 전력 생산

우리가 전기를 소비하는 단계에서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제도’ 등을 통해 효율이 좋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단계에서도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효율 개선은 모든 국가에 존재하는 풍성한 에너지 자원 중 하나”라고 강조하기도 했죠.

백영진 연구원팀은 동일한 연료로부터 많은 양의 전력을 생산해내기 위해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초임계’라는 단어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사실 초임계 이산화탄소는 디카페인 커피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등 이미 일상 속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초임계 이산화탄소란?
  1. 이산화탄소

  2. 약 31℃ 및 74기압 이상으로 가열

  3. 액체도 기체도 아닌 상태(초임계 이산화탄소)

  •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동시에 보유

    기체처럼 가볍고 확산이 잘 되는 성질,
    액체처럼 다른 물질을 잘 녹이는 성질

  •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

    커피에서 카페인 추출, 참깨로부터 참기름 추출,
    천연화장품에 들어가는 식물액 추출

* 물은 온도에 따라 얼음(고체), 물(액체), 수증기(기체)로 모습을 바꾸는 것과 같이,
이산화탄소 또한 온도와 압력에 따라 드라이아이스(고체), 탄산(기체) 등으로 모습을 바꾼다.

미세먼지 저감할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기술

이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어떻게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일까요?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기의 70%이상은 ‘증기 터빈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데요. 석탄 또는 원자력 등의 에너지원로부터 열을 얻은 뒤, 그 열로 물을 끓여 발생한 증기의 힘으로 터빈 날개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백영진 연구원팀은 기존처럼 열로 물을 끓이는 대신, 열로 이산화탄소를 가열하여 터빈 날개를 돌리는 기술인 ‘축류형 터빈 기반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발전효율이 2~5% 높아 연료를 적게 쓰고도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 기존 증기
    터빈 발전
    • 주전자에 물을 채우고 열을 가해 끓일 때 나오는 증기의 힘으로 터빈 날개를 돌려 전력을 얻는 방식
    • 활용처
      석탄화력, 원자력, 가스복합 등 대규모 발전시설
  • 축류형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 주전자에 이산화탄소를 채우고 가열할 때 나오는 고온·고압 이산화탄소의 힘으로 터빈 날개를 돌려 전력을 얻는 방식
    • 활용처
      대규모 발전시설, 소형화된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소형화된 화력 발전시설
  • 기존 증기 터빈 발전 대비 발전효율 2~5%p 향상
  • 소형화 가능(설치면적 약 35% 감소)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의 심장, 축류형 터빈

이처럼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에 적용할 경우, 석탄의 사용이 줄어들어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 바탕에는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기술의 심장 ‘축류형 터빈 기술’이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전기의 70% 이상을 만드는 증기 터빈 발전기술 : 축류형 터빈 사용
    그 동안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술: 소형 반경류형 터빈 위주로 개발

  • 터빈 종류가 다르면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 등으로 확대 적용 할 수 없는 문제 발생

  • 축류형 터빈 기반의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기술 필요

  • 하지만 축류형 터빈에서도 이산화탄소의 높은 밀도로 터빈이 고속으로 회전해 생기는
    회전부품의 손상과 에너지 손실 해결은 어려운 문제

연구팀은 고유의 터빈 설계와 운전 전략 개발로 위의 문제를 해결해
‘축류형 터빈 기반의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기술’을 개발, 시험운전까지 마쳤습니다.

  • *카본링 미캐니컬씰: 고온, 고압 하에서 고속 회전을 하는 축 부분의 유체의 누설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
    *틸팅패드 베어링: 회전체의 움직임에 따라 기울임 패드(틸팅패드)가 움직여 불안정 진동을 일으키지 않는 베어링

    1. 01노즐부를 통과해 가속된 초임계 이산화탄소가 터빈 날개를 회전시킴
    2. 02터빈 날개에 연결된 발전기가 회전하면서 전기 생산
    3. 03터빈 날개를 회전 시킨 후, 빠져나간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다시 가열해서 주입
  • 재생에너지 분산발전에도 사용

    이번 기술은 태양열 발전, 바이오 발전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가열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투입량을 줄여 발전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미국에서는 태양열 발전 단가를 저렴한 석탄화력 수준으로 낮추려는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연구를 2011년부터 수행 중입니다.
    스페인, 호주 등도 뒤를 따르고 있고요. 또한,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재생에너지 발전은 ‘분산발전’을 가능케 합니다

  • 분산발전이란?

    전기 소비지 인근에 중소규모의 청정 발전소를 설치함으로써, 수송 손실을 없애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는 전력 생산

필요한 양만큼, 필요한 곳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한다는 장점 때문에 새로운 미래 에너지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산발전.
특히, 소형화가 가능한 연구팀의 기술을 이용하면 작고 깨끗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통해 분산 발전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또 다시, 봄날은 온다
기존 석탄의 사용을 줄이는 발전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통한 분산발전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에 나선 ‘축류형 초임계 이산화탄소 기술’

현재 우리는 100년 동안 이어져 온 증기발전으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가올 미래, 우리는 초임계 이산화탄소발전으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을까요?

백영진 연구팀의 이번 기술은 잠재력이 큰 만큼 우리의 삶에 적용되기 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발전 기술은 우리의 삶과 깊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경우 성능과 신뢰성에서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죠.

더디 오는 것 같아도 미세먼지 없는 연분홍 봄날은 또 다시 올 것입니다.

백영진 연구원은?

10년 전, 땅 속의 열을 지상으로 꺼내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연구하며, ‘열’을 원료로 ‘전력’을 만드는 다양한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석탄화력 또는 원자력발전에서와 같이 ‘물’을 끓여 돌리는 터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암모니아’를 끓여 돌리는 터빈도 있고, 에어컨에 쓰이는 ‘냉매’를 끓여 돌리는 터빈도 있음을 알게 되었죠. 이러한 관심 끝에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면 지열뿐 아니라 석탄화력, 원자력발전, 가스 발전 까지 분야를 넓힐 수 있음을 알게 된 결과,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Q연구성과, 이렇게 나왔다

조그마한 성과를 낸 것이지만, 혼자서 한 일은 아닙니다. 많은 도움들이 있었죠. 과거에는 소규모 연구를 혼자 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개별 연구자의 노력이 중요했습니다. 반면, 최근의 연구는 다양한 기술 분야의 융합이 필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전문가들의 힘을 모을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최근의 연구를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개인전이 아니라 컬링이나 봅슬레이와 같은 단체전이라고 할까요?

실제로 이번 저희 개발에는 냉각 및 열전달 해석을 위한 열공학, 날개 설계를 위한 유체공학, 강성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한 구조역학 및 제어공학, 전기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모두들 이 일을 자신의 일로 생각하고 아낌없는 노력을 해 주었습니다. 제게만 있는 특별함은 별로 없고요. 굳이 꼽으라면 제가 남들보다 좀 집요하긴 하죠.

Q미래 에너지기술 전문가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스티브 잡스의 명언인 “Stay hungry, stay foolish” (초심을 잃지 말고 항상 갈망하라. 바보처럼 우직하게)와 같이 좋은 이야기는 못할 것 같네요. 굳이 덧붙이자면, 무엇을 하든지 그것을 왜 하고 있는지를 늘 생각하기 바랍니다. 목표를 세울 때는 현재의 자신의 한계에 얽매여 낮게 세워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능력만큼 일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만큼 일하고 성장하거든요.

에너지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상 중에 “Global Energy Prize”라는 상이 있는데요. 현재까지 11개국에서 35명이 수상했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리튬이온 전지를 발명한 일본인 화학자가 유일한 수상자인데요. 만일 에너지기술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이 있다면 저와 함께 이 상을 꿈꾸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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