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원리 활용
국내 연구진이 초임계유체 공정을 이용해 수소연료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실마리를 발견했다. 초임계유체는 밀도는 액체에 가깝지만, 점도는 기체에 가까운 성질을 갖는 물질로 의약품, 화장품 등에서 원하지 않는 물질을 고순도로 추출하는 데 주로 사용한다. 커피에서 카페인을 빼는 디카페인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조용훈 강원대 에너지공학부 교수와 이창현 단국대 교수, 성영은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이온 전도성이 있는 고분자 ‘아이오노머(Ionomer)’를 적용해 수소연료전지의 성능을 향상시켰다고 1일 밝혔다.
수소차의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수소연료전지는 백금 촉매의 도움으로 수소와 산소의 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생산한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백금 촉매는 생산 효율과 내구성 등 한계를 갖고 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인 아이오노머에 초점을 맞췄다. 수소연료전지 성능과 관련된 요인으로는 촉매, 전해질, 아이오노머 3가지가 꼽힌다. 수소연료전지 전극 구성 물질은 촉매와 아이오노머다.
기존 아이오노머의 경우 수소이온의 전도가 불균일하고 공정이 복잡해 단가가 높다. 연구팀은 이 아이오노머를 고온·고압으로 처리해 액체와 기체의 특성이 혼재된 상태로 만들어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상온에서 240도까지 온도를 높이고 기압을 높이는 공정을 거쳐 기존 아이오노머에 비해 1/25의 작은 입자 크기를 갖고, 1.5배 높은 분자량, 1.62배 높은 결정성을 갖는 아이오노머를 만들었다.
실제 연구팀이 만든 아이오노머를 수소연료전지에 적용한 결과 전극 내 분산성이 우수했고 내구성 역시 기존 전극 대비 6배 향상됐다. 기체 같은 점도로 확산이 빠르고 액체 같은 밀도로 용해력이 높아 촉매층을 서로 붙이고, 수소 이온을 촉매 내부로 빠르게 전달했다.
연구팀은 "초임계 유체 공정을 도입해 특성이 향상된 아이오노머를 개발했다"며 "연료전지에 이 아이오노머를 적용한다면 높은 성능 뿐만 아니라 내구성 증가로 연료전지 교체 주기를 대폭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