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수소 항공기’ 세계 첫 시험비행 성공

이정호 기자

기체 수소 냉각, 부피 800분의 1로

항속거리 2배 늘고 폭발 위험 줄어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효과도 기대

슬로베니아 마리보르 상공에서 액체 수소를 이용해 생성한 전기로 비행하는 항공기가 세계 첫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독일 기업 H2FLY 제공

슬로베니아 마리보르 상공에서 액체 수소를 이용해 생성한 전기로 비행하는 항공기가 세계 첫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독일 기업 H2FLY 제공

액체수소로 만든 전기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항공기가 세계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기후변화를 줄이기 위한 수소 사용 확대에 항공업계가 본격적으로 합류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독일 기업 ‘H2FLY’는 이달 초 액체수소를 동력원으로 하는 항공기를 시험비행하는 데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비행은 슬로베니아 북부 도시인 마리보르 상공에서 총 4차례 시행됐다.H2FLY가 만든 기술은 수소를 직접 태우는 것이 아니다.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바로 수소연료전지다. 수소연료전지는 지금도 자동차나 비행기 등에 일부 사용된다. 하지만 이렇게 쓰이는 수소는 대개 압축된 기체 형태다.

H2FLY가 사용한 액체수소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도로 냉각해 만든다. 이렇게 하면 부피가 기체수소일 때보다 800분의 1로 줄어든다. 부피가 줄어들면 같은 덩치의 연료통에 더 많은 수소를 밀어넣을 수 있다.

H2FLY는 “기체수소를 사용했을 때 최대 항속거리는 750㎞였는데, 액체수소를 사용했을 때에는 2배 늘어난 1500㎞가 됐다”고 밝혔다.

액체수소는 기체수소보다 안전성도 높다. 폭발 위험이 낮다는 뜻이다. 액체수소를 쓰려면 영하 253도의 극저온이 필요하지만, 기체수소처럼 높은 압력을 가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기체수소는 탱크 속에 더 많이 저장하기 위해 대기압의 200배로 압축되지만, 액체수소는 1기압 수준에서 저장할 수 있다.

액체수소를 항공기의 동력원으로 쓸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이번 시험비행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의 대응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가운데 항공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5%다. H2FLY는 회사 공식 자료를 통해 “항공기들이 상업 비행을 하면서 ‘탈탄소화’라는 임무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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