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광전지 기술을 보유한 교원 창업 회사인 ‘메타에너지프런티어(이하 메타에너지)’는 사용하지 않는 조명 에너지를 재활용해 도심 친화적 에너지 설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원 창업은 교원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성과, 보유 기술을 활용,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또는 중소기업인력지원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벤처기업을 교내·외에서 창업해 대표자나 임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메타에너지는 2022년 11월 이재준(57), 유기천(44)가 뜻을 모아 2022년 11월 문을 열었다. 2016년부터 약 5년간 차세대 태양광 전지로 주목받는 고투명성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연구하다가 인공광전지 기술을 개발, 사업화에 본격 뛰어든 것이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전 세계적으로도 활발히 연구 중이지만, 셀 내부에 있는 전해질이 자외선(UV), 적외선(IR)에 취약해 소자가 손상되는 등 안정성 측면에서 상용화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태양전지의 고질적 한계로 꼽히는 날씨나 일조량 등 에너지 생산 변동성이 큰 것도 약점이었다. 이에 메타에너지는 외부에 있는 UV, IR 자체가 없는 환경인 실내로 이를 들여오는 것을 고안해 냈다.
유 대표는 “실내 발광다이오드(LED)는 점으로 된 광원이고 눈부심이 심하기 때문에 그 밑에 확산판을 설치해 기본 빛에서 50% 정도를 없애고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LED와 확산판 사이에 고투명성 인공광전지를 설치해서 조명은 조명대로 쓰되, 버려지는 빛을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조명 빛을 지면에서 받아 미미한 에너지를 생산, 리모컨 등 소형 기기를 방전시키지 않는 용도로 활용하는 시도는 있었으나 조명 자체에 전지를 일체 시켜 보다 큰 에너지를 내는 인공광전지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 광원을 이용해 생산하는 에너지양은 어느 정도일까. 유 대표는 “빛의 양의 따라 하루 평균 발전 시간이 3.5시간인 태양전지와 비교해 하루 종일 조명을 켜 놓는 시간을 고려하면 인공광전지는 10시간 정도 가능하다”며 “같은 면적 기준 인공광전지는 태양전지의 95% 수준의 에너지를 생산한다”고 했다. 더 오래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태양전지에 맞먹는 에너지양을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설치 장소나 날씨 등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인공광전지 기술·제품은 ‘도심 분산 전원 에너지’로서 기업이 내부적으로 쓰는 에너지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이나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동참하고 있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사용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유 대표는 “분산 전원은 필요한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해 공급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10시간 조명을 켰다면, 2시간은 인공광전지가 조명을 통해 자체적으로 생산한 에너지로 돌릴 수 있다. 에너지 등급이 D인 오래된 빌딩도 이런 인공광전지 설치로 에너지 등급이 B, C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인공광전지에 센서를 달면, 순식간에 해당 공간이 스마트화(化)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유 대표는 “센서는 별도의 전력원 없이 자체적으로 전지를 통해 운영 가능하기 때문에 센서를 달기 위한 별도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센서가 부착된 조명을 바꾸기만 해도 방이 스마트화되고, 여기에서 받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변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사업 아이템 중 하나다”라고 했다.
회사는 정부도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 전국 공공 기업에 있는 조명 개수가 2150만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전국 공공 기업에 있는 조명 개수가 2150만개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여기에 인공광전지를 다 설치하게 되면, 연 139GWh(기가와트시)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규모 영광 태양광 발전단지 1개를 새로 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메타에너지 측은 지난해 2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1억5000만원의 시드(Seed) 투자를 받았다. 약 2억원 추가 투자를 조만간 유치한다. 정부와 민간이 우수한 기술 아이템을 가진 초기 기술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팁스(TIPS) 지원에도 뛰어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