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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기체인 수소를 고체 금속에 저장… 안전한 청정에너지 수소시대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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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기체인 수소를 고체 금속에 저장… 안전한 청정에너지 수소시대 선도

입력
2025.02.26 15:00
수정
2025.02.26 16:47
0 0

-253도에 액화… 고밀도 저장 곤란
수소 저장·운반비가 생산비 2배나
고체합금에 저압 저장기술 주목

금오공대, 지역 벤처기업과 함께
고체저장 수소자전거 개발 이어
이동형 수소고체저장시스템 개발

경북도, 구미시 국립금오공대 등과
관련기술 개발 및 테스트베드 조성
민군겸용 수소 고체저장기술 선도

최근 국립금오공대 스마트그린제조혁신사업단이 개발한 이동형 수소고체저장시스템. 금오공대 제공

최근 국립금오공대 스마트그린제조혁신사업단이 개발한 이동형 수소고체저장시스템. 금오공대 제공


수소는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소차는 일반전기차보다 충전속도가 빠르고 주행거리가 길며 연소할 때 물밖에 나오지 않아 대기오염도 없다. 남아도는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했다가 나중에 쓸 수 있는 에너지 저장창고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전하고 저렴한 저장ᆞ운송기술이 부족한 게 대중화의 걸림돌이다.

경북도와 국립금오공대가 나섰다.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 운송할 수 있는 수소고체저장기술에 기반한 민군겸용 수소에너지시스템을 개발, 수소시대 개막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관련 학계 및 업계에 따르면 수소 저장ᆞ운송법으로는 △고압가스 △액화수소 △고체저장 △암모니아 메틸알콜 등 화합물로 저장 등의 방법이 있다. 고압가스는 우리나라 수소충전소에서 쓰는 방법으로 일상으로 확산 중이며, 액화수소도 초기단계이지만 국내 대형수소차량 충전소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암모니아도 친환경선박 추세 속에 세계적 조선소들이 관련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가 대세로 자리잡기 위해선 높은 저장ᆞ운반비를 낮추는 게 급선무다. 천연가스 주성분인 메탄(CH4)에서 수소만 따로 떼어낸 개질수소 생산비는 1㎏에 약 2,500원인 반면 저장ᆞ수송비는 5,000원 이상이다. 배보다 배꼽이 2배 이상인 셈이다. 액화 온도가 영하 253도로 극히 낮아 주로 초고압상태로 저장·운반해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충전소 유지운영비나 이윤 등을 더해 최근 국내 수소충전소 충전비는 1㎏에 9,000원 내외다. 일부 충전소는 1만 원이 넘고 제주에선 1만5,000원이나 한다. 이에 따라 개발초기 단계인 수소 고체저장 기술은 전망이 매우 밝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립금오공대 스마트그린제조혁신사업단은 카트리지 교환 방식의 수소자전거를 지역 벤처기업과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말 민군겸용 50W급 이동형 수소고체저장시스템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먼저 개발한 수소자전거는 일반 리튬이온배터리와 고체저장수소로 쓰는 연료전지를 동시에 탑재한 하이브리드형 전기자전거다. 일반 배터리로 50㎞, 고체저장수소카트리지로 100㎞ 총 150㎞를 주행할 수 있다고 김태성(산업공학과 교수) 스마트그린제조혁신사업단장은 밝혔다. 김 단장은 “현재 기술로도 여러 개의 카트리지를 싣고 다니면 수백㎞의 장거리 라이딩도 가능하다”며 “에너지밀도를 더 높이고 소형화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고제 수소저장 카트리지는 티타늄과 망간계열 수소 저장합금을 이용한 것으로, 수소 충전에 1분이 안 걸린다. 충전 압력은 10바(bar, 기압)로, 자전거 타이어 공기압 정도다. 수소차 충전소에서는 700기압 수소압축펌프로 수소차에 360기압 정도로 충전한다. 고압에 견딜 수 있는 압력용기가 필수적이다. 폭발 우려에 따른 민원으로 수소충전소 설치 장소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사업단이 최근 개발한 이동형고체저장시스템은 극한의 추위 속에서도 출력저하 없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올해부터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출력을 내는 기술 등을 개발항 방침이다. 상용화하면 야전에서 통신장비나 캠핑 레저용 에너지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는 방산은 물론 민수용으로도 쓸 수 있는 수소 고체저장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구미시, 금오공대 등과 함께 수소 고체저장기술에 기반한 민군겸용 수소에너지 시스템 개발을 모색하고 나섰다.

관련 기술로 △저장합금 카트리지 △수소연료전지 스택(수소와 산소가 결합하는 전기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연료전지의 핵심부) △효율적 에너지 저장ᆞ활용 기술 △민군 맞춤형 기술 등을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동시에 관련 기술개발이 초기 단계인 만큼 이 같은 기술을 시험할 장비개발과 실증테스트베드도 구축키로 했다.

경북도는 이를 기반으로 구미지역에 유무인복합무기체게 방산기업을 육성하고 민간분야에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복안이다.

김태성 사업단장은 “수소 고체저장기술을 장거리 주행용 전기자전거나 캠핑용 전원, 혹한에도 끄떡없는 야전통신장비나 무인기 등 방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태양광 풍력발전 등으로 생산한 전기로 수소를 생산해 고체합금에 안전하게 저장해 두었다가 해가 지거나 바람이 불지 않을 때 사용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서 완전한 신재생에너지 생태계 구축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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