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을 최대 80% 낮출 수 있는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 미국·스페인 건설사만 보유한 냉각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설계·시공·장비·인프라까지 삼성물산이 패키지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액침냉각 시스템에 서버를 담그는 모습 / 삼성물산 제공
액침냉각 시스템에 서버를 담그는 모습 / 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은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 설비인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국내 냉각기술 전문기업인 데이터빈과 협업한 성과물이다.

이번에 개발한 냉각시스템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직점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 방식이다. 공기나 물을 사용하는 기존의 냉각 방식 대비 전력 소비량이 적어 차세대 열관리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국산화한 기술로 글로벌 표준 OCP(데이터센터 표준)에 부합하는 결과를 확보했다. 기존 공랭식과 비교해 전력 소비량이 8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효율지수는 1.02를 기록했다. 전력효율지수는 IT시설 가동에 필요한 전력량 대비 총 필요 전력량을 나타낸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효율이 높다.
액침냉각 시스템에 서버를 교체하는 모습 / 삼성물산 제공
액침냉각 시스템에 서버를 교체하는 모습 / 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은 "미국이나 스페인 등 글로벌 업체가 기술을 보유하고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가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차세대 핵심 인프라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했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기술 확보를 통해 데이터센터 공사비와 기간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갖고있던 설계·시공·장비공급에 핵심인프라 기술을 보유하게 되면서다.

삼성물산과 데이터빈은 액침냉각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이미 국내에서 1건을 등록 완료한 상태다. 박준호 삼성물산 데이터센터 팀장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 개선 및 탄소배출량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관련 기술 개발에 힘 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용 데이터빈 대표는 “현장에서 편하게 액침냉각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고도화 및 유틸리티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