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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헤럴드경제] 에너지전환이 국가경쟁력

  • 작성일 2022.08.25
  • 조회수 75290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주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nflation Reduction Act, 이하 IRA)에 서명했다. IRA는 크게 보건의료, 청정에너지, 세금 관련 내용을 담고 있으나, 기후위기 대응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므로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후법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에 따르면 청정에너지에 대한 IRA 입법취지는 에너지 비용절감, 청정에너지 경제구축, 유해오염 감소가 골자인데, 미국 내 그린산업 공급망 강화와 에너지 가격 인하 유도를 위해 약 3690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한다. 특히 청정에너지 경제구축을 위해 태양광패널 95천만개, 풍력터빈 12만개, 그리드규모 배터리 공장 2300개를 포함하는 청정에너지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가정·기업·지역사회에 더 깨끗한 전력을 공급하고, 농촌 전기협동조합을 통해 4200만명 대상 비용절감형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를 진행, 기후 복원력 강화, 국유림 보호, 수백만 개의 고임금 일자리 창출을 꾀할 계획이다.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해 기후재난을 완화하고, 국민이 겪는 고유가 고통을 경감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IRA는 주요산업 공급망을 미국 및 핵심교역국에서 만들도록 유도한다. 태양광 셀·모듈이나 이차전지처럼 우리나라가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경우, 중국보다 한국기업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환영받는다는 얘기다. 풍력의 경우에도 우리기업들이 공급 중인 일부 핵심부품·기자재들에 대해서는 시장진출이 유리할 수 있다.

 

세계 시장성장과 투자 활성화에 힘입어, 기업들은 이미 활발히 해외진출 중이다. 지난해 RE100EV100에 동시 가입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전 사업장 100% 재생전력 사용 계획 하에, 폴란드·미국을 비롯한 해외 공장 상당수가 RE100을 달성했다. 풍력 분야 핵심 기술력을 가진 CS윈드는 미국·대만·베트남에서 공장을 운영한다. 최근 백악관에 초청된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공장 확충을 요청받았는데, 신규공장 건설지원금과 그린제품 생산에 대한 세액공제를 보장하는 IRA에 힘입어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기존 1.7GW에서 3.1GW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너지전환에 대해 척박한 국내 여건에도 기업들이 그간 고군분투하여 기술력을 갖춘 덕에 혜택과 조건이 좋은 나라에서 투자를 확대 중인 것이다.

 

최근 LG전자 ESG위원회는 ‘RE100’ 가입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2050년까지 전 사업장 100% 재생전력 전환이라는 중장기 계획을 이미 세운 바 있으므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LG이노텍도 ‘RE100’에 동참 중이며, 계열사 가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리기업들의 활발한 해외진출은 고무적이나, 주요국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무역장벽에 대한 대책도 없이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이행요구 압박이 거센 상황에선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위축과 일자리 감소를 우려해야 하는 현실이다.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들은 에너지전환 산업의 적극적 유치로 자국 내 에너지 공급망, 일자리, 기술력과 시장 선점을 위해 대대적 국가 정책을 가시화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대규모 재정투자가 결국 탄소중립, 에너지안보, 국민경제에 모두 득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자국 산업보호 및 생태계 확보를 고려한 국가정책과 투자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주요기업들의 기술력이 국내 시장 활성화와 에너지안보에도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이제 우리 정부가 응답할 때다.

 

곽지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재생에너지연구소장


기사원문링크 :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20825000388&ACE_SEAR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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