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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차세대 해양에너지: 염분차 발전

  • 작성일 2016.07.05
  • 조회수 47839

 

차세대 해양에너지: 염분차 발전

 


 

 

 

태양광, 풍력, 지열 등 기존의 주축 신재생에너지는 육상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육지는 면적에 한계가 있어 무작정 발전시설을 늘리기가 어렵다. 이에 세계 각국은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다를 활용한 해상 풍력, 조력, 파력 같은 해양 기반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이 하나 있다. 민물과 해수의 염분 농도 차이를 이용하는 ‘염분차(鹽分差) 발전’이 그것이다.


2020년 20㎾급 파일럿 플랜트 건설
제주 김녕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 이곳에 위치한 해양융복합연구실에서는 바다가 가진 무한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해양 염분차 발전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해양 염분차 발전은 글자 그대로 염분 차이, 정확히 말해 민물과 바닷물의 염분 차이를 활용한 발전 기술이다.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음은 물론 발전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CO2)를 포함한 어떤 오염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 또한 풍력, 태양광과 달리 시간이나 날씨 같은 환경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사실상 무한 자원에 가까운 바닷물을 활용해 대량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에기연 해양융복합연구실 정남조 박사팀을 중심으로 전기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급 염분차 발전기술 개발이 본격화 됐다. 연구팀은 가장 대표적인 염분차 발전 방식인 역전기투석 방식과 압력지연삼투 방식의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연구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 박사는 “대용량화를 달성하기 위한 전처리와 핵심 소재 등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핵심 소재인 전극과 이온 교환막의 저가화, 대면적화, 고성능화를 통한 염분차 발전 스택의 최적화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에 따르면 염분차 발전은 이론적으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설치·운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염분차 발전으로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에너지가 무려 2.6테라와트(TW)에 달한다는 전언이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2,600개의 연간 전력 생산량에 해당하는 막대한 에너지다.

특히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싸여있어 염분차 발전에 유리한 입지 조건을 지녔다. 정 박사는 향후 국내 5대강을 기준으로 68.7조원, 세계 10대강을 기준으로 하면 약 16.4조 달러의 막대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역전기투석 VS 압력지연삼투
주지하다시피 염분차 발전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이중 역전기투석 방식은 스택 내의 이온 교환막을 통해 바닷물과 민물 사이의 이온이 분리·이동할 때 발생하는 전위차로 전기를 생산한다.

구체적으로 양이온 교환막과 음이온 교환막을 번갈아 배치한 스택에 해수와 담수가 통과하면 해수에 함유된 나트륨과 칼륨 등의 양이온은 양이온 교환막으로, 염소나 질산염 같은 음이온은 음이온 교환막으로 통과한다. 이런 이온의 분리·이동에 의해 전위차가 발생하며, 양쪽 전극 사이에서 산화와 환원 반응이 일어나 전자의 흐름이 생성되는 구조다.


정 박사팀은 역전기투석 방식의 500W급 염분차 발전 스택과 ㎾급 모듈 제작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또 이온 교환 분리막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스택은 스택 내의 압력에 따른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최대 용량까지 늘릴 수 있어 안정적인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발전 시 스택 내의 압력에 의해 많은 에너지 손실이 일어나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해결한 것이다. 이온교환 분리막의 경우 나노 크기의 기공에 이온교환 고분자를 채우는 일명 ‘세공 충진’ 방식으로 제작됐다.

정 박사는 “이로써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네덜란드 제품 대비 전력밀도 성능이 10% 이상 향상됐고 제조원가는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며 “기존 제품에 비해 4분의 1정도의 얇은 두께로 제작할 수 있어 염분차 발전 스택과 모듈의 소형화를 이룰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압력지연삼투는 삼투압이라는 물리적 에너지로 터빈을 회전시켜 전력을 얻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의 핵심 소재인 중공사 형태의 삼투막을 개발했으며, 이를 모듈화할 원천기술도 세계 최초로 확보한 상태다.

빨대 모양으로 생긴 이 중공사형 삼투막은 종이 형태의 평막에 비해 물의 이동 면적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전력밀도도 9.0W/㎡로 매우 높다. 이에 연구팀은 염분차 발전에 더해 삼투막을 이용하는 해수담수화, 정수기 등의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박사는 “현재 네덜란드, 일본 등의 기술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십 ㎾급 염분차 발전 파일럿 플랜트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며 “오는 2025년 이후에는 수 ㎿급 상용 플랜트의 건설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2020년까지 20㎾급 파일롯 플랜트와 핵심 기술을 개발한 뒤 그동안 개발된 기술을 전기 충전 인프라에 연결해 실증할 계획이다.

정 박사는 “염분차 발전 기술은 향후 대형 발전플랜트와 비상용 발전기, 전기충전용 전원, 군용기기, 소형 하베스팅 장치 등 많은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며 “오는 2030년까지의 염분차 발전 가능량이 약 30TWh(테라와트시)라고 가정했을 때 산술적으로 1,200만톤의 CO2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생물로 수소가스 생산
자연에서 얻은 해수를 해양 염분차 발전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막을 오염시킬 수 있는 바닷물의 성분을 제거하는 전처리 공정이 필수적이다. 바닷물에 함유된 칼슘과 마그네슘 등이 고농도로 농축되거나 알칼리 상태에서 고형화되면 이온 교환막을 오염시켜 공정의 내부 압력 상승을 초래할 수 있는 탓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해수 전처리 과정을 위해 폐수 처리와 수소가스 생산이 동시에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미생물 전기분해 셀(MEC)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MEC는 전기에너지를 가해 혐기 상태의 환원 전극조에서 물분해가 일어나 수소가스가 생산되는 장치를 일컫는다.

남주연 해양융복학연구실 박사는 “기존 해수 전처리 기술은 칼슘과 마그네슘을 제거할 수는 있지만 화학물질을 사용해야 하는데다 일정량의 전기에너지 투입이 불가피했다” 며 “반면 MEC는 해수로부터 수소자동차의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가스를 생산하는 동시에 해수에 함유된 막 오염 유발 성분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우위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MEC는 이온 교환막으로 분리된 산화전극부와 환원전극부로 구성된다. 작동원리는 이렇다. 산화 전극부에서 미생물이 전극에 부착, 성장하고 다양한 유기오염물질을 처리하며 전자를 생성하는데 생성된 전자가 산화전극으로 전달돼 전기를 생산한다. 이때 셀에 약간의 전기에너지를 추가로 가해주면 환원 전극부에서 수소가스가 생성되며, 이 환원 전극부에 해수를 주입하면 수소가스를 생성하는 반응에 의해 칼슘과 마그네슘이 제거돼 해수 전처리가 이뤄진다.

남 박사는 “반응 중 셀에서 만들어지는 전기만으로는 수소가스의 생성이 어렵기 때문에 추가 전기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생성되는 수소가스의 에너지가 추가 투입되는 전기에너지보다 많아 에너지 생산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 쓰이는 미생물은 폐수의 슬러지에서 얻을 수 있어 애물단지였던 폐수를 에너지 생산을 위한 재생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향후 연구팀은 MEC가 새로운 해수 전처리 공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성능 검증을 추진하는 동시에 해수로 인한 부식방지를 위해 소재와 촉매의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원본기사 : http://www.sedaily.com/NewsView/1KYQXRUUK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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