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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헤럴드경제] 재생전력 100% 캠페인 ‘RE100’

  • 작성일 2022.06.02
  • 조회수 85588


2020SK그룹 6개사를 필두로 2021년 엘지에너지솔루션 등이 ‘RE100’에 가입한 이래 지난 4월 현대차그룹도 주요 4개사의 가입을 완료했다. 국내 19개 기업을 포함해 전 세계 370여개 기업이 가입한 ‘RE100’은 비영리단체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과 환경경영 인증기관인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2014년에 시작한 글로벌 캠페인이다.

 

기업 참여의 꾸준한 증가와 함께 구글 등 60여개 기업이 이미 RE100 달성을 선언하고 29개 기업이 공식 인증까지 받았음에도 일각에선 구글이 ‘RE100’을 탈퇴했다는 가짜 뉴스가 회자되거나 그 의미를 오해하여 ‘RE100’ 대신 ‘CF100’을 하자는 주장이 공공연한 것은 의아한 일이다. ‘무탄소에너지 100%’를 의미하는 ‘CF(Carbon Free)100’은 이미 화두가 된 탄소중립의 근간이자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할 지당한 지향목표의 다른 표현일 뿐 기업 사용전력량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RE100’ 캠페인에 대척할 용어는 아니다. 정부·국제기구 등의 주도가 아닌 글로벌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9년째 진행해 온 ‘RE100’ 캠페인을 느닷없이 CF100으로 바꾸자거나 비재생에너지도 포함하자는 주장은 억지가 된다.

 

자발적 참여라고는 하지만 기업의 기후 대응 노력이 신용평가·투자기관들의 주요 잣대이므로 ESG를 통한 지속 가능 성장 전략 면에서도 ‘RE100’ 가입은 피하기 어렵다. 국내 재생전력 부족에도 최근 삼성전자가 추진 의지를 밝힌 이유다. 포천(Fortune) 1000대 기업 또는 연간 전력소비량 100GW 이상의 대기업이 대상이지만 핵심 부품 납품업체 등에도 동참이 요구되고 있어 압박으로 작용한다. 가입은 곧 실질적 이행을 요구하며, 기업들은 직접 생산과 인증서 구매, 녹색요금제 가입, 전력구매계약 등의 방식으로 재생전력 조달 입증이 가능한데 그간 ‘RE100’ 참여의 저해 요소 불식을 위해 산업부에서도 제도 개선에 노력해 왔다. 이는 재생전기가 턱없이 부족하다면 무의미한데 재생에너지 비중이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보급 속도를 늦추자는 의견들이 있어 우려스럽다.

 

중국, 일본, 몽골, 베트남 등 총 50개국이 풍력·태양광만으로 202110% 이상의 전력을 공급했으며, 전 세계 비중도 전체 발전량의 10% 이상이다. 태양광의 경우 지난 정부의 보급 확대로 2021년 발전량 비중이 4.12%에 이르렀으나 겨우 세계 평균 수준의 성장세일 뿐, 2019년 대비 네덜란드 410% , 베트남 210%, 호주 612% 2년 만에 대폭 성장한 나라들과 비교하면 재생에너지 보급 후진국의 노력치고는 크게 부족하다. 20210.5% 전력 비중의 풍력 상황은 더 열악하므로 에너지 수급을 고려한 합리적·체계적 보급은 필요하지만 그 속도나 양을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면밀한 계획과 올바르고 과감한 투자에 기반을 둔 태양광·풍력의 공격적 보급 확대 없이는 오히려 산업경쟁력 확보는 불가능하다.

 

하고자 하는 자는 방법을 찾고, 하기 싫은 자는 핑계를 찾는다는 속담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보급 수준이 여전히 일천한 이유를 말해준다. 간헐성 등의 단점은 누구나 아는 만국 공통 이슈임에도 주변국들은 적극적 방법을 찾아 보급을 늘려왔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 우리도 핑계나 논쟁보다는 혁신기술 개발과 함께 재생에너지의 체계적 확대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기사원문링크 :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2060200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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