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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획기사

[머니투데이] 탄소중립과 플랜트 산업

  • 작성일 2021.02.26
  • 조회수 13759

[박정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나날이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 문제로 인해 이제는 전 세계가 현실을 자각하고 있으며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석연료 활용을 줄이고 태양광, 풍력, 수소와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고자 정책적 지원이 점점 강화되고 있으며, 관련된 산업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기술 개발도 활발하게 수행되고 있다. 반면 기존의 철강, 기계, 석유화학과 같은 중후장대 산업 분야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왔고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기에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이들 산업은 주로 플랜트라는 대형 공장 설비를 활용하는데, 이는 어떤 원료나 에너지를 투입해 우리가 원하는 제품이나 또 다른 형태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산업단지에 가면 주로 볼 수 있는 수많은 플랜트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시설일 수 있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활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이나 에너지가 플랜트를 거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렇게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되는 다양한 제품과 에너지를 생산하며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플랜트는 수많은 전문가와 고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건설될 수 있다. 플랜트 산업은 1950년대 전쟁으로 인해 대부분이 파괴된 우리나라가 수십 년 만에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해 선진국 반열에 이를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특히 1960년대 울산에 국내 최초의 정유공장이 준공됐고, 이를 통해 휘발유나 경유와 같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어 플랜트를 직접 설계하고 건설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면서 세계를 무대로 각종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행해 전 세계의 인정을 받았으며, 국가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사회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그리고 더욱 치열해진 세계적인 경쟁과 저유가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플랜트 산업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과 수소경제사회 실현을 위해 기술 개발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 수소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및 기후변화연구 분야에도 플랜트 기술은 핵심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예컨대 수소 생산이나 액화 플랜트,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청정연료 플랜트 등의 에너지 및 환경 플랜트가 있다. 수전해 기술을 활용하는 수소 생산의 경우 수전해 스택이 핵심적인 요소기술이지만, 생산되는 수소의 품질을 활용할 수 있을 만한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각종 분리 기술을 적용한 플랜트 공정을 구축해야 한다.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의 경우에는 핵심 기술이 흡수제라고 하면 이를 활용하기 위해 각종 장치 및 설비로 구성된 플랜트가 건설돼야 한다.

 

이런 기술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특히 핵심 기술 개발에 있어서는 요소 기술뿐만 아니라 통합시스템 구축을 위한 플랜트 기술 또한 함께 개발, 대형 플랜트에 적용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성공적인 핵심 기술 확보, 그리고 지금까지 쌓아온 플랜트 관련 경험과 지식이 결합된다면 대한민국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인 플래늩 산업이 한 차원 높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기사원문 : 머니투데이 2021218일 목요일 008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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