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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디젤' 하나마나한 논쟁은 그만 -이영재 박사-

  • 작성일 2006.07.26
  • 조회수 41820

[내생각은] `바이오디젤` 하나마나한 논쟁은 그만 [중앙일보]
1990년대 들어 화석연료 고갈과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자동차용 경유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디젤의 연구개발과 보급이 시작됐다.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선진국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식물성 기름인 유채유 등으로 바이오디젤을 만들어 생산비를 절감하고, 석유보다 비싼 바이오디젤을 실용화하기 위해 세금 면제 등 지원정책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유럽에선 최근 경유 규격(EN590)을 개정해 경유에 바이오디젤 혼합 비율을 최대 5%까지 허용했다. 그 결과 BD5가 일반 경유 개념으로 일반 자동차에 보급되고 있다. 바이오디젤 보급에 적극적인 프랑스에선 2004년에 대부분 정유사가 바이오디젤을 2% 혼합한 경유를 보급하고 있으며, 전체 경유 공급량 대비 바이오디젤의 구성비가 0.93%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에 들어 지속적인 원유 가격 상승과 대기오염 문제 등으로 바이오디젤 보급이 주요 정책 문제로 등장해 2002년부터 시범보급 사업이 추진됐다. 그러나 시범보급의 한계와 품질 체계 미흡 등으로 지난 4년간 바이오디젤 보급량은 2만8000㎘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바이오디젤 생산자, 정유사, 자동차사, 관계 전문가 등과 함께 바이오디젤 보급 확대 방안을 협의해 이달부터 정유사가 바이오디젤을 연간 9만㎘ 이상 자동차용 경유에 혼합해 보급하도록 했다. 본격적인 바이오디젤 상용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최근 소모적인 바이오디젤 보급 확대.축소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바이오디젤 시장이 안착하기도 전에 소비자의 혼란만 가중시켜 바이오디젤 자체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의 바이오디젤 보급은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다. 시작 단계에선 무리한 바이오디젤 확대 보급보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디젤 혼합 제품, 즉 유럽에서 검증돼 모든 경유차량에 사용되고 있는 제품을 우선 보급하는 단계별 보급책을 펼쳐야 한다. 시범사업에서 몇 가지 문제가 발견된 BD20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일반 주유소보다는 연료 품질과 차량 관리가 가능한 일부 사업장으로 제한해 보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가운데 원료조달, 생산기반, 품질개선 등 국내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바이오디젤 보급을 전략적으로 점차 확대해야 한다.

바이오디젤은 에너지.환경.온실가스 문제 해결, 농가 소득 증대 등 여러 면에서 폭 넓게 기여할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바이오디젤 제조 원료인 대두유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 바이오디젤의 순기능을 고려해도 이런 상황에서 확대부터 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지금은 바이오디젤 보급 축소.확대 논쟁보다 바이오디젤 시장 안착을 위해 보다 넓은 시각에서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이영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송에너지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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