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연료란 먼 옛날 지구상에 살았던 생물의 잔해에 의해 생성된 에너지 자원입니다. 산업 혁명이 일어난 후로 인류는 석탄과 석유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석연료의 사용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며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화석 연료가 에너지화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면서, 해수면 상승, 강수량 증가, 기상 이변 등이 발생해 인류를 비롯한 많은 생물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죠.



 물로 만드는 무한한 세상, 수열 에너지


인류가 지구의 존속에 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바로 ‘재생 에너지’입니다. 인류는 더 이상 에너지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만일 하루라도 전기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을 경우, 산업이 돌아가기는커녕 개인의 일상조차 영위하기가 어려워질 테니까요. 이에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태양광, 풍력, 바이오 등 다양한 재생 에너지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새롭게 떠오르는 재생 에너지가 있습니다. 바로 ‘수열 에너지’입니다.


 


수열 에너지란수 표층 및 하천수에 저장된 열에너지를 의미하며, 주로 건물의 냉·난방, 농가나 산업체 등에 필요한 열원으로 이용됩니다. 물이 여름에는 대기보다 차갑고, 겨울에는 대기보다 따뜻한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여 냉난방에 활용하는 친환경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에너지인 것이죠. 만일 수심 100~200m 이상, 5℃ 이하의 차가운 해수를 이용하면 직접 열 교환에 의해 냉방이 가능하고, 깊은 바다에서 분출되는 열수를 이용하면 직접 열 교환에 의한 난방까지 가능해집니다. 특히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0.8%를 차지하기 때문에 지구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물은 바다로 저장되어 있는데요. 이로써 물은 에너지원으로써 무한하다는 최대의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열 에너지를 이용해 냉난방에 활용하면 기존의 냉난방기보다 3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미세먼지 또한 저감시킬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냉방은 실내의 열을 냉각탑을 통해 대기로 방출하지만 수열 에너지는 냉각탑 없이 열을 하천수, 해수, 호수 등의 수열원이 흡수합니다. 불필요해진 냉각탑만큼 공간 활용이 가능하고 냉각탑 주변의 기온이 높아지는 열섬 현상까지 줄일 수 있죠.


 그린 뉴딜의 핵심 열쇠, 수열 에너지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수열 에너지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에 의해 신재생에너지로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10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이 시행령이 개정돼 하천수까지 수열 에너지의 원료로 포함되면서 활용 가능성이 더욱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어 환경부는 지난해 열린 국무회의해서 그린뉴딜의 대표사업으로 수열에너지를 육성하기 위한 ‘친환경 수열에너지 활성화 방안’을 보고하고 관련 내용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특히 유럽과 북미, 일본 등은 이미 하천수와 호수 등을 수열 에너지로 활발히 이용하고 있는데요. 일본의 경우 1989년 후쿠오카 하코자키 지구에 열 공급 센터를 건설해 4,800RT (냉동톤·1RT=3,320kcal/h)를 생산하고, 프랑스는 1991년 센강을 이용해 루브르박물관 등에 4만 2,000RT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코넬대학교는 2000년 카유가호를 이용하 2만 RT의 수열 에너지를 생산하고, 캐나다는 2004년 온타리오호를 이용해 7만 5,000RT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롯데건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광역상수도 원수를 활용해 서울 롯데월드타워에 3,000RT 규모의 수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는데요. 이는 롯데월드타워 전체 냉난방의 10%를 차지하며, 이를 통해 연간 7억 원의 절감 효과를 보고 있죠. 또 지난해 우리나라는 강원 융복합클러스터를 탄소중립으로 조성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이 규모는 춘천시 동면 일대 78만 5,000㎡(24만 평)에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는 롯데월드타워의 5배가 넘는 규모이며, 연간 수온이 6~13℃인 소양강댐 심층수 24만톤을 활용해 수열 에너지를 공급하게 됩니다.


 수열 에너지, 앞으로의 행보는?


특히 수열 에너지는 전기를 많이 쓰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에너지 다소비 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열 에너지는 사용한 해수를 바다로 방류시키기 때문에 환경 및 수질오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습니다. 특히 취수 온도와 방류 온도 차를 5℃ 이상 유지하면 악영향도 거의 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수열 에너지는 다른 재생에너지에 비해 고용 유발 효과도 큽니다. 설계, 장치, 건설공사 운영 및 보수 등으로 약 10억 원당 약 9명의 고용이 이뤄질 전망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는 앞으로 그린뉴딜 계획에 따라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지속 가능한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할 계획인데요. 그중에서도 수열 에너지는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계획에 따른 환경부의 ‘친환경 수열에너지 활성화 방안’에 따라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맞춤형 제도개선과 시범사업 추진, 핵심 기술개발 등을 이끌어나갈 전망입니다.


 


앞으로 지구라는 삶의 터전 보존을 위해서는 환경을 위한 인류의 움직임이 계속되어야만 합니다. 수열 에너지가 그 희망이 되어 재생 에너지로서의 활약을 펼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