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먼지 구워 태양광 전지판 만드는 기술 속도…‘월면 상주 시대’ 성큼

이정호 기자

블루 오리진, NASA에서 3500만달러 투자

달 먼지 모아 태양광 전지판 현지 생산 기술

2026년까지 자동 제조 기술 포함 시연 계획

올해 초 미국 민간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모의 달 먼지를 원료로 개발한 태양광 전지판 초기 모델 모습. 블루 오리진 제공

올해 초 미국 민간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모의 달 먼지를 원료로 개발한 태양광 전지판 초기 모델 모습. 블루 오리진 제공

달 표면에서 태양광 전지판을 운영하는 상상도. 블루 오리진은 달 먼지로 태양광 전지판을 현지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블루 오리진 제공

달 표면에서 태양광 전지판을 운영하는 상상도. 블루 오리진은 달 먼지로 태양광 전지판을 현지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블루 오리진 제공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미국 민간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달 표면에 널린 먼지를 모아 태양광 전지판을 제조하는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이 연구와 관련한 대규모 투자를 받은 것인데, 인간이 상주하는 기지를 달에 짓기 위한 ‘아르테미스 계획’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과학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등은 30일(현지시간) 블루 오리진이 NASA에서 3500만달러(445억원)를 지원받기로 하는 내용의 투자 계약을 양 기관이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의 목표는 ‘레골리스’로 불리는 달 먼지를 이용해 태양광 전지판을 달 현지에서 인간 개입 없이 자동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달 먼지는 월면 어디에나 깔려 있는데, 암석 조각이나 광물 등으로 이뤄진 일종의 흙이다. 블루 오리진은 달 먼지로 태양광 전지판을 만드는 기술을 2021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다.

달 먼지로 태양광 전지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공정이 필요하다. 블루 오리진은 올해 초, 진짜 달 먼지와 유사하게 만든 모의 물질로 지구의 실험시설에서 태양광 전지판 초기형 모델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모의 물질을 1600도의 고온으로 뜨겁게 구운 뒤 전기 분해를 해 산소와 철, 알루미늄, 실리콘 등을 뽑아냈다. 실리콘은 태양광 전지판을 만들기 위한 주된 물질이다. 달에 이런 태양광 전지판 생산공장을 세우면 풍부한 달 먼지를 이용해 필요한 만큼 태양광 전지판을 찍어낼 수 있다.

NASA와 블루 오리진이 태양광 전지판을 지구에서 로켓으로 공수하는 게 아니라 굳이 달 먼지를 이용해 월면에서 현지 생산하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구에서 38만㎞ 떨어진 달까지 다량의 태양광 전지판을 보내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로는 지표면에서 수백㎞ 높이의 지구 저궤도에 1㎏짜리 물체를 로켓으로 올리는 데에만 1000만원대 비용이 든다. 달 같은 다른 천체로 가는 원거리 운송에는 당연히 훨씬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태양광 전지판을 달 먼지를 이용해 월면에서 현지 생산한다면 이런 로켓 발사 비용을 쓸 필요가 없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

블루 오리진은 태양광 전지판 제조 기술을 2026년 시연할 계획이다. 달 표면 환경을 흉내낸 지구 실험시설에서 자동화된 생산 장비를 통해 달 먼지를 퍼담은 뒤 태양광 전지판 완성품을 만드는 시도를 한다. 인간이 달에서 일일이 제조 시설을 다루지 않아도 알아서 공장이 돌아가는 ‘자율 생산’이 목표다.

달 현지에서 태양광 전지판이 본격적으로 생산된다면 월면 상주 기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NASA는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환으로 2025년 아르테미스 3호를 발사해 인간 2명을 달에 착륙시키고, 2020년대 후반에는 상주 기지를 월면에 지을 예정이다.

블루 오리진은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달 표면 어디에서나 제한 없이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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