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무빙' 속 초능력자 '번개맨'처럼 사람의 몸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용태 포스텍 신소재공학과·친환경소재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버려지는 열 에너지나 체온에서 전기를 생산해 열-전기화학 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사람의 체온이나 폐열(가정이나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지 못한 열 에니저)로 전기를 만드는 '열에너지 하베스팅(Thermal energy harvesting)' 기술은 기후 위기 시대 해결책 중 하나다. 그러나 해당 기술을 적용한 전지는 에너지 전환 효율이 낮은데다 백금같은 값비싼 귀금속 촉매가 필요해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철을 기반으로 한 촉매와 과염소산 음이온(HCIO4-)을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전지 내부 전해질의 무질서도가 늘수록 전압이 높아지고 전류의 양이 많아져 전지의 효율이 향상된다. 연구팀은 과염소산으로 철 이온 쌍(e2+/Fe3+)이 포함된 전해질의 무질서도를 높였다.
이어 철과 질소, 탄소로 구성된 촉매(Fe-N-C)를 열-전기화학 전지에 적용했다. Fe-N-C 촉매는 값비싼 백금 대신 수소차 연료용 전지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열-전기화학 전지에 사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전지는 기존 대비 2배 이상 높은 에너지 전환 효율을 보였다. 또 이를 통해 전극 제작 단가를 3000분의 1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상대적으로 많이 연구되지 않았던 열-전기화학 전지의 촉매 연구를 통해 시스템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모두 향상시켰다"며 "폐열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