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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사수하라”…철강업계, 내달부터 ‘탄소와의 전쟁’ 무슨 일

안서진 기자
입력 : 
2023-09-21 16: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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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현대제철]

오는 10월부터 유럽연합(EU)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시행되면서 국내 철강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의 EU 수출액이 큰데다 탄소 배출이 많은 고로 공정의 비중도 높아 향후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EU는 오는 10월 1일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한다. CBAM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을 EU로 수출하는 경우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동해 일종의 세금을 부과하는 조처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품목을 EU로 수출할 때는 분기별로 탄소 배출량 정보를 EU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오는 2025년 12월 31일까지는 전환기간이다. CBAM 전환기에는 EU 현지수입업체에 제조 과정의 온실가스 직·간접 배출량만 보고하면 된다. 탄소배출량 인증서 구매 등의 의무도 없다. 탄소배출량 인증서 구매 의무는 오는 2026년 1월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CBAM이 본격 적용될 경우 유럽 수출비중이 높은 철강업계의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EU의 주요 철강 수입국 중 한국은 터키, 러시아, 인도, 우크라이나에 이어 5위다. 또 한국의 철강 생산에서 고로와 전기로의 공정 비중은 68대 32 정도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고로 비중이 두 배가 넘는 셈이다.

국내 1·2위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는 일찌감치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포스코는 CBAM 전환기간 이행법률 및 가이드라인에 따라 내년 1월 첫 탄소배출량 보고를 위해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사내 대응팀(TF)을 운영하는 등 대내외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대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저탄소 원료 확보 등을 지속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EU가 공개한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정부주도 국내업계용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CBAM 관련 교육 등을 통해 밸류체인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친환경 제철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2050년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직·간접 배출량을 12% 감축한다는 탄소중립 로드맵을 공개했다.

특히 오는 2030년까지 당진제철소 전기로 투자를 통해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체체 전환을 추진하고 연간 500만t(톤)의 저탄소제품 공급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저탄소 브랜드인 ‘하이에코스틸(HyECOsteel)’을 론칭, 자동차, 조선 등 수요시장의 탄소중립전환에 맞춰 브랜드 마케팅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철강사들 입장에서 탄소중립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며 “하지만 하반기 전기료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전기로를 사용하는 철강사들의 원가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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