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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R 연구성과 이야기

빅데이터를 활용한 촉매의 마법
2018.03.30 729

미세먼지 걱정 없는 연분홍 봄날 고성능의 친환경 촉매 제조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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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3년, 부산의 주부 17명이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일제 물건을 잔뜩 사들고 귀국했다가 언론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해외여행이 완전히 자유롭지 않았던 시절,
    연초부터 해외쇼핑을 과하게 했다는 것이 이유였죠.

  • 하지만 용감한 주부들 덕분에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따뜻한 밥 한 끼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들이 사들고 온 물건 중에 일본에서 개발한 전기밥솥도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 마법의 전기밥솥은 주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한국 가전회사들도 전기밥솥 생산에 뛰어들었습니다.

촉매계의 전기밥솥을 꿈꾸다

전기밥솥, 커피머신, 음료 자판기 등 수많은 기술을 통해 우리의 일상은 보다 편리해졌는데요.
‘촉매’계의 전기밥솥을 꿈꾸며, 촉매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이들에게 편리함을 선물하고자 하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연료연구실 박지찬 박사입니다.

박지찬 박사가 14년 째 연구 중인 ‘촉매’는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다른 물질의 화학반응이 손쉽게 일어나도록 돕는 물질로 신비한 ‘마법의 돌’, 산업의 ‘쌀’로도 불립니다.
촉매는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으며, 현재도 에너지 전환이나 환경문제 해결, 화학제품 합성 등 여러 분야에서 의미 있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촉매가 부린 마법
  1. 굶주림 해결

    1909년 독일의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철(Fe)을 촉매로 이용, 공기 중에 있는 질소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고, 이는 질산 비료 생산과 농작물 수확량 증가로 이어졌다.

  2. 본격적인 자동차 시대의 개막

    1962년 'Y-제올라이트'라는 촉매가 만들어지면서, 원유에서 휘발유를 뽑아내는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졌다.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면서 자동차 보급이 증가, 도시와 산업 구조를 바꾸었다.

  3. 석유화학 산업의 ‘쌀’

    수많은 산업이 석유화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석유를 정제해 얻은 나프타로 플라스틱 등의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프타를 분해한 뒤의 화학공정은 촉매가 있어야 가능하다.

촉매 활용 분야
  • 화학산업 90%에서 사용

    암모니아 합성: 요소 비료 생산
    아크릴산: 기저귀, 접착제, 페인트 생산
    정밀의약품: 신약개발

  • 에너지 전환

    천연가스 : 액체 정제
    탈황 공정 : 휘발유, 경유 생산
    백금 촉매 : 수소 자동차 연료전지,
    바이오매스 : 바이오알코올, 메탄올

  • 고분자

    메탈로션 촉매: 플라스틱 필름 생산
    중축합반응촉매 : 나일론, 폴리에스터 코팅제 생산

  • 환경문제 해결

    광촉매 : 유해물질 분해
    질소산화물 처리 촉매 : 경유차 배기가스, 하폐수 처리
    삼원촉매 : 휘발유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도 도넛처럼 보편화될 수 있을까?

촉매는 반응 효율이 좋을수록 더 많은 물질을 만들어 내는데요. 이 때문에 화학공정의 에너지사용이 줄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 수 있고,
촉매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학, 정부 연구원, 대기업 등에 소속된 촉매 전문가들이
촉매의 반응 효율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들의 전공은 화학, 물리, 화학공학, 신소재, 고분자, 기계, 공업화학 등으로 다양하며, 연구하는 촉매가 적용되는 분야도 화학공정, 자동차, 의약품 등 다양합니다.
마치 한식, 양식, 일식 레스토랑에서 ‘촉매’라는 요리를 만드는 훌륭한 셰프라고 할 수 있죠.

  • 셰프에 비유할 수 있는
    촉매 전문가

    촉매도 도넛처럼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을까?

  • 하지만 그들의 촉매 제조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셰프의 요리 레시피가 적힌 책을 보고 따라 해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른 맛의 요리가 나오는 것처럼요.
    그러던 어느 날 박지찬 박사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의 촉매 레시피를 이용해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촉매를 생산할 수 없을까?’

참 쉬운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

박지찬 박사 연구팀은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쉽게 밥을 짓는 ‘전기밥솥’처럼, 쉽게 촉매를 만드는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 과거 가마솥, 압력솥

    찌는 조건이 달라 요리사의 손맛이 중요

  • 현재 전기밥솥

    잡곡, 흑미, 백미 등 쌀별로 프로그램 되어진 만능 요리기
    설정된 레시피 활용해 요리에 서툰 사람도 재현 가능

  • 기존 특정 분야 반응에 맞춘 촉매 생산

    가격이 높고, 재현이 어려움

  • 박지찬 박사팀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

    금속이나 합금 별로 촉매 합성 레시피가 쌓인 장치
    적용하고자 하는 반응에 맞게 골라서 다양한 촉매 생산 가능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는 만들고자 하는 촉매 합성 레시피를 선택 후, 촉매 제조 시 필요한 숙성(Aging), 가열(Heating), 소성(Calcination) 과정을 미리 설정된 값에 맞춰 자동적으로 진행하는 장치입니다. 즉, 전기밥솥에서 백미, 잡곡을 고르면 자동으로 밥이 지어지는 것처럼, 촉매 합성 레시피를 고르면 비전문가도 쉽게 촉매를 제조할 수 있습니다.

  • 수소를 만들고 싶은 사람

  • 장치에서 니켈 촉매 선택

  • 저장된 촉매 레시피에 따라 자동으로 니켈 촉매 생산

  • 수소 생산 반응에 테스트

  • 테스트 후, 생각했던 반응이 안 나오면
    다른 종류의 촉매 선택

  • 다시 수소 생산 반응에 테스트

보편적으로 높은 성능을 만들어라

이처럼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를 통해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촉매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아무리 간단하게 촉매를 생산해도, 촉매의 성능이 좋지 않으면 안 되겠죠?

성능이 좋은 촉매는 반응 속도가 빠른데요. 현재 우리가 폭넓게 이용하고 있는 ‘고체 촉매’ 중 ‘벌크 촉매’는 경제성이 좋아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고 있지만,
반응 속도가 느린 편이고요. 상대적으로 반응 속도가 빠른 ‘나노촉매’는 여러 문제로 실제 상용화까지 어려운 상황입니다

구분벌크 촉매 나노 촉매
특징반응 물질과 골고루 혼합되지 않는 고체 상태의 물질 고체 촉매를 나노 크기로 만들어 효율을 향상시킨 촉매
장점경제적이라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장치, 연료전지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 반응 물질과의 접촉 면적이 넓어 고체 촉매에 비해 반응 속도가 빠름
문제점나노 촉매보다 느린 반응 속도
제조 과정 중 유해 용매 사용
촉매 합성 후 폐용액 발생
복잡한 합성 과정
높은 제조 가격
재현이 어려운 점
고성능 친환경의 촉매 제조 기술

박지찬 박사 연구팀은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를 통해 만들어지는 촉매들이 친환경적이고, 동시에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용융함침기술’ 또한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고체 촉매합성에 필요한 금속염 등의 소재를 유해 용매 사용 없이 녹여, 고루 균일하게 섞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때, 기존 보다 저가의 금속염을 사용하여도 고품질의 촉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촉매 제조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고요. 금속 나노입자가 5~10% 더 함유돼있어 기존 촉매보다 반응 속도가 빠릅니다. 이를 통해 촉매를 적게 쓰면서 반응물 생산성을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기존촉매보다 가격 down 반응속도 up 친환경지수 up
  • 일반 담지촉매
    Supported
    Catalyst
    • 단위 촉매 무게당 활성 금속 담지량이 높을수록 활성 사이트 증가(고분산 유지시)
  • 용융 함침 기술

    활성 사이트 증가

  • 용융함침법
    기반 합성
    고담지촉매
    • 활성 금속 고담지로 담지 촉매 사용량의 획기적 저감 가능
    • 반응장치의 컴팩트화 가능, 단위시간당 생성물의 생산량 증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촉매의 마법
  • 친환경·고성능의 ‘촉매 합성 기술’ 개발
  • 이를 적용한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 개발
이를 통해 마법의 촉매를 꿈꾸는 박지찬 박사 연구팀

현재 촉매 시장은 해외 유수의 촉매 회사들이 선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국내 촉매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연구에 매진하며, 촉매 레시피가 적힌 논문 발표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료들이 모두 흩어져 있기 때문에 필요한 촉매 레시피를 찾고, 이를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이 복잡합니다.
박지찬 박사 연구팀은 전문가들의 촉매 레시피들을 모아 ‘자동화 촉매 합성 장치’에 축적, 해당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쉽게 촉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빅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촉매를 필요한 분야에 적용해 연구를 진행한다면, 어느 순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촉매의 마법이 일어날 지도 모릅니다.

박지찬 박사는?

2005년 화학을 전공하던 석사 시절, 학교 실험실에서 나노 입자 합성 및 형상 조절에 관한 연구를 하며 촉매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고체 촉매의 경우 활성 금속 표면의 특성이 촉매 활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정교하게 잘 디자인되고 합성된 나노 입자를 촉매로 활용하면 좋은 성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나노 촉매 연구를 지금까지 14년 째 진행 중입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입사 전, 잠시 회사 생활도 했으나 적극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연구원이 자신의 적성이라고 확신했답니다.

Q연구성과, 이렇게 나왔다

현재 국내에서 연료전지촉매, 광촉매, 유기반응촉매, 수소 및 청정연료생산을 위한 기상반응 촉매, 전기화학 촉매 등 많은 촉매 및 반응들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촉매 성능, 가격, 재현성 등에서 한계점이 많아 국내 기술의 상용화까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연구의 방향은 위의 특정 반응들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특정된 반응을 고려하지 않고 보편적인 친환경·고성능 촉매 제조 방식을 제공한다는 방향으로 접근했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촉매 연구자들, 촉매를 공부하는 학생들, 촉매 비전문가들이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도, 품질이 좋은 촉매를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Q미래 에너지기술 전문가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연구를 할 때 흥미, 관찰력, 끈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연구를 했을 경우, 보다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대학원 시절, 지도 교수님들과 연구 부분에서 논쟁이 있었던 몇몇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본인들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연구 방향을 초기에 교수님들이 부정적으로 보셨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 친구들 중의 일부는 그 부분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실험하며,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등의 노력을 통해 결국 교수님들로부터 인정을 받았습니다. 또한 수동적으로 연구하는 학생들보다 오히려 좋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죠.

에너지 분야를 꿈꾸는 후배들이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에 부딪히고 고난을 겪겠지만, 그 순간에도 호기심과 열정을 잃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끈기를 가졌으면 합니다. 특히, 과학적 성취는 단순히 암기한 지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는 훈련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생각만 하기 보다는 실패하더라도 실행해보고, 그 속에서 많은 경험을 쌓다보면 다음에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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